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독가시치

영지니 2008. 7. 27. 23:31
독가시치   
 

독가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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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정구 [한국해양연구소]

●표준명 : 독가시치
●학명 : Siganus fuscescons
●방언 : 따치
●英名 : rabbit fish
●일본명 : 아이고(アイゴ)

우리나라의 연안낚시 대상어종 중에는 한류나 난류성이 강하여 일정 해역에서 만 낚이는 종들이 있다. 특히 쿠로시오해류의 영향을 받아 아열대종이 흔한 제주도나 남해안 먼 섬부근에 일정기간 출현하는 종으로는 벤자리를 대표적으로 들 수 있다. 벤자리 외에 이러한 해역에서만 낚시를 즐길 수 있는 또 하나의 종이 독가시치이다. 따뜻한 바다를 좋아하는 독가시치는 서해나 동해에선 만나기 어려우나 남해안·제주도에서 특히 여름철에 낚시대상어로서 인기가 높은 종이다.

●이름
‘독가시치’는 이름 그대로 ‘독이 있는 가시(지느러미)를 가진 고기(毒棘魚)이다. 이 고기가 흔한 제주도 지방에선 ‘따치’라고 부르고 있다. 일본명은 ‘아이고(アイゴ)’, 중국명은 ‘남자어(藍子魚)’이다. 영어권에선‘토기를 닮은 고기’란 의미로 ‘rabbit fish’(독일, Kaninchen fisch)로 부르고 있다. 이는 독가시치의 입이 작고 뺨 부근이 볼록하여 토끼의 주둥이를 닮았기 때문이다. 즉 작고 예쁜 입을 사용하여 앞이빨로 먹이를 씹어 먹는 모습이 토끼를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영명으로 ‘토끼고기(rabbit fish)’란 이름을 가진 고기로는 독가시치 외에 은상어 , 밀복도 있으므로 영문자료를 해석하시는 분들은 주의해야 한다). 독가시치의 학명은 Siganus fuscescons이며 속명인 Siganus는 아라비아어로 독가시치의 일종을 가리키는 sidjan(또는 sigian)을 어원으로 나온 말이다.

●특징
독가시치는 생김새가 달걀모양으로 미인형(?)에 속한다고 할 수 있으나 주둥이 생김새는 마치 토끼 입을 닮아 그다지 예쁘지 않다. 몸은 측편되어 있으며 피부에는 작은 둥근 비늘이 덮혀있다. 체색은 황갈색, 녹갈색, 암갈색을 띠고 있으나 변화가 많으며 특히 낚시로 잡아올린 후 사망할 때까지의 체색 변화는 매우 심한 편이다. 또 어릴때에는 흰색 별모양의 무늬가 많이 보이지만 성장함에 따라 점차 희미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양턱에는 작은 문치(門齒) 모양의 이빨이 있으며 입천장에는 이빨이 없다.

독가시치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지느러미에 독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독가시치의 독은 쏠배감펭, 미역치 등과 마찬가지로 등지느러미, 뒷지느러미, 배지느러미의 가시(棘)에 있는 독선(毒腺‘venom gland’)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림1>에서 보듯이 지느러미 가시의 단면은‘T’자 모양이며 그 양쪽 오목한 곳을 따라 2개의 독선이 위치하고 있다. 독선은 커다란 선세포(腺細胞)로 구성되어 있어 독을 만들어 낸다.

그외 독가시치가 갖고 있는 형태적 특징중의 하나는 배지느러미의 가시(棘)의 위치이다. 일반적으로 해산 경골어류의 배지느러미 가시(가시를 가지고 있을 경우)는 첫 번째에 위치하고 그 뒷부분은 줄기(연조)로 되어 있으나 독가시치의 경우는 첫 번째와 마지막 다섯 번째가 가시(극조)로 되어 있고 그 중간에 3개의 줄기가 위치한다는 점이 독특하다. 전장 40cm, 체중 1kg정도에 이른다.

●분포·분류
독가시치는 따뜻한 바다를 좋아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남해안, 제주도 연안에서 볼 수 잇다. 서해, 동해에선 만나기 어려운 종류이다. 일본 동중국해, 필리핀, 중부 태평양에서 남아프리카에 이르는 태평양, 인도양의 따뜻한 바다에 살고 있다.

독가시치는 농어목(目), 독가시치아목(亞目, Siganina), 독가시치과(科, Siganidae)에 속하며 우리나라에는 독가시치속(屬, Siganus)에 독가시치 1종만 기재되어 있다. 독가시치과에 속하는 어류들은 인도양에서 태평양의 열대해역의 암초밭이나 산호초 해역에 주로 떼를 지어 살고 있고 약 15종이 알려져 있다. 이들 무리는 모두 지느러미 가시에 독을 가지고 있다.

독가시치를 포함한 이들은 모두 체형이 측편된 계란형으로 비슷비슷하지만 체색, 체측의 무늬 등 특징으로 쉽게 구별할 수 있다. 몇몇종은 체색이 아름다워 관상어로서 인기가 있다. 독가시치는 분류학상으로 쥐돔과(科, Acanthuridae), 쥐복치과(科, Balistidae)와 가깝다. 형태적으로도 쥐돔과 비슷한 체형을 갖고 있으나 쥐돔류는 꼬리자루에 날카로운 칼모양의 독기를 갖고 있으나 독가시치에선 그와같은 돌기를 볼 수 없다는 점이 다르다.

●생태
독가시치는 따뜻한 바다를 좋아하여 여름철이면 남해안, 제주도 부근 해역에 많이 출현한다. 이들은 무리짓는 습성이 강하며 해조류가 많은 얕은 연안을 떼지어 돌아다닌다. 이 종과 유연관계가 가까운 쥐돔류는 놀라게 되면 바위아래로 재빨리 몸을 피하지만 독가시치는 산호초 가지나 해조류속에 숨고는 종종 꼬리만 밖으로 내어놓고 있기도 한다. 이처럼 독가시치는 쥐돔류에 비해 비교적 둔한 반응을 나타내기도 하는데 이것은 독가시치가 자신의 지느러미 가시독으로 적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기 때문인 지도 모른다.

독가시치는 계절에 따라서 약간씩 서식수심을 달리하기도 하지만 거의 정착성 어종으로 알려져 있다. 성어의 서식 하한수온은 10∼10.5℃이며 미성어는 10.0∼13.5℃로 조금 높은 수온대를 요구한다. 생후 만 1년이 지나면 성숙하여 산란하는 개체가 출현하며, 수온이 25℃이상(21∼27℃)으로 상승하는 7∼8월에 산란이 이루어진다. 산란장은 수심이 얕고 해조류가 무성한 암초밭이다.

독가시치의 성숙난은 무색투명한 침성점착란(沈性粘着卵)으로 모양은 둥글고 지름은 0.5∼0.7mm인데 연안 얕은 곳의 바위표면이나 해조류에 부착하게 된다. 알속에는 4∼7개의 큰 기름방울(油球)과 몇 개의 작은 기름방울이 있다. 수정된 알은 수온 23∼26℃범위에서 약 27시간만에 부화한다. 이처럼 부화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짧기 때문에 갓 부화한 독 가시치의 자어(仔魚)는 눈이나 입이 덜 발달된 상태이다. 길이는 2.6mm 정도이며 난황은 상당히 흡수된 상태로 배쪽에 있고, 유구는 1개로 난황의 앞쪽에 위치해 있다.<그림2 참조>. 부화 2일째는 3mm로 자라며 눈이 검게 되기 시작하며 입도 열리고 난황은 거의 흡수한다. 부화 3일째가 되면 항문은 몸 앞쪽으로 이동해 있고 복강 등쪽(창자 위쪽)은 검게 변하고 꼬리의 배쪽 가장자리를 따라 감은 점들이 출현하게 된다. 전장 3.3mm 개체에선 등쪽에 2개의 등지느러미 가시가 나타나고 전장 3.8mm에는 후두부(後頭部)가 높아지고 등지느러미의 가시는 길어지고 특히 가장 앞쪽의 가시가 길게 자란다. 이때 배지느러미 가시도 발달하여 아가미 뚜껑에도 4개의 작은 가시가 발달한다.

몸길이가 5.4mm가 되면 등지느러미 가시가 5개로 되며 배지느러미의 바깥쪽 가시도 길어진다. 8.3mm가 되면 머리에 톱날과 같은 골질융기(骨質隆起)가 발달한다. 몸길이가 12mm가 되면, 등·뒷지느러미 등 지느러미 줄기수가 정수에 달하게 된다. 실험실 조건에서 사육하면 부화 10일째 4.6mm, 15일째 7.0mm, 20일째 12.2mm, 30일째 27.4mm, 43일째 43.2mm로 성장한 기록이 있다(일본 자료).

독가시치의 새끼들은 최초 부유생활을 하다가 몸길이 25mm 정도부터는 연안의 해조 많은 곳으로 이동하여 간다. 독가시치를 인공적으로 사육해보면 생존율이 좋고 성장이 양호하여, 양식 대상종으로서도 개발해 볼 필요가 있는 종이다.

●식성·성장
독가시치는 성장 속도로 보아 태어난 후 약 30일간 부유 생활을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부유기에는 동물성 플랑크톤을 주로 먹고산다. 몸길이가 25∼30mm정도로 자라서 연안의 해조밭으로 옮긴 후에는 부착 규조류를 뜯어먹고 5cm정도로 자라면 갓 돋아나는 해조류의 유아를 뜯어먹기도 한다. 그후에도 해조류 등 초식성이 강함을 보이지만 해조류에 붙어 있는 동물성 먹이도 잘 먹는다.

성어기에는 해조류를 주식성으로 하는 ‘잡식성’으로 알려져 있다. 독가시치의 성장에 대해서는 자료가 충분치 않지만 2살에 26cm, 3살에 28cm, 4살에 30.3cm로 자라며 6살이면 36cm정도까지 성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낚시
낚시 대상어 중에는 감성돔·참돔·흑돔·붕어·잉어와 같이 시즌별 주대상어종으로 잘 알려진 어종이 있는가 하면 그러한 낚시에서 가끔 선볼 수 있는 어종 즉 ‘손님어종’정도로 취급되는 종이 있다. 현지에서‘따치’로 불리우는 독가시치 역시 제주도 지방에서 감성돔·벵어돔 등을 노리는 낚시에서 비교적 흔하게 손맛을 보여주는 손님고기로 취급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손님고기가 그러하듯 독가시치는 크기가 30cm 전후로 손맛이 대단하며 특히 주 대상어종의 낚시가 시들한 한여름철에 잘 낚이는 나름대로의 진가를 인정받고 있기도 하다. 독가시치 낚시는 산란기인 여름부터 가을에 걸쳐서 활발히 이루어지는데 주시즌은 역시 한여름철이라 할 수 있다. 독가시치가 따뜻한 물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독가시치의 식성이 주로 해조를 먹기 때문인지 입질은 그다지 강하지 않으며, 따라서 미약한 당김이나 찌의 움직임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일단 찌에 이상한 반응이 감지되면 가끔씩 챔질을 시도해보는 편이 조과에 도움이 될 것이다. 미끼는 새우·갯지렁이·고기살·해조류(연한 갈조류) 등 다양하게 쓰이나 역시 새우류가 많이 사용되는 편이다.

필자는 독가시치를 직접 낚아볼 기회는 없었으나 제주도 갯바위에서 낚시에 낚인 독가시치를 보면서 마치 쥐고기(말쥐치 , 쥐치)를 보는 듯한 인상을 받았는데, 아마 조그만 입 생김새 때문이었을 것이다. 아무런 느낌 없이 채비를 들어보면 마치 처음부터 빈낚시를 넣은 듯 깨끗한 바늘만 달려 있던 기억들-. 정말 귀신같이 깨끗이 미끼만 따먹고 마는 기술을 갖고 있는 쥐고기들의 소행이었다. 물론 그때를 노려서 횟거리 장만에 성공하였던 때도 많았다. 독가시치 역시 이러한 종류의 입질처럼 기다리고 노려야 제대로 낚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는 정도 이상의 크기가 되면 오히려 입에 걸린 후의 싸움이 더 큰 문제가 되는 법인데 독가시치 역시 저항이 대단한 놈으로 소문이 나있다. 처음 전해지는 입질은 미약하지만 일단 바늘에 걸린 후의 저항력이 대단해 여느 돔종류 못지 않은 짜릿한 손맛을 안겨주는 어종이다. 포인트는 해조류가 밀생한 곳이 좋으며 조용한 곳을 좋아하는 독가시치의 습성을 고려하여 파도가 없는 조용한 날에 낚시를 시도하면 쉽게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독가시치 낚시에서 주의해야 할 것은 역시 그들의 지느러미 가시에 있는 독일 것이다. 맛이 있는 살은 횟거리로도 일품이지만, 잡은 후의 취급에는 매우 조심하지 않으면 안된다. 일단 지느러미 가시끝을 자르는 것도 좋은 방법중의 하나이다. 즐거운 낚시를 끝까지 즐기려면 쑤기미, 미역치, 독가시치와 같은 독있는 고기의 취급방법부터 알아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표1> 독가시치와 쥐돔의 비교
독가시치 구분 쥐돔
농어目, 독가시치科(Siganidae) 분류위치 농어科, 양쥐돔科(Acanthuridae)
Siganus fuscescons 학명 Prionurus microlepidotus
rabbit fish 영명 sawtail, surgeon-fish
아이고(アイゴ) 일본명 니자다이(ニザダイ)
따치, 독가시치 방언 쥐돔
· 체형은 측편된 계란형
· 입은 마치 토끼입처럼 생겼고 이빨은 문치(門齒)형이다.
· 각 지느러미 가시에 독선을 가지고 있어 찔리면 통증이 심함.
· 둥근비늘이 있다.
형태 · 체형은 독가시치와 유사하나 주둥이가 길고 뾰족한 형
· 입이 아주 작다.
· 꼬리자루에 방패모양의 검은색 돌기가 3∼5개 있고 침이 있다.
· 몸에 융털 모양 비늘이 있다.
등지느러미(D). Ⅷ-ⅩⅣ-9∼10
뒷지느러미(A). Ⅶ-9
배지느러미(V). Ⅰ-3-Ⅰ
지느러미식 D. Ⅸ-22
A. Ⅲ-21∼23
V. Ⅰ-5
30cm 이상 크기 30cm 이상
남부해, 제주도, 일본, 동중국해, 인도 연해 분포 남부해, 제주도, 일본 중부 이남, 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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