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천은 삼척 죽서루에서 계속 흘러 동해로 빠져드는 하천이다. 삼척시를 북동류 해 동해로 흘러드는 강인 오십천(五十川)은 대표적인 감입곡류하천으로 길이 59.5㎞, 유역면적 294㎢이다. 삼척시 도계읍 구사리 백병산(白屛山:1,259m) 북동쪽 계곡에서 발원해 북서쪽으로 흐르며, 미인폭포를 이루었다가 심포리에서 북동쪽으로 유로를 바꾸어 도계읍·신기면·미로면을 지난다. 삼척시 마평동에서 동쪽으로 흐르다가 오분동 고성산(古城山:97m) 북쪽에서 동해로 흘러든다.
강의 명칭에 관한 유래는 『동국여지승람』에 「오십천은 삼척도호부에서 물의 근원까지 47번을 건너야 하므로 대충 헤아려서 오십천이라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오십천은 연어의 회귀천으로 유명한데 은어 · 숭어 · 버들개 · 검정망둑을 비롯한 11종의 담수어가 서식하고 있으나, 현재는 공업화와 도시화로 인한 하천오염에 따라 그 수가 줄어들고 있다. 하류지역인 삼척시 오십천변에는 관동8경 가운데 하나인 삼척죽서루(三陟竹西樓:보물 213호)가 있으며, 유역 내에 실직군왕릉(悉直郡王陵:강원도 기념물 제15호), 삼척척주동해비 및 평수토찬비(강원도 유형문화재 제38호), 삼척향교(三陟鄕校:강원도 유형문화재 제102호) 등이 있다.
이러한 오십천이 동해로 유입되는 지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정자가 있다. 7번 국도를 이용해 남쪽으로 내려가다가 보면 남양동 268번지에 소재한 충혼탑이 보인다. 오십천 변에 있는 체육공원이 있고 가파른 계단 위에 충혼탑이 서 있다. 삼척충혼탑은 6,25 전쟁 당시 조국 수호를 위해 몸을 바친 군인, 경찰, 민간인 등 1,346위의 넋을 기리는 1967년 6월 6일 삼척시민들이 뜻을 모아 세운 탑이다. 이 충혼탑은 등성이 정상에 있으며 탑 주변으로는 산책로가 나 있다. 계단을 오르다가 좌측 산책로를 따라가면 오십천을 내려다보는 자리에 봉황정이 보인다.
삼척시민들의 뜻을 모아 애국선열들을 넋을 위로하기 위해 오십천변에 세운 충혼탑
봉황정은 충혼탑을 세운 다음 해인 1968년 6월 삼척출신 유생 87명이 태평성대에만 나타난다는 성조(聖鳥)인 봉황의 기운이 온 누리에 가득하고 영원히 계승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룩한 정자이다. 봉황정이 건립된 후 유도회 삼척시분회에서 관리를 해오다가 1999년 1월 삼척시에 기부체납을 하였다. 정자 안에는 봉황정 건립취지문과 유도회 삼척시분회 회원명단을 기록한 현판이 걸려있다.
동갑계에서 세운 기념비는 정자 아랫쪽에 있다.
오십천을 내려다보고 서 있는 봉황정. 지은 지는 오래되지 않았고, 딴 정자에 비해 화려하지도 않지만 그래도 뜻이 모여 이룩한 정자이기 때문인가. 의젓한 기운을 느낄 수가 있다. 정자에서 동편 아래쪽에는 〈무신생동갑계원기념비〉가 서 있다. 기념비를 찍고 정자에 오르니 한편 기둥에는 빼꼭히 낙서가 쓰여 있다. 참 대책 없는 민족이로고. 이 민족을 위해 젊은 나이에 초개같이 목숨을 버린 영령들을 위하는 성지라는 곳에 서 있는 봉화정에 낙서를 하다니. 그저 어디를 가나 이 낙서하는 버릇을 고치지 못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낯이 뜨겁다. 전국 면산, 명승지, 명찰 어느 한곳 빠트리지 않고 낙서로 얼룩진 산하(山河). 오죽하면 외국의 유적지까지 낙서를 하지 말라는 경고문을 붙였겠는가?
봉황정 기둥에 도 낙서는 빠지지 않았다.
고성부터 7번 국도를 따라 남하하면서 바닷가로, 내륙으로 만나본 수많은 정자들. 하나같이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정자들은 다 그렇게 이유가 있어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오늘 강원도의 남단에 선 봉황정을 둘러보고, 앞으로 남은 긴 여정을 생각하며 숨을 깊이 몰아쉰다. 얼마나 더 걸릴지. 그 여정이 얼마나 오랠지 모르지만 정자가 있고, 그 정자와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풍광에 사로잡혀 난 여정을 재촉한다.
출처 : | 누리의 취재노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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