☞ 간 암
간은 각종 종양이 호발하는 장소입니다. 간에 생기는 종양은 양성종양과 악성종양(암)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간에서 발견되는 암 중 간 자체에서 생겨난 것을 원발성(原發性) 간암이라 하고, 다른 장기에서 발생하여 간으로 전이된 것을 간 전이암(轉移癌)이라고 합니다. 간에는 원발암(原發癌)도 잘 생기고 전이암도 잘 생깁니다. 위장관에서 나오는 혈류는 일단 문맥(門脈)을 통하여 간을 거치게 됩니다('간의 구조'편 참조). 그래서 그런지 위암, 대장암, 췌장암 등 각종 소화기 암들이 간에 전이를 잘 합니다. 간 자체에서 생겨난 원발성간암 중 흔한 것은 간세포암(肝細胞癌 hepatocellular carcinoma 또는 HCC)과 담관암종(膽管癌腫 cholangiocarcinoma 또는 CC)입니다. 간세포암은 간세포에서 유래한 것이며, 담관암종은 담관세포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보는 만성간질환 환자에서 잘 생기는 간암은 간세포암이며, 담관암종은 만성간질환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간세포암이 담관암종에 비해 훨씬 많으며, 일반적으로 간암이라고 하는 것은 간세포암을 의미합니다. 제가 앞으로 간암이라고 하는 것은 실제로는 간세포암을 지칭하는 것입니다. 간에는 암이 아닌 양성 종양도 드물지 않습니다. 그중에 대표적인 것이 혈관종(血管腫)입니다. 혈관종은 빈도가 적지 않고 크기도 다양하여 큰 것은 10 cm이 넘습니다. 혈관종은 대부분 평생 아무 일 없이 지나갑니다. 그러나 간암으로 오인되어 환자를 깜짝 놀라게 하며, 특징적인 소견이 있어 대부분 감별이 되지만 간혹 감별이 안 되어 수술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 나라는 간암 왕국입니다. 간암은 거의 대부분 만성간질환이라는 배경에서 생겨납니다. 수술로 떼어 낸 간암의 주변 조직에는 대부분(60-80%) 간경변증이 동반되어 있습니다. 우리 나라에 간암 환자가 그렇게 많지만, 여러 분이 만성간질환을 갖고 있지 않다면 간암에 대해서는 별로 걱정을 안 하셔도 됩니다. 우리 나라에 간암이 많은 이유는 우리 나라가 세계적인 B형 간염바이러스 만연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인 간암의 70%는 B형 간염바이러스 감염에 기인합니다. C형 간염바이러스에 의한 것이 13% 정도, 기타가 18% 정도를 차지합니다. 세계적으로 간암이 많이 발생하는 곳은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동아시아(한국, 중국, 일본), 태국 일부 지역입니다. 서울 지역 통계에 의하면 암 환자 중에서 간암이 차지하는 순위는 남자에서는 위암에 이어 2위이고, 여자에서는 위, 자궁경부, 유방, 대장ㆍ직장암에 이어 5위를 차지합니다. 간암은 6:1 정도로 남자에 더 많은 경향이 있습니다. 간암은 대개 중년 이후에 많이 발생합니다. B형 만성간질환이 있으신 분들에서는 간암이 50세 경에 피크(peak)를 보이고, C형 만성간질환이 있으신 분들에서는 60세 이후에 피크를 보입니다. 따라서 만성간질환이 있으신 분들은 이러한 연령에 접근할수록 간암의 조기 발견에 더 신경을 쓰셔야 합니다.
만성간질환 환자에서 간암이 잘 생기는 이유는 장기간의 간세포 괴사(壞死) 및 재생(再生)이 반복되면서 간세포에 유전적 변이가 쌓이기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이는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 모두에 해당됩니다. 간암이 장기간의 만성간질환을 경과한 후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 대부분 간경변증이 동반되어 있는 상태에서 발생한다는 점 등은 이러한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그러나 B형 간염바이러스 감염자 중에는 드물게 십대나 이십대의 젊은 나이에 간암이 발생하는 사람이 있고, 드물지만 간암 주변 간 조직이 정상 간인 경우도 있고, 만성간질환 환자의 간세포 유전자에 B형 간염바이러스의 유전자가 끼어들어가 있는 경우가 종종 발견되고 있어 B형 간염바이러스 자체가 직접 간암을 유발할 가능성도 제시되어 왔습니다. 원자력병원 내과의 김창민 박사님은 태생기(胎生期)의 생쥐에 B형 간염바이러스 유전자의 일부(X 유전자)를 직접 주입하여 출생 후에 간암이 발생하는 것을 발견함으로써 이러한 기전이 가능함을 세계 최초로 증명하였습니다. B형 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간암 발생 위험이 200배나 더 높습니다. 비즐리(Beasley)라는 사람은 1970년대 대만에서 2만명 이상을 3년간 추적 관찰하여 이 사실을 발견하였습니다. 당시만 해도 바이러스에 의해 암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은 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지금은 간암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인정받고 있는 B형 간염바이러스가 간암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아직 알려져 있지 않던 때였습니다. 잘 짜여진 대규모 역학적(疫學的) 연구를 통하여 이러한 사실을 증명한 것은 참으로 큰 업적입니다.
간암은 생긴 모양도 갖가지입니다. 동그랗게 생겨서 커지는 경우도 있고(단결절형 單結節型), 결절이 동시에 간 여기저기에 생기는 경우도 있고(다결절형 多結節型), 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거대한 경우가 있는가 하면(대량형 大量型), 어디가 정상 간이고 어디가 암인지 구분하기 어렵게 광범위하게 침윤해 들어가는 형태도 있습니다(미만형 彌漫型). 과거에는 진단 기법이 발전하지 않아서 간암이 아주 커진 다음에야 발견되어 대부분 진단 받고 수 개월 이내에 사망하였습니다. 현재는 만성간질환 환자에 대하여 정기적으로 초음파검사를 시행하기 때문에 간암을 조기 발견하여 성공적으로 치료되는 환자가 많아졌습니다. 그러나 간경변이 심하여 간암과 주변 간이 구분이 잘 안 되거나 침윤형으로 자라는 간암은 정기적인 초음파검사에서도 발견이 안 되고 많이 진행된 다음에야 발견되기도 합니다.
간은 침묵의 장기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간암은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습니다. 증상이 나타난 후에 발견되는 간암은 많이 진행된 상태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주로 나타나는 증상은 우상복부 동통, 복부 팽만, 체중 감소, 식욕 부진, 피로 등입니다. 진행된 간암 환자의 배를 만져보면 간이 크고 딱딱하고 우둘두둘하게 만져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간암은 대부분 혈관이 풍부합니다. 그래서 간혹 간 표면에 돌출해 있는 간암에서 대량 출혈이 일어나 배가 갑자기 심하게 불러오면서 ��(shock; 심한 혈액량의 감소로 인하여 혈압이 급격히 저하하고 전신 혈액 순환이 안 되는 위독한 상태)에 빠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비교적 잘 지내던 간경변증 환자가 갑자기 황달이 심해지거나 복수가 많이 차면 간암이 합병되었을 가능성을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증상이 나타나서 발견될 정도의 간암은 대부분 이미 많이 진행된 상태입니다. 이런 상태에서는 마땅한 치료 방법이 별로 없고, 어떠한 치료를 해도 환자의 예후는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간암의 위험 요인을 갖고 있는 분들은 정기 검진을 잘 받아 간암을 조기에 발견하도록 노력하여야 합니다. 조기에 발견된 간암은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많습니다. 간암 발견을 위한 정기 검진으로는 간 초음파검사 및 알파태아단백(AFP) 측정을 시행합니다. 초음파검사는 예민하여 능숙한 검사자는 0.5 cm 정도의 작은 종양까지도 찾아낼 수 있습니다. 초음파검사는 검사자 개인의 기술과 정성에 많이 좌우됩니다. 알파태아단백(alpha-fetoprotein 또는 AFP)은 태아 시절에 피 속에 많이 있는 단백질인데 성인이 되면 없어집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간암 중에는 이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것들이 많아서 피 검사를 해보면 AFP 치가 높게 나타납니다. 정상에서는 20 ng/ml 이하인데,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거나 400 ng/ml 이상이면 간암의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개 3개월마다 AFP 검사를, 그리고 6개월마다 간 초음파검사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간 초음파검사에서 간 종양이 발견되면 컴퓨터 단층촬영CT 검사를 시행합니다. 요즘은 CT 기계의 성능이 더욱 향상되어 간암의 진단을 더 잘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간암의 확진(確診)을 위해서는 조직검사를 해야 하지만 CT 상에서 간암의 특징들이 보이고 AFP 치가 많이 상승해 있으면 그것으로 진단을 붙일 수도 있습니다. 자기공명영상(磁氣共鳴影像 magnetic resonance imaging 또는 MRI)이라는 검사는 가격이 비싼데, 간암의 진단에 있어서는 CT보다 나을 것이 없습니다. 간암은 혈관이 풍부합니다. 이를 이용하여 진단에 도움을 주는 검사가 혈관조영술(血管照影術)입니다. 혈관조영술은 간동맥(肝動脈)에 카테터를 놓고 조영제를 주입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혈관의 모양이 보이면서 간암의 영상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리피오돌'(lipiodol)이라는 물질을 혈관에 주입하는데, 주입된 리피오돌은 간암과 주변 간에 분포하게 됩니다. '리피오돌'은 기름 성분의 물질로서 몇 주일이 지나면 암이 아닌 간 조직에서는 제거되는데, 간암에서는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리피오돌'을 주입하고 3주 정도 지나 CT를 찍어보면 '리피오돌'을 먹은 간암 조직은 하얗게 보여 대조가 뚜렷합니다. 이를 '리피오돌-CT' 검사라고 하며, 진단의 정확도가 높은 매우 예민한 검사입니다. 그래서 대개 수술을 앞 둔 간암 환자에게는 이 검사를 시행합니다. '리피오돌-CT' 검사만큼 예민한 검사에는 'CTAP'라는 것이 있는데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간암의 조기 발견을 위하여 정기적인 간 초음파검사를 시행한다고 했는데, 정기 검진을 열심히 해도 간혹 병을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간경변이 심하여 간암과 주변 간의 구분이 잘 안 되거나 침윤형으로 자라는 간암의 경우에 그렇습니다. 이는 마치 골프 공이 낙엽이나 자갈 밭에 떨어져 있을 경우에는 찾기 어려운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게다가 AFP 치의 상승도 없을 경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이런 경우에 환자 분이 담당 의사를 원망하게 되는데, 아무리 유능한 의사라도 이런 경우에는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간암의 치료
간암을 가장 확실하게 치료하는 방법은 수술로 암 조직을 떼어내는 것입니다. 그러나 간암 환자 중 수술이 가능한 경우는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정기 검진에 의하여 암이 크지 않은 상태에서 발견되어야 수술이 가능합니다. 수술이 가능하려면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첫째는 암의 크기나 위치 상 절제가 가능해야 합니다. 크기가 매우 큰 경우에는 절제가 어렵고, 수술 후 합병증의 발생이 많아지며, 떼어냈다 하더라도 재발율이 높습니다. 또한 간암이 중요한 혈관이나 구조물을 침범했으면 절제가 곤란합니다. 둘째는 환자의 잔여 간기능이 충분해야 합니다. 간암은 대부분 간경변증을 동반하고 있는데, 간경변증이 심한 경우에는 아무리 간암을 떼어낼 수 있다 하더라도 환자가 수술을 이겨내지 못합니다. 세째는 간 이외의 장기에 암이 퍼져 있지 말아야 합니다. 간암은 폐, 부신, 뼈, 뇌 등으로 전이를 잘 합니다. 전이가 있는 경우에는 수술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간암 치료의 문제점 중 하나는 간암이 재발을 잘 한다는 것입니다. 성공적으로 간암 절제가 이루어졌다 해도 연간 재발율이 25%나 됩니다. 간암 중 크기 2-3 cm의 것을 소간암(小肝癌)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경우에 가장 좋은 수술 결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소간암 수술 후 3년 이내에 재발할 가능성이 50%를 넘습니다. 간암이 이렇게 재발을 잘 하는 이유는 첫째, 수술시 미세한 병변이 이미 간의 다른 부위에 가 있거나, 둘째, 거의 대부분 간경변증이 동반되어 있기 때문에 새로이 간암이 발생할 위험이 높기 때문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 가지 간암 치료법 중에서 수술이 가장 확실하게 암 조직을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병변이 수술하기에 적당하고, 환자의 몸 상태가 좋고, 나이가 젊을 경우에는 수술을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수술에 의한 또 다른 간암 치료법은 간이식입니다. 진행된 간암에 대한 간이식의 결과는 좋지 않습니다. 암의 크기가 매우 커서 절제가 곤란할 경우에 간이식을 하면 어떻겠냐고 물어오시는 경우가 있는데, 간이식 후 거의 대부분 재발하고 얼마 살지 못합니다. 대개 5 cm 이하의 단일 종양이거나, 3 cm 이하로 3개 이하의 종양일 때 간이식을 해야 괜찮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간절제로도 마찬가지 성적을 거둘 수 있습니다. 간암에 대한 간이식 후 3년간 생존율은 50% 정도로서 간절제와 비슷하며, 재발은 간절제의 경우보다 더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만일 간경변증이 심하여 그 자체로도 간이식을 받아야 하는데 크지 않은 간암이 동반되어 있다면 이러한 경우에는 간이식을 해 볼 만 합니다. 그러나 수술이 가능한 소간암(小肝癌)에서 간절제와 간이식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절제술이 더 우선적으로 추천됩니다. 왜냐하면 간암 환자는 대부분 고령이라 간이식의 금기(禁忌)가 되는 문제점을 지닌 경우가 많고, 수술에 따르는 위험성으로 수술 후 1년 이내 사망율이 20%에 달하고, 경제적인 부담이 크고, 이식 후 이식 간에 기존의 간질환(B형 또는 C형 간염, 알코올성 간질환 등)이 재발하는 문제, 장기 이식을 받기 위해 기다리는 중에 병이 진행할 가능성, 장기 부족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수술이 가능하지 않은 경우에 쓰이는 치료법은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경동맥 화학색전술'(經動脈化學塞栓術 transarterial chemoembolization 또는 TACE), 둘째는 '경피적(經皮的) 에탄올 주입술'(percutaneous ethanol injection 또는 PEI), 세째는 '전신적 항암화학요법'입니다. 경동맥화학색전술이란 '경동맥', 즉 동맥을 통해서, '화학색전술', 항암제 및 색전물질을 넣어 치료한다는 것입니다. '간의 구조' 편에서 정상 간 조직은 동맥 및 문맥이라는 이중 혈류 공급을 받는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에 비해 간암 조직은 동맥으로만 혈류 공급을 받는 특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간암으로 혈류를 공급하는 동맥을 잘 찾아 들어가서 항암제 및 '리피오돌'(기름 성분의 물질)을 넣고 색전물질로 혈관을 막아버리면 암이 죽을 것입니다. 실제 이 치료가 잘 되면 좋은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암이 크고 약이 부분적으로만 들어갈 경우에는 반응이 그리 좋은 편이 못 됩니다.
'경피적 에탄올 주입술'이란 '경피적', 즉 피부를 통해서, '에탄올 주입술', 주사 바늘로 간암 조직에 순수 알코올을 주입하여 암세포를 죽인다는 뜻입니다. 초음파로 간암을 보면서 바늘을 찔러 넣어서 순수 알코올이나 초산 용액, 끓는 생리식염수 등 암 조직을 죽일 수 있는 물질을 집어넣는 것입니다. 어느 간암에나 다 가능한 것은 아니고 대개 종양의 크기가 3 cm 이내이면서 종양이 3개 이하인 경우에 시행할 수 있고, 초음파로 간암이 잘 보여야 합니다. 한 번으로 치료가 완결되지는 않고 대개 여러 번의 반복 시술이 필요합니다. 치료 성적이 상당히 좋아서 수술에 버금가는 효과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절제 가능성이 높고 간기능이 양호하면 수술을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최근에는 '고주파 응고치료술'(Radiofrequency thermal ablation)이란 치료법이 나왔습니다. 이것은 '경피적 에탄올 주입술'처럼 초음파 유도하에 간암 조직에 바늘을 찔러 놓고 바늘 끝에서 고주파를 발생시켜 종양이 열에 의해 익도록 하는 방법입니다. 아직 장기간의 치료 성적은 나와 있지 않으나 효과면에서 '경피적 에탄올 주입술'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되고, 잘 되면 한 번에 치료를 종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비용이 비싸다는 것이 흠입니다.
'전신적 항암화학요법'이란 흔히 말하는 항암제 치료입니다. 정맥을 통해 항암제를 단독 또는 복합으로 주사하여 치료하는 것입니다. 간암이 간을 뒤덮고 있거나, 큰 혈관이 침범되어 있거나, 다른 장기에 암이 가 있으면 '전신적 항암화학요법' 이외에는 마땅한 방법이 없습니다. 그러나 간암은 전신적 항암제에 대한 반응이 좋지 않습니다. 치료 반응은 20-30% 를 넘지 못하며, 이것도 환자의 수명 연장과 이어지는지 의문입니다. 고(高)용량의 인터페론을 써서 간혹 효과가 있는 경우도 있으나 전반적으로 환자 생존을 연장시키지는 못합니다. 항암제를 정맥을 통해서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간동맥에 카테터를 위치시켜 놓고 항암제를 주입하여 효과를 보았다는 보고도 있는데, 실제로 그러한지는 아직 두고 보아야 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진행된 상태의 간암은 현재로서는 어떠한 치료에도 대부분 예후가 불량하기 때문에(2-3개월 정도 생존), 적극적인 치료를 삼가고 보존적인 치료만을 시행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유전자 치료법'(gene therapy)같은 새로운 치료법들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데, 아직은 기술적인 문제 때문에 임상과 연결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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