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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명 : 잉어 ●학명 : Cyprnus carpio ●일본명 : 고이 (コイ) ●영명 : carp ●중국명 : 鯉魚 ●방언 : 주리기·발갱이(30cm 전후)·멍짜·닝어 산을 오르는 이들은 인류가 끝없는 도전을 계속하고 있는 에베레스트산 정상에 오르는 것이 꿈일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강낚시를 즐기는 이들이 한번씩은 해보고 싶은 '정상의 낚시'는 잉어낚시가 아닐까? 중국 황하의 상류에는 '용문'이란 산이 있고 산을 끼고 '용문협'이란 삼단폭포가 있었다. 이 폭포를 거슬러 올라갈 수 있었던 물고기는 잉어가 유일하였고 이 폭포를 거슬러 올라간 잉어는 용(龍)이 되었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옛부터 입신 출세나 입시에 합격하는 것을 '등용문을 지난다'고 하였다. 잉어는 그 생김새나 수명으로 보아 다른 물고기들에서 찾아볼 수 없는 위엄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옛부터 용왕의 아들이나 영물로 여겨져 왔으며 많은 전설이나 설화 속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름 잉어는 지방이나 크기에 따라 다른 이름으로 불리운다. 주리기, 발갱이(30cm 전후), 멍짜, 닝어 등으로 불리우며, 옛부터 동양에선 용사, 장수, 고귀함을 상장하는 종으로 여겨왔다. 서양에선 매우 영리한 고기로 취급되어 '강의 여우(river fox)'로 불리기도 하며, 모양이 아름답고 사육하기 쉬운 식용어로 '하천의 여왕(女王)'이란 별명도 갖고 있다. 영어권에선 잉어를 가리키는 독일의 고어(古語)인 'karpfo'에서 유한 'carp'(프랑스; carpe)란 이름을 갖고 있으며, 일본에선 '고이(コイ; 鯉), 중국에선 '鯉', '六六魚', '鮮后'란 이름을 갖고 있다. 일본명 '고이'는 몸이 살쪄 있다 하여 '肥(こ)えゐ(살찌다)'의 こえ에서 변화된 것이라고도 하며, 그 맛이 다른 고기보다 뛰어나다 하여 '뛰어나다(越(こ)えゐ)'의 こえ에서 유래한 것이라고도 한다. 또 '검은(黑 : クロい) 고기(魚)'란 말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학명은 Cyprinus carpio이며 속명(屬名)인 Cyprinus는 그리어로 잉어를 가리키는 'Kyprinos'에서 유래하였는데 이것은 사랑의 여신인 아프로디테의 별명인 kpris(여신이 가장 좋아했던 키프리스 섬의 이름을 딴 것)로부터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특징 잉어 하면 큰 민물고기, 장수하는 민물고기이며 수염을 갖고 있다는 것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우선 잉어는 덩치가 크다. 30cm급 은 '발갱이'라 부르며 새끼 취급할 정도이고 1m 급도 많다. 잉어의 수명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1백 50 ~ 2백년까지도 산다고 하니 물고기 중에서는 상당히 긴 생활사를 갖고 있다. 일본 나고야(長野) 지방에서 사육되었던 '花子さん(하나꼬)'란 잉어는 2백10살 정도였다는 기록이 있다. 잉어와 붕어를 구별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수염의 유무이다. 잉어는 입가에 수염을 갖고 있으나 붕어에서는 볼 수 없다. 또 잉어의 등지느러미 줄기수는 17~20개로 붕어의 15~17개보다 많고, 잉어는 비늘 기부에 검은 점을 갖고 있으나 붕어에서는 볼 수 없다. 그러나 가끔 잉어와 붕어의 중간형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것은 아마 자연에서 생긴 잡종으로 추측된다. 최근에는 잡종에 대한 형태, 유전학적인 검증 방법이 발달되어 표본에 의한 조사로 판정이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또 몸집이 잉어처럼 큰 종으로 한강에서도 출현하는 초어(草魚)를 들 수 있다. 크기가 1m 정도 정도되는 초어는 머리 생김새가 잉어와 다르기 때문에 혼돈될 정도는 아니며, 그 외 짧은 기부의 등지느러미와 잉어에 비하여 많은 옆줄 비늘수(37~43개) 등의 특징과 입가에 수염이 없다는 점으로 잉어와 구분할 수 있다(<표>참조). ●분포·분류 잉어의 원산지는 중앙아시아에서 중국 남부에 이르는 지역이었다. 지금은 이식과 그들 특유의 환경 적응력, 뛰어난 번식력으로 유럽·아시아 대륙·북미 대륙의 온대·열대 지방에 널리 퍼져 서식하고 있다. 잉어는 약 2천만년 전에 발생하였으며 유럽으로 전파된 것은 11세기에서 13세기까지의 십자군 원정 때 중동지방에 왔던 병사들에 의해서다. 당시 그리스도 교도들은 금요일에는 고기를 먹지 않는다는 계율을 지키고 있었는데, 이 때 생선은 예외였기 때문에 잉어를 잡아먹었다고 한다. 이 때 잉어에 맛들인 그들은 그 후 오스트리아에서 잉어 양식을 시도하였다. 그런던 중 비늘이 없는 돌연변이가 나타났고 그 후 독일 남부 지방에서 이 품종을 사용하여 비늘이 없는 '가죽잉어'와 큰 비늘이 몇 개밖에 없는 '거울잉어' 두 품종을 고정시키는데 성공하였다. 이들을 다시 이스라엘에서 품종 개량하여 지금 우리 나라에 이식되어 식용·낚시 대상 품종으로 인기 있는 '향어(이스라엘 잉어)'를 만든 것이다. 유럽의 따뜻한 남부 지방에서 16세기 경까지 양식되던 잉어는 그 후 북부 유럽으로 점차 퍼져나갔다. 북미 대륙에는 약 1백여 년 전 독일로부터 이식되었는데 그곳에선 잉어를 먹지 않기 때문에 그 수효가 엄청나게 불어났다고 한다. 어떤 주에선 잉어를 잡았다가 놓아주면 벌금을 물릴 정도로 '없애야 할 물고기'로 취급되고 있다고 한다. 잉어는 품종이 다양하여 이스라엘 잉어·가죽잉어(성장이 늦다)·거울잉어 외에 비단잉어·금잉어·백잉어 등이 있고 그 품종들 사이의 교배에 의하여 중간 형질을 가진 품종도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 잉어는 잉어목(目, Cyprinida), 잉어과(科, Cprinidae)에 속하며, 잉어류는 대부분 담수종으로 6~7과, 2백50속 이상, 2천5백여 종이 속해 있는 큰 그룹이고 잉어는 이중 대표적인 종이라 할 수 있다. ●생태 잉어는 성질이 온순하고 갑작스런 큰 환경 변화에도 잘 적응하는 생활력이 매우 강한 물고기로, 붕어에 비하면 바닥 생활에 잘 적응하여 큰 강·호수·늪 등의 꽤 깊은 수심에서 살고 있다. 대표적인 서식처로는 수심이 5~15m 정도인 벼랑 아래 돌무더기밭, 고운 모래나 흙이 있는 곳, 자갈과 마사토가 섞여 있고 장애물이 많지 않은 완만하게 경사가 진 곳, 골자리를 끼고 있는 바닥이나 예전의 개울자리, 물 속의 모래 둔덕같은 곳을 들 수 있다. 잉어는 붕어보다 더 따뜻한 물을 좋아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수온이 낮아지는 겨울이 오면 깊은 곳으로 이동하여 무리지어 월동한다. 봄이 되면 산란을 준비하는데, 지방에 따라 산란기는 다르지만 대개 붕어보다 약 한 달 정도 늦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나라에선 아마 아카시아 꽃 필(5월) 때가 잉어 산란기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보다 더 빠른 4월 중순에 이루어지기도 하며, 소양호나 파로호 등 일부 댐낚시에서는 6~7월의 첫장마 때 하기도 한다. 산란은 붕어와 마찬가지로 수초밭에서 이뤄지는데 맑고 바람이 없는 날 새벽부터 오전 중에 1마리의 암컷과 그 뒤를 따른 몇 마리의 수컷 사이에서 이뤄진다. 우선 암컷이 수면 가까이에 누워 꼬리지느러미를 흔들며 수초에 알을 붙이고 나면 수컷이 똑같은 동작을 하며 정자를 알에 방출함으로써 수정시킨다. 이 같은 산란은 산란기 중에 2~3회로 나뉘어 행해지며 한 마리가 낳는 알 수는 대개 20~60만 개이며 큰 놈은 1백 50만 개까지 낳는다. 잉어의 알은 침성점착란(沈性粘着卵)으로 지름은 1.6~2.5mm 이다. 수정란은 수온 15도에서 6일, 20도에서 4일 25도에서 3일만에 부화한다. 부화 직후의 자어는 전장 5~7mm로 배에 긴 난황을 갖고 있는데, 3일이면 난황을 흡수한다. 그 후로는 떠서 헤엄치면서 물벼룩과 같은 작은 플랑크톤을 잡아먹으며 성장한다. 부화 후 1개월이 지나면 3~4cm 정도로 자라고, 3cm 정도이면 형태적으로 잉어의 모습을 갖춘다. 그 후의 성장은 환겅 조건에 따라 크게 달라지나 대개 1년에 20cm 전후로 성장한다(<그림> 참조). 잉어는 위와 창자가 따로 구별되어 있지 않다. 즉, '위가 없는 종'으로 한꺼번에 많은 양의 먹이를 포식하지 않고 꾸준히 먹는다. 몸무게가 1kg인 잉어는 수온 20도에서 하루에 체중의 1% 정도의 먹이를 먹는다. 하루에 체중에 대한 먹이 먹는 비율은 수온이 높을수록, 크기가 작을수록 높아진다. 성장이 좋은 놈은 만 2년이 지나면 30cm 정도로 자라며 이 때부터 수컷 성숙 개체가 나타난다. 대개는 3년생부터 어미가 되는데 가장 왕성한 생식력을 갖고 있는 나이는 생후 4년생후부터 12~13년생까지로 알려져 있고, 그 후는 생식 능력이 감퇴한다고 한다. 산란기에 이른 어미 잉어는 붕어·피라미 등과 마찬가지로 뺨·몸·지느러미에 까칠까칠한 돌기(추성;追星)가 생겨나는데, 이것은 주로 수컷에 생기지만 암컷에서 나타나기도 한다. 이 추성은 산란기의 암컷을 자극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식성·성장 잉어는 저서 생물을 중심으로 다양한 먹이를 취하는 잡식성(雜食性)이다. 패류·물벌레·지렁이 뿐만 아니라 부착 조류·수초 등도 먹는다. 먹이 먹는 방법은 '빨아먹는 식'으로 입을 바닥에 대고 윗턱을 돌출시켜 먹이와 바닥 모래를 같이 들이킨다. 입 속에서 먹이와 모래는 분리되어 모래는 아가미를 통해 밖으로 나오며 먹이만이 목으로 넘어가게 되는 것이다. 성장 속도는 서식처의 환경과 내부의 유전적 품종 형질에 따라 상당한 개체 차이가 있지만 대개 1년에 15~20cm, 2년에 20~25cm, 3년에 25~30cm로 성장하며 자연에서는 60cm급이 흔하지만 1m까지도 자란다. 우리 나라에서 낚시에 낚인 최대 기록은 97년 6월 춘천 의암호에서 낚인 111.0cm(낚시춘추 집계)이다. ●낚시 잉어낚시는 쉽고도 어려운 낚시이고 한번 빠지면 다른 고기는 돌아보지도 않게 되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자원량이 줄어든 최근에는 장기전 낚시로 인식되어 있어 마치 한여름철 원도 갯바위에서 참돔이나 혹돔을 기다리듯이 며칠씩 숙박낚시를 시도하는 꾼들이 많다. 낚시 방법도 대낚시·방울(줄)낚시·릴낚시 등 다양하며, 장소와 계절에 따라 깻묵(짜개)·떡밥·감자·고구마·지렁이·새우 등 다양한 미끼가 쓰인다. 또 잉어낚시를 즐기는 분들은 나름대로 잉어의 습성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낚시 방법이나 미끼를 연구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는 자세한 나열을 생략한다. 지금은 사상공단으로 인해 없어졌지만 1960년대 부산시 엄궁·하단(낙동강 하류), 구포다리 아래 포인트와 더불어 유명한 잉어낚시 포인트였다. 밤 늦게까지 볶아서 빻은 보릿가루·깻묵가루를 미끼로 준비하여 새벽 별을 보면서 삼촌과 함께 떠나던 잉어낚시는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몇 개의 줄낚시를 설치해 놓고(당시는 릴낚시가 거의 보급되어 있지 않았다) 강가에서 재첩조개를 긁어내던 순간이며 딸랑거리던 방울소리에 놀라 뛰어가면 삼촌의 억센 손 끝에 끌려나오던 커다란 잉어가 새삼스레 그리워진다. 그 당시 잡은 큰 잉어들은 집 뒷마당의 물통 속에서 며칠씩 둥근 눈을 굴리면서 살아 있곤 했었다. 지금은 다 없어진 낚시터이고 그나마 오염 때문에 물에 손 담그기조차 싫은 곳으로 변해버렸다는 안타까움이 남쪽 하늘을 보면서 느끼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교차되곤 한다. 그래도 필자는 잉어가 많다는 경기도 화성군 석포지(일명 버들못)에서 매년 5~6월 사이 잉어의 멋진 산란 광경을 목격하는 것으로 어릴적 잉어낚시에 대한 향수를 달래곤 한다. 잉어는 낚시대상어로서 부동의 인기를 누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옛부터 한방에서 그 약효를 인정받아온 '고급 식품'으로 특히 임산부에게 좋다고 알려져 있다. 잉어 살 100g 중에는 수분이 76.9g, 단백질이 17.5g, 지방이 4.0g, 탄수화물 0.3g, 비타민 B1이 0.4mg, B2가 0.15mg 있어 저지방 고단백 식품이라 할 수 있다. 요즈음은 잉어·향어·비단잉어 양식이 일반화되어 식품뿐만 아니라 양어장 낚시용도 모두 양식산이 사용되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 잉어 양식이 시작된 것은 1915년부터이지만 본격적인 부화·방류 사업은 1928년 경남 진해 양어장에서 시작되어 매년 생산된 치어와 수정란을 전국 각 저수지에 방류하였었다. 지금은 육상 양어지 뿐만 아니라 소양호·충주호·안동호 등 대형댐에서도 가두리 양식되고 있다. 흐린 날 넓은 저수지 수면을 박차고 튀어오르는 잉어를 바라보노라면 맑은 물을 지키려는 수중 세계의 바램을 몸짓으로 대변하고 있는 듯한 느낌에 빠져들곤 한다. <표> 잉어와 초어의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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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 일 묵 [一墨]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