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민물] 쏘가리

영지니 2008. 7. 27. 14:10
쏘가리   
 

쏘가리


황쏘가리

 
■ 명정구 [한국해양연구소]

●표준명 : 쏘가리
●방언 : 금린어(錦鱗魚), 천잉어
●학명 : Siniperca scherzeri
●英名 : Mandarin fish
●일본명 : 고라이케쯔교(コライケツギョ)

“西塞山前 白鷺飛요 桃花流水 墋魚肥인데 靑擟笠 綠擟衣로 斜風細雨 不籥歸라”(만개된 복숭아꽃이 물위에 떨어져 흘러내려 오는 봄철에 강태공이 낚시를 물에 던진다. 물밑에서 살찐 쏘가리가 낚시에 걸려 올라오고 공중에서는 백로가 훨훨 날아 서새산 앞을 날아가고 있는데, 건너편 논에는 청사로 만든 삿갓을 쓰고 녹사로 만든 우장을 등에 걸친 농부가 가는 비를 맞으면서 농사에 몰두하고 있다(정문기 역))는 시가(詩歌)가 중국 당나라 시인 장지화(長志和)의 「어부가」(漁夫歌)에 있다.

한국이나 중국에 살고있는 쏘가리가 복숭아꽃이 만개되기 직전에 가장 맛이 있어 아름다운 경치와 어울리는 싯귀를 남겼나보다. 우리나라에서도 쏘가리는 귀한 고기를 여겨져 왔으며 황쏘가리(노란색을 띤‘쏘가리’(?))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이름

지방에 따라서 강쏘가리, 금잉어, 쏘가리, 금린어(錦鱗魚) 등으로 불리우고 있는 쏘가리는 중국, 한국의 특산종다운 이름을 갖고 있다.

학명은 Siniperca scherzeri인데 속명인 Siniperca는 라틴어로 ‘중국(sini)’+‘농어(perca)’란 뜻이다. 영명도 옛날 유럽인들이 쏘가리를 중국 대표고기로 생각하여 청나라시대의 중국고관을 상징하는 ‘만다린 피쉬’(mandarin fish)이다. 중국에선 옛부터 황제의 품위를 갖춘 귀한 고기로 여겨 잉어, 백어(백조어류)와 함께 3대명어(三大名魚)로 취급하여 왔다.

몸의 무늬가 마치 모직물의 그물무늬 같다하여 ‘궤-유이’(喬魚)로 부르며, 살맛이 돼지고기처럼 좋다하여 ‘수돈’(水豚)이라고도 한다. 또 일본에서도 ‘게쓰교오’로 기재하고 있다.

중국 이름 ‘궤-유이’는 쏘가리 몸이 잘 휘어지지 않는 특징에서 유래된 듯한데 이 이름을 가진 중국산 쏘가리는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종과 다르며, 우리나라 쏘가리는 중국에선 “斑墋”이라 한다. 그외 석계어(石桂魚), 암궐어(岩墋魚)라고도 불린다(중국에는 모두 6종의 쏘가리속(屬) 어종이 있다).

중국에선 옛날 유빙(劉憑)이라는 선인이 항상 쏘가리를 먹었다는 이야기도 있고, 이름이 ’궤-유이’가 ‘貴余’, ‘高貴’의 음과 발음이 같아서 귀한 연회의 식단에서는 빠지지 않는 물고기였다고 한다.

●특징

쏘가리는 한마디로 ‘뼈대있는 고기’이다. 일본에는 없는 우리나라 특산종로서 뿐만아니라 담수계에 서식하고 있는 몇 안되는 농어과 어종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강에 사는 어류는 대개 잉어류에서 볼 수 있듯이 부드러운 모습을 가진 종이 대부분이지만 꺽지·쏘가리만은 분류학상 농어과, 능성어아과(亞科, Epinephelinae)에 속하며 바다에 서식하는 고급어종인 능성어·붉바리·별우럭 등과 같은 그룹에 속하기 때문이다. 이런 분류군에서 볼 수 있는 독특한 체형과 날카로운 지느러미 가시를 쏘가리에서 볼 수 있다.

쏘가리는 체형이 능성어와 유사한 계란형으로 측편되어 있고, 입이 크며 머리는 앞쪽으로 뾰족한 편이다. 몸의 바탕색은 노란색이나 몸전체에 둥글고 불규칙한 흑색무늬들이 있으며 머리부위와 각 지느러미 위에는 몸통의 것보다 조금 작은 흑점이 산재해 있어 아름다운 물고기라 할 수 있다.

몸에 덮인 비늘은 작은 둥근 비늘이며 측선위에 104∼140개의 비늘이 있다. 등지느러미 가시에 손이 찔리면 매우 아픈데 등지느러미에는 12∼13개의 날카로운 가시와 12∼13개의 부드러운 줄기를 갖고 있다. 항문 뒤의 뒷지느러미에도 3개의 날카로운 가시와 8∼10개의 줄기를 갖고 있다. 크기는 50∼60cm정도이다.

●분포·분류

쏘가리는 생김새에서 느낄 수 있는 것처럼 담수어로서는 매우 드문 분류군인 농어과어류이다. 대부분 바다의 암초 부근이 주 서식지인 능성어류와 함께 능성어아과에 속하는데 우리나라에는 쏘가리속(屬, Siniperca)에 한 종만 기재되어 있으나 중국에는 가장 일반적인 墋(桂魚)을 비롯하여 長體墋·大眼墋·斑墋(한국 쏘가리와 동일종)·暗墋·白大墋의 6종이 알려져 있다.

쏘가리와 중국에서 흔한 중국 쏘가리S. Chuatsi의 차이점은 체고와 체측의 무늬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중국산 쏘가리는 쏘가리보다 체고가 높고, 체측 무늬가 특징이 있어 구분된다(그림1 참조). 또 체측도 쏘가리가 노란색 바탕에 둥근 흑색무늬를 가진데 비해 중국산 쏘가리는 약간 푸른끼가 있는 청황색바탕에 둥근 흑색무늬와 띠무늬를 갖고 있다.

크기에 있어서도 우리나라 쏘가리가 50∼60cm 정도인데(최대 62.1cm : 1986년 낚시춘추사 기록) 중국산 쏘가리는 정확한 최대 기록은 알 수 없으나 필자가 중국방문시 상해, 대련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것은 30∼40cm급이었다.

우리나라 담수계에 쏘가리와 같이 능성어과에 속해 있는 어종으로서 꺽지가 15∼25cm, 꺽저기가 15cm정도이다. 꺽지와 꺽저기는 아가미 뚜껑위에 눈모양이 청록색 무늬를 갖고 있어 쏘가리와 뚜렷이 구분할 수 있다.

쏘가리는 우리나라(북한포함)의 서 남해안으로 흐르는 각 하천과 중국에 분포한다. 반면 꺽지는 우리나라 특산종이며 꺽저기는 일본에도 분포한다.

●생태

쏘가리는 옛부터 시문이나 그림에 등장하는 유명한 어종으로 물이 맑고 바위가 많은 강(대체로 큰강)에서 주로 서식한다. 강 중, 상류의 적당히 수심이 유지되는 곳의 바늘 그늘에 머물고 있다가 먹이가 눈에 띄면 순식간에 튀어나와서 삼키고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가는 습성을 갖고 있다.

쏘가리의 입에서 등으로 이어지는 머리의 윤곽을 보면 거의 물의 저항을 받지 않고 앞으로 튀어나가 먹이를 덮치기에 적합한 형태를 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쏘가리는 복숭아꽃이 만개할 때부터 1∼2개월 후에 산란을 하는데 5월부터 7월상순까지가 산란기가 된다.

서의 산란장은 바닥에 자갈이 있고 수심이 그다지 깊지 않은 하천이고, 주로 밤에 산란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1936년 정문기박사의 관찰에 의하면 쏘가리의 알은 노란빛을 띄며 직경이 2.0∼2.2mm이고 수온이 19∼24℃에서 수정후 7일만에 부화하였다. 수정란은 자갈바닥에 가라앉아 있다.

부화직후 자어는 몸길이가 0.6mm이고 배에 난황을 갖고 있다. 몸길이가 10mm이상이 되면서 체고가 조금 높아지고 등·뒷·꼬리지느러미에 가시·줄기가 발달하기 시작하며 27mm가되면 어미의 모습을 갖춘 치어(稚魚)가 된다. 이 시기에는 체측 무늬가 완전히 발달되지는 않는다(그림2참조). 그후 성장함에 따라 점차 쏘가리 무늬가 생기기 시작하여 6∼8cm정도가 된 새끼 쏘가리는 체측무늬도 어미와 거의 닮게 되어 완전한 형태를 갖추게 된다.

쏘가리 알을 채집하여 부화 사육한 기록은 1932년 일본인 우찌다(內田)와 1936년 정문기박사의 관찰기록이 우리나라에선 가장 오래된 기록이다.

쏘가리의 초기 발생단계나 어린 새끼의 형태는 그 당시에 어느 정도 밝혀진 셈이지만 이 종의 사육기술은 그 후 수십 년이 지났지만 아직 확립되지 못한 상태로 계속 연구중에 있다. 이러한 사실은 분류학상으로 같은 무리에 속하는 능성어류의 대부분이 고급 어종임에도 불구하고 대량 인공 종묘생산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점과 통한다. 이것은 인공적으로 다루기 까다로운 초기생활의 특징을 가지고 있어서이기 때문일 것이다.

쏘가리의 새끼들은 2∼3cm 크기의 어릴적부터 떼를 짓지 아니하고 독립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실제 사육시에는 같은 종끼리 서로 잡아먹는 공식현상이 매우 심하고, 움직이지 않는, 즉 살아있지 않는 먹이(예 : 배합사료)는 잘 먹지 않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아무튼 육식성이 강하고 키우기 힘든 생태적 특징을 갖고 있음에 틀림없다.

●성장·식성

쏘가리에 대한 연구가 미진하여 아직 많은 부분들이 밝혀지지 않았다. 태어난지 1년이 지나면 약8cm, 만 2년이면 15cm, 만 3년이면 20cm로 성장하며 4∼6년이 지나야 30cm 내외로 자란다고 하니 성장속도는 매우 느린 편이다. 이러한 성장속도로 미루어 보면 쏘가리가 50cm급이면 붕어의 월척만큼이나 나이를 먹고 또 귀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식성은 한마디로 육식성이라 할 수 있다. 물고기나 물속에 사는 곤충을 잡아먹고 산다. 같은 육식성어류인 넙치도 어린 시기에 배합사료로도 사육가능한데 쏘가리는 어릴적에 살아있는 먹이만 먹고사는 사실을 미루어보면 육식성 중에서도 특히 유별난 물고기라고 생각된다.

●낚시

쏘가리나 꺽지 등은 서식환경이 붕어, 잉어와 다르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경우는 환경보호에 힘쓰지 않으면 그들의 서식처 자체가 좁아지면서 멸종의 길로 접어들지도 모른다. 거기다가 수산자원으로서의 어업이나 유어로의 낚시에 의한 남획도 점차 그 강도가 높아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위험시기는 이미 눈앞에 와 있는 것이 아닌가하고 걱정될 때가 많다.

쏘가리 낚시는 필자가 즐겨보지 못했기 때문에 전문지식은 없으나, 강에서 루어낚시를 하는 것은 운동도 되고 경치 좋고 공기 맑은 곳에서 하루를 보낼 수 있기 때문에 좋을 것 같다. 단지 쏘가리의 특성상 정착하여 살아가고 있는 곳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면 쉽게 자원고갈이 예상되므로 우리 낚시인 스스로 자원보호에 앞장서지 않으면 안되겠다. 산란기, 금어기는 철저히 지키고 작은 크기의 쏘가리는 현장에서 방류하는 습관을 가져야겠다. 또 무지개 송어와 같이 민간업자에 의해 대량으로 양식되고 있는 어종이야 어떻게 하더라도 자원증강사업이 가능하지만 아직 대량 종묘생산기술이 확립되지 않은 쏘가리는 연구, 보호에 모두 힘을 합하여야 한다. 더욱이 일본에는 아예 없는 중국, 한국 특산종이기 때문에 꺽지와 함께 정책적인 보호장치가 앞으로 계획되길 기대해 본다.

현재 천연기념물 제 190호로 지정되어 있는 ‘황쏘가리’는 쏘가리와 형태가 같고 염색체수까지 같았던 기록으로 보아 무지개송어와 노란색 무지개송어가 생겨 나오듯 색 기형의 앨비니즘(albinism) 결과로 생긴 돌연변이로 생각되므로, 앞으로 추가 연구검토를 거쳐 쏘가리와의 관계를 정립해야 하겠다.

최근 일본에선 우리나라에서 가져간 버들붕어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고 적극적인 보호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물고기 중에서 특산종이라 할 수 있는 쏘가리는 항상 우리 곁에서 볼 수 있도록 사랑하고 보호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겠다.

<표> 쏘가리와 꺽지의 비교
구분 쏘가리속 꺽지속
쏘가리* 중국산 쏘가리** 꺽지
학명 Siniperca Scherzeri S. Chuatsi Coreoperca herzi
영명 Mandarin fish Mandarin fish Korean perch
일본명 고라이케쯔교-
(コライツギョ)
게쯔교-
(ケツギョ)
고라이오야니라미
(コライオヤニラミ)
중국명 斑?, 岩?魚 ?, 桂魚, 桂化魚, 貴魚
형태 · 몸은 계란형이며 측편되고, 머리가 뾰족한 편이다. 꺽지보다 주둥이가 뾰족하다.
· 누런색 바탕위에 불규칙하고 큰 흑점이 밀집해 있다.
· 쏘가리에 비해서 체고가 높은편이다.
· 주둥이에서 눈을 거쳐 등으로 향한 검은띠와 등중앙에서 배쪽으로 내려진 비교적 큰 흑색띠가 특징적이다.
· 체색은 바탕이 청황색
· 쏘가리보다 조금 둥근 체형이다.
· 황갈색 바탕에 7∼8m의 폭넓고 윤곽이 뚜렷하지 않은 짙은색 가로띠가 있다.
· 아가미뚜껑 뒷부분에 은색 테두리가 있는 눈과 비슷한 청록색 무늬가 있다.
지느러미식 등지느러미
(D).ⅩⅡ∼ⅩⅢ, 12∼13
뒷지느러미
(A).Ⅲ, 12∼13
?

?
D.ⅩⅢ∼ⅩⅣ, 11∼13

A.Ⅲ, 7∼9
옆줄비늘수 104∼140 ? 66∼69
크기 50cm이상 30∼40cm(?) 15∼25cm
분포 한국, 중국, 북한 중국 한국, 북한
*중국 장강 이남에 분포
**중국 전역에 분포하며 중국에서 궤-유이(쏘가리)라 함은 이 종을 가리킴.
 
출처 : 일 묵 [一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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