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야인들은 자신들의 지식이 어디에서 왔는지 알고 있었다. 케찰코아틀이 창조한 최초의 인간들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다. 천리안을 가지고 축지법을 쓰며 하늘의 천장 네 모서리와 지구의 둥근 표면도 조사했다는 이 ‘재규어’들이다. 이 종족을 질투한 다른 힘 센 신은 “우리의 창조물이 모든 것을 아는 것은 좋지 않다. 다 알고 다 본다면 그들도 신이 되지 않겠는가?” 며 그들이 지구의 일부분만 보도록, 눈에 안개를 불어넣어 시야를 가렸다. 최초의 인간들은 지혜와 지식을 빼앗겼다.
에덴동산의 이야기와 흡사한 이 이야기는 물론 정복자들이 도착하기 이전부터 간직해온 전승이다. 지구를 조사하고 하늘을 조사했다는 최초의 인간들과 아담은 다른 존재일까? 치밀하고 창의적이며 세련되고 정확한 역법을 바탕으로 고도의 수학적 계산을 이용한 마야의 위대한 천체관측도 그냥 우연일까?
우스운 것은 이런 천체도를 그릴 능력이 있었던 마야인들이 바퀴하나 발명하지 못했을까, 영원한 세월을 눈에 보이는 형태로 표현하려는 업적을 남기면서 물려쌓는 천장대신 아치형 천장의 원리는 발견하지 못했을까, 백만단위는 헤아리면서 옥수수 한자루 계량하는 방법은 몰랐을까 하는 점이다. 이 모순은 뛰어난 문명에게 물려받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간단하다. 그들은 올멕에게서 역법체계를 가져왔다. 그러나 올멕은 누구로부터?
마야력에 따르면 1태양년은 365.2420일로 0.0002일의 오차만 난다. 달의 공전주기도 29.528395일로 29.530588로 계산한 최신과학에 뒤지지 않는다. 월식과 일식을 계산하는 표, 0의 개념, 자릿수를 이용한 수의 표현방식 등 근대 수학의 발견을 이미 사용하고 있었다.
고대 이집트처럼 마야인도 금성이 새벽별이자 저녁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지구에서 보았을 때 금성이 같은 장소로 돌아오는데 걸리는 584일을 근사치로 계산하고 있었다. 이 샛별의 회합주기를 성년(촐킨)이라고 불렀는데, 오차수정방법까지 있었으며 6000년 동안 단 하루가 차이나는 역법이었다. 왜 이런 정밀도가 필요했을까?
그들은 긴 기간을 계산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었고 대주기에 따라 세상이 파멸과 재창조를 거듭한다는 믿음을 표현했다. 그들에 따르면 현재의 대우주는 기원전 3114년 8월 13일에 해당하는 4아하우 8쿰쿠의 암흑 속에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 대주기는 2012년 12월 23일인 4아하우 3칸킨에서 끝난다고 한다. 이렇게 생각함과 동시에 그들은, 시간은 사람들의 생명과 문명에 관계없이 주기와 함께 영속한다고 믿었다.
서구인들의 대부분이 세계가 기원전 4004년에 창조되었다는 어셔 대주교의 견해를 파기한 것이 200년전의 일이다. 마야는 몇 백만년이라는 숫자를 가볍게 다르면서 벌써 오래전에 이런 믿음을 숫자로 나타내고 있었다. 도대체 실용적이지 않은 이 숫자는 무엇에 필요했던 것일까?
출처 : | 이선생의 블로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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