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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명 : 베도라치 ●학명 : Enedrias nebulosus ●방언 : 괴도라치·뽀드락지·뱅아리 ●영명 : gunnel ●일본명 : 긴뽀(ギンポ) 우리나라 연안에 살고 있는 물고기 중에서 상당한 무리를 이루고 있으나 연안의 바위 구멍이나 바위아래 굴 속 또는 모래·뻘 바닥에서 별다른 방해없이 자기들만의 세상을 조용히 지키면서 살아가는 물고기들이 있다. 대개 이들은 몸집이 작고 주위의 바위, 해조류나 바닥과 잘 어울리는 색을 띠고 있는데 청베도라치·두줄베도라치·그물베도라치를 비롯한 베도라치 무리이다. ●이름 베도라치류는 대개 바닷가 지방에서도 ‘베도라치’로 불리는데, 베도라치는 지방에 따라 베도라치·괴도라치·뽀드락지·빼드라치·실치·뱅어·뱅아리 등으로 불리며, 이중 ‘뱅어’란 이름은 충남 지방에서 어린 베도라치를 말려 만든 ‘뱅어포’의 이름으로 어린 치어기의 베도라치를 일컫는 이름이다. 청베도라치는 학명이 Pictiblennius yatabei로 ‘색이 선명한 베도라치’란 뜻의 속명을 갖고 있다. 베도라치는 학명이 Enedrias nebulosus, 흰베도라치는 E. fangi이다. 그물베도라치는 그들이 대개 바위 아래나 돌 틈새에 살고 있어 ‘쫑당어’, ‘돌장어’라 불리우기도 한다. 그물베도라치는 학명이 ‘Dictyosoma burgeri’이며 속명인 Dictyosoma는 ‘망목(網目)을 가진 몸’이란 뜻으로 그물베도라치의 몸에 있는 무늬를 상징하고 있다. 베도라치류는 영명으로 ‘blenny’, 또는 ‘butterfish’로 불리우며 베도라치의 몸이 미끄러움을 나타내고 있고, 독일·네덜란드·러시아 등지에서도 ‘점액을 많이 가진 고기’란 뜻의 이름을 갖고 잇다. 청베도라치과(Blennidae)의 과명은 ‘점액물’을 뜻하는 그리이스어 ‘blennos’에서 유래한 것으로 이 무리가 점액질로 몸이 미끄러움을 나타낸다. 일본에서는 ‘긴뽀(ギンポ)’로 불리우며 어원에 대한 확실한 학설은 없으나 일본 서부 지방에 ‘단단하고 꺽기 힘든 나무’를 ‘긴보오(ギンボオ)’라 부른 데에서 유래하며, 이는 베도라치가 죽으면 몽둥이처럼 몸이 단단해진다고 한 데에서 유래되었다 전해진다. ●특징 베도라치류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몸이 매끄러운 고기’이다. 먹베도라치과에 속하는 청베도라치는 대개 5∼6cm의 소형어로 몸은 약간 측편되어 있고 머리의 앞부분은 급한 경사를 이루고 있으며 콧구멍 앞, 눈 위에는 몇 개의 잔가지를 가진 피질돌기(皮瓣)를 가지고 있다. 눈 위에 있는 이 피질돌기의 크기는 다양하여 암컷의 어린 개체에서는 눈지름과 거의 비슷하지만 수컷의 눈 지름의 약 3배에 가까운 긴 돌기를 갖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양턱에는 각각 강한 두 개의 송곳니를 갖고 있다. 몸은 비늘이 없어 미끄러우며 등지느러미에는 12개의 가시와 16∼18개의 줄기가 있으며 가시와 줄기 사이에는 결각이 있어 두 개의 등지느러미처럼 보인다. 한편, 우리나라 연안에서 흔한 두줄베도라치는 체형에 있어 다른 먹베도라치과의 종들과 유사하지만 체측에 두 개의 흰줄이 있는 점과 아래턱에 두 개의 길고 강한 송곳니를 갖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가막베도라치는 등지느러미가 세 개인 것이 특징이며 제1,2등지느러미는 가시(棘)로 이루어져 있으며 제3등지느러미는 줄기로 이루어진다. 그물베도라치는 서식지에 따라 누런색·검은색·황갈색·청동색 등 다양한 몸빛을 보이며 가늘고 긴 체형으로 얼핏 보기에는 장어류의 일종처럼 보인다. 체측에는 네 개의 옆줄이 있고 서로 많은 수의 수직선이 좁은 간격으로 다시 이어져 마치 거북 등껍질에서 볼 수 있는 망목형의 무늬를 갖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머리를 제외한 몸전체에는 피부에 묻혀있는 작은 비늘이 덮혀있다. 주둥이가 짧고 입술이 두터운 것이 특징이다. 등지느러미는 가슴지느러미보다 조금 뒷부분에서 시작하여 꼬리 끝까지 이어지며 강한 가시가 52∼58개, 그 뒤로 줄기가 7∼10개 있으며, 뒷지느러미에는 가시가 1∼2개, 줄기가 30∼44개 있다. 어린 치어기에는 배에 한 개의 가시를 가진 배지느러미가 있으나 성정함에 따라 퇴화되어 성어에서는 배지느러미를 볼 수 없다. ●분포·분류 베도라치류는 농어목(目), 베도라치아목(亞目)에 속하며 전세계적으로 청베도라치과(Blennidae)에 53속 300종, 먹베도라치과(Tripterigiidae)에 약 100종, 장갱이과(Pholididae)에 약 15종이 보고되어 있다. 우리나라에는 청베도라치과 6종, 먹베도라치과 1종, 황줄베도라치과 1종, 장갱이과 7종 등 베도라치아목(亞目)에 총 26종이 보고되어 있다(한국어도보, 1977). 베도라치(Enedrias nebulosus)와 유사한 흰베도라치(E. fangi)는 1983년에 미기록종으로 보고된 바 있다(허·유, 1983). 청베도라치과에 속하는 청베도라치와 두줄베도라치는 두 종 모두 연안의 암초지대나 조간대 웅덩이에 흔한 4∼6cm 크기의 소형종으로 돌 틈이나 바위 벽에 뚫린 구멍 속에서 자주 발견되는데 크기나 체형이 유사하지만 체색이나 무늬로 두 종을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즉, 청베도라치는 황갈·자갈색을 띠며 체측에 불규칙하고 뚜렷하지 않은 얼룩 무늬가 있지만 두줄베도라치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몸의 머리에서 꼬리까지 폭넓은 갈색 띠가 있고, 그 알 위로 흰색 선이 두 줄로 그어져 있는 점으로 구분된다<그림 참조>. 그 외 같은 과에 속하는 앞동갈베도라치(Omobranchus elegans)는 바위 많은 연안에 사는 예쁜 소형종인데 몸의 앞부분은 흑갈색 가로줄이 많이 있고 조그만 흑색점이 산재하지만 전체적으로 노랑색을 띠고 있는 독특한 모습을 하고 있다. 장갱이과에 속하는 베도라치, 그물베도라치는 청베도라치나 두줄베도라치와는 우선 체형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데 측편되고 긴 장어형 체형을 갖고 있다. 그물베도라치는 30cm 전후로 몸통 옆에 네 개의 옆줄과 그 사이를 잇는 수직선으로 그물 모양의 무늬를 갖고 있는 것으로 다른 종과는 쉽게 구분할 수 있다<그림 참조>. 한편 베도라치는 체형으로 보아서 그물베도라치와 매우 유사한 편이지만 몸이 미끄러우며 체측에 선 무늬가 없고 황갈색 바탕에 흑갈색 반문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1983년에 새로운 종으로 기재되기까지 베도라치와 동일 종으로 취급되어 온(현재도 바닷가에선 같은 종으로 취급되고 있음) 흰베도라치는 베도라치와 섞여서 잡히기도 하는데 얼핏보면 동일종으로 혼돈할 만큼 두 종은 닮아 있다. 베도라치가 등지느러미에 삼각형 모양의 검은 점 무늬를 갖는데 비하여 희베도라치는 사각형을 띤 흰점이 줄지어 있는 점으로 구분할 수 있다. 경남 충무지방에서 베도라치로 거래되는 종은 이 두 종이 거의 같은 수로 섞여 있어 조금만 세심하게 관찰하면 두 종을 구분해 낼 수도 있다(분류학적으로 보면, 이 베도라치류는 아직도 연구 여지를 남겨 놓고 있어 앞으로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종들을 대상으로 정리가 필요한 분류군이라 할 수 있다). 베도라치는 우리나라 전 연안·일본·인도양·태평양·대서양 등 전 세계적으로 분포하고 있다. ●생태 청베도라치는 해안 암초 지대에서 주로 살고 있으며 6∼10월 사이(주로 여름철)에 조개 빈 껍데기 속에 산란을 한다. 수정란은 부화할 때까지 어미가 지키는 습성을 갖고 있는데 대개 수컷이 지킨다. 그물베도라치는 산란기가 12월에서 이듬해 4월 사이로 알려져 있으며 수정란은 부착 돌기를 갖고 있어 난막 표면끼리 붙어 지름이 몇 cm 정도인 알덩이를 형성한다. 수정란은 부화할 때까지 어미(수컷)가 보호한다. 부화한 자어는 부유 생활을 하지만 2cm 정도로 자라면 저서 생활을 시작한다. 베도라치는 암초가 있는 곳을 좋아하며 해조류가 번성한 곳에 많이 서식하고 바위 구멍이나 바위 그늘에도 머무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물속에 들어가 보면 의외로 아무 것도 없는 뻘바닥에서 많이 만날 수 있다. 베도라치는 산란기 조사 결과 11∼12월 사이에 점착성의 알을 낳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다른 종들과 마찬가지로 어미가 수정란 덩이를 감싸고 보호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대개는 수컷이 알을 보호하지만 때로 암컷과 수컷이 알덩이를 감싸듯하여 아를 보호한다. ●성장·식성 베도라치는 1년에 약 12∼13cm, 2년에 17cm 전후, 3년에 약 20cm 정도로 자란다. 그물베도라치·두줄베도라치 등은 새우·게·요각류·패류·작은 물고기 등을 먹는다. 대강베도라치는 동물성 먹이 외에 해조류도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장은 자세히 조사된 바가 없으나 그물베도라치는 2년에 약 17cm 정도로 자란다. ●낚시 붕어낚시에서 수초구멍치기는 최근들어 밀집된 수초대를 효율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낚시방법으로 알려져 있는데, 바다낚시에서도 ‘구멍치기’가 있다. 바로 그물베도라치 구멍치기인데 방파제를 쌓은 돌 틈이나 연안의 얕은 바위 또는 몽돌밭의 바위짬이나 바위 밑의 굴을 집중적으로 노리고 채비를 올렸다 내렸다하면 강한 입질로 채비를 끌고 들어간다. 그불베도라치는 암초밭에 살고 있는 노래미·쥐노래미·별망둑·점망둑처럼 갯지렁이·조갯살·새우·고등어살 등 육식성 먹이에 대한 탐식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별다른 세심한 채비를 필요치 않는다. 단지 날카로운 바위짬이나 바위 밑 구멍을 노리기 위해서는 밑줄도 2∼3호로 조금 강하게 쓰는 것이 흡집에 의하여 갑자기 줄이 끊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필자는 어릴적 부산 근교 연안에서 별망둑·점망둑과 함께 그물베도라치를 잡으며 놀았던 기억이 있다. 특히, 맑고 조용한 봄날 형님과 함께 지금은 한국해양대학이 들어선 영도 앞의 조도(아치섬)로 돛단배를 타고 들어가 간조시에 만들어지는 조수웅덩이(타이드풀) 속이나 윗부분이 드러나는 바위를 건너다니며 이들이 숨어있을 법한 바위들을 예측하면서 한 마리 두 마리 잡으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바닷가에서 지내던 기억이 있다. 바위를 건너다니다 보면 머리가 뾰족한 그물베도라치나 머리가 둥글 넙적한 별망둑의 머리를 눈으로 볼 수도 있는데 이때 손가락에 감은 낚싯줄을 살그머니 풀어내리면 덥썩 물고 들어가는 독특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당시는 낚시 대상어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던 종이었지만 최근에는 남해안 도시의 시장에서도 가끔 횟거리로도 팔리고 있는 종으로서(사실 쫄깃쫄깃한 살맛은 그 어느 고기에도 뒤지지 않는다) 앞으로의 많은 사랑이 기대되기도 한다. 청베도라치·두줄베도라치·저울베도라치 등은 갯바위 낚시에서 가끔 선을 보이는 종이긴 하지만 식용하는 이가 드물고 몸집이 작아 대상어로 취급되고 있지는 않은 실정이다. 이들 중 두줄베도라치는 손가락만한 작은 몸집이지만 아랫턱에 뱀 이빨같은 두 개의 강한 송곳니가 있어 취급시 조심하지 않으면 물리게 되는데, 필자에게도 피가 나고 상당히 통증이 수반되었던 기억이 있다. 한편, 베도라치는 베도라치류 중에서 맛이 있는 종이며 서해안(충남 지방)에선 이 종의 어린 새끼들을 잡아 말려서 ‘뱅어포’를 말려서 식용하고 있다. 성어는 고급 수산 어종이라기보다는 잡어로 취급되고 있으나 어린 새끼들은 오래전부터 ‘뱅어’라는 전혀 다른 어종의 이름으로 상품화하고 있었던 것이다. 암초 사이에서 얼굴을 내밀고 살아가는 이들 베도라치류는 아직 몸집이 작고 별다른 낚시 방법도 없어 잡어 취급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몇몇 종은 관심을 가질만한 것같다. <표>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대표적인 베도라치의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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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 일 묵 [一墨]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