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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명 : 범돔 ●학명:Microcanthus strigatus ●영명 : footballer ●일본명 : 카고카끼다이 (カゴカキダイ) 우리나라에 호랑이가 자취를 감춘 것은 꽤 오래 전인 것 같다. 노랑바탕에 흑갈색 띠 무늬를 가진 맹수로 육상동물 중에선 '왕'이라 불리웠지만 인간에게 쫓겨난 것일 게다. 바다 속에 사는 물고기 중 호랑이와 유사한 몸빛을 갖고 있어 '범돔'이라 불리우는 종은 이름과 달리 작고 예쁜 물고기다. ●이름 샛노랑색 바탕에 검은색 줄무늬를 갖고 있어 마치 호랑이를 연상시킨다 하여 '범돔'이라 불리운다. 이종은 몸의 줄무늬 때문에 줄돔·시마다이 등으로도 불리운다. 학명은 Microcanthus strigatus이며, 종명은 줄무늬를 가진 물고기란 뜻을 갖고 있다. 영명으로는 범돔의 줄무늬가 마치 럭비선수 유니폼과 같다하여 footballer(축구선수), 줄무늬를 가진 고기라하여 stripey, 체형이 반달형이라 하여 halfmoon(반달) 등으로 불리운다. 일본에선 '카고카끼다이(カゴカキダイ)', 중국에선 '세자어(細刺魚)'라 부른다. ●특징 범돔은 몸집이 그다지 크지 않고 이름에서 느낄 수 있듯이 화려한 노랑색 바탕에 선명한 5줄의 검은색 세로띠가 특징이다. 체형이 둥글고 측편한 점은 나비고기류와 유사하다. 체색이나 체측 무늬는 얼핏보아 돌돔 새끼로 오인할 만큼 닮아 있다(<그림1>참조). 범돔은 눈이 큰 편이며 주둥이가 작고 뾰족하다. 머리의 윤곽은 눈 뒤에서 등지느러미 기점을 향하여 급하게 굴곡져 있다. 체고는 몸길이의 55% 전후로 높은 편이다. 양턱에는 작은 이빨이 밀생하여 띠를 형성한다. 등지느러미에는 11개의 짧고 강한 가시와 16∼18개의 줄기가 있으며, 뒷지느러미에는 3개의 가시와 13∼16개의 줄기를 갖고 있다. 크기는 5∼10cm급이 흔하며 큰놈은 20cm에 달한다. ●분포·분류 범돔은 범돔과(科, Scorpididae), 범돔속(屬, Microcanthus)에 속한다. 이 과(科)에는 전세계에 7속(屬) 9종만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작은 그룹이다. 우리나라 연안에는 범돔속(屬)에 1종만이 알려져 있다. 한때 나비고기류와 같이 포함시킨 적도 있다. 하지만 나비고기류와는 어린 시기의 형태 발달사에 있어 큰 차이가 있고(나비고기는 어릴 때 머리부분에 독특한 골판과 가시를 갖는 시기가 있다), 꼬리지느러미의 형태 차이(나비고기는 꼬리지느러미 윤곽이 둥글지만 범돔은 상하엽으로 나누어져 가운데가 오목하다)로서 다른 과(科)로 분류되기 시작했다(<표>참조). 범돔은 우리나라 전 연안, 특히 대만난류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남해안 도서지방에 살고 있다. 그리고 일본 중부 이남, 동중국해에서 호주·하와이 연안까지 널리 분포하고 있다. ●생태 이 종은 따뜻한 물을 좋아하며 얕은 모래·자갈·암초밭에서 살고 있다. 손가락보다 작은 크기의 어린 범돔은 연안 조수웅덩이에도 자주 출현한다. 산란기는 지방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남해안 연안에서 여름철에 새끼들을 볼 수 있는 것으로 미루어 산란기는 봄철로 추정된다. 쿠로시오 해류가 흐르는 일본의 태평양 연안에선 3∼15mm 크기의 치어들이 수심 2백m 이하의 깊은 수심층에서 발견되기도 하여 이종의 생태는 지금도 불분명한 점이 많다. 범돔 새끼는 4mm정도가 되면 꼬리지느러미 줄기가 발달하기 시작하고, 아가미 뚜껑에도 2개의 가시가 나타난다. 몸길이가 7mm가 될 때까지 체형은 긴 타원형이지만 등·뒷지느러미의 가시와 머리·배 부분에 흑색점들이 생기기 시작한다(<그림2-b>참조). 몸길이가 18.5mm인 새끼는 지느러미가 완성되고 몸에 검은색 무늬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20mm를 넘으면 체형이 어미를 닮게 되고 비늘과 세로무늬도 나타난다(<그림2-C·D>참조). 노랑색 바탕에 검은색 세로띠를 가진 치어들은 수심이 얕은 연안 바위지대에서 떼지어 산다. 이후 성장함에 따라 깊은 곳으로 이동한다. 몸길이가 20cm를 넘는 크기는 남해안의 어선들에 의해 잡히지만 그 양은 많지 않다. ●성장·식성 부화 후 치어기까지 다른 경골 어류와 마찬가지로 플랑크톤을 먹고 산다. 그리고 성장함에 따라 플랑크톤 외에 갯지렁이·새우·조개살 등을 먹는다. 자세한 위 내용물에 대한 분석 자료는 아직 없다. 수중에서 관찰한 바에 의하면 복어·쥐치류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먹이에 대한 강한 탐식성을 갖고 있는 종이라 할 수 있다. 성장 속도에 관한 연구 사례는 없지만 여름철 연안에서 관찰되는 크기로 미루어 생후 1년만에 약 5∼8cm정도 자라는 것으로 추정된다. ●낚시 갯바위에서 낚시를 하다 보면 미끼만 먹고 가는 미끼도둑들을 만나게 된다. 이들은 대개 복어·쥐치류, 독가시치·돌돔·범돔새끼로 이루어진 무리다. 이들의 공통점은 작은 입과 끊임없이 먹이에 달려드는 강한 탐식성이다. 범돔 역시 이같은 특징을 갖고 있는 소형종이다. 10cm도 안되는 크기들이 떼지어 미끼에 달려들기 시작하면 눈 깜짝할 사이에 빈바늘만 남게 된다. 그러다 한두 번은 낚시바늘에 입이나 턱 주변이 걸려 나오기도 한다. 귀찮게 굴던 놈이지만 그 예쁜 모습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범돔을 맛본 이는 그다지 많지 않지만 사실 생김새만큼 맛이 있는 종이다. 자원량이 그다지 많지 않아 수산어종으로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그 독특한 외모와 작은 크기는 관상용 바다고기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지난 여름, 부산근처 바닷가에서 스노클링(snorkeling)하다 수심 1∼2m의 얕은 곳에서 만난 8∼10cm의 범돔들은 바위틈에 벵에돔과 함께 숨어 있었다. 홍합살을 미끼로 낚아보려 했으나 민첩한 동작 때문에 번번히 헛챔질만 계속했던 기억이 있다. 작은 입으로 미끼를 문 순간 재빨리 몸을 돌려 바위 틈 안쪽으로 들어가는 동작을 반복했다. 결코 바위 틈의 어두운 곳을 떠나지 않으려는 강한 본능을 느낄 수 있었다. 너무 얕은 수심이었고 해가 비치는 낮이었기에 이들을 그늘 바깥으로 유인하려는 의도는 실패했다. 하지만 물속에서 두 종의 행동은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주위가 어두워지는 저녁 무렵이면 바위 그늘에서 나와 이리저리 먹이를 찾아 다닐 것이라 생각됐다. 아무튼 선명한 줄무늬가 무척이나 인상적인 범돔들을 물속에서나 낚시로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표>범돔과 나비고기의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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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 일 묵 [一墨]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