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민물] 쉬리

영지니 2008. 7. 27. 14:12
쉬리   
 

쉬리


쉬리 꼬리지느러미 - 두 줄의 검정색 띠가 특징이다.

 
■ 명정구 [한국해양연구소]

●표준명 : 쉬리
●학명 : Coreoleuciscus splendidus
●방 언 : 가사피리,기름치,세리,여울각시,연애각시,참피리

1900년대가 지나가는 20세기 말에 출세한 물고기가 있다. 덩치가 크거나 힘이 세거나 맛이 좋아서가 아니고 그동안 외국영화에 뒤쳐져 오던 우리나라 영화에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영화 제목으로서 새삼 유명해진 '쉬리'란 물고기가 그 주인공이다.

●이름
쉬리란 이름은 세리, 쇠리, 쉐리 등의 지방방언에서 유래한 표준명이지만 정확한 어원은 알 수 없고, 그 외에도 이종은 가사피리, 가새피리,버들피리, 참피리 등 일반적으로 소형 민물고기들을 지칭하는 '00피리'란 이름과 '00각시'에 담긴 것처럼 예쁜 생김새를 상징하는 지방 이름을 갖고 있다. 학명은 Coreoleuciscus splendidus이다.

●형태
00각시, 00피리 등의 이름에서 느낄 수 있듯이 이 종은 피라미와 같이 몸집이 작으면서 예쁜 외모를 갖고 있는 민물고기로서, 원통형의 날씬한 몸매를 갖고 있다. 주둥이에서 꼬리 끝까지의 체측에 흑갈색·주황색·흰색·노랑색 등의 다섯 줄의 고운 줄무늬를 갖고 있다. 주둥이는 뾰죽한 편이고 비교적 작은 입을 갖고 있으며 입가에는 수염이 없다. 눈은 머리의 중앙보다 앞쪽에 위치하며, 옆줄은 직선으로 꼬리까지 이어지는데 옆줄 위의 비늘은 41장이다. 산란기의 수컷은 황금색·갈색등 화려한 혼인색(婚姻色)을 띠어 아름답다. 지느러미에는 1∼3줄의 흑갈색 무늬를 갖는다 크기는 10∼15cm 정도이다.

●분류·분포
한강·금강·낙동강·섬진강·동해안 일부 하천을 비롯한 남한 전역의 하천수계와 북한에도 일부 분포하는 우리 나라 특산종이다. 분류학적으로는 잉어목(目), 잉어과(科, Cyprinidae,), 모래무지아과(亞科, Gobioninae)에 속한다. 쉬리와 형태적으로 유사한 돌고기·가는돌고기·감돌고기 등과 구별하는 기준은 수염의 유무이다. 즉 위 세 가지 종들은 입가에 수염이 있는 데 비해 쉬리는 입가에 수염이 없는 것이 뚜렷한 특징이다. 그러나 수염이 있다 하여도 작기 때문에 얼핏 보면 혼돈되기도 하는데, 그 중에서 체형이나 지느러미의 무늬로 보아서도 쉬리와 가장 유사한 종은 감돌고기이다.

쉬리와 감돌고기는 주둥이가 비고적 뾰죽하며 각 지느러미의 위치 및 자느러미 줄기 수도 유사하고 각지느러미 위에 검은 무늬를 갖고 있는 점뿐만 아니라 그 무늬의 생김새도 매우 닮아 있다(그림 참조). 단지 쉬리는 체측에 검은색·보라색·노랑색·주황색 등 여러 아름다운 색의 세로띠를 띠고 있어 살아 있는 상태에서는 감돌고기와 쉽게 구분된다.

●생태
쉬리는 수심이 얕고 맑은 하천의 중·상류에 살고 있으며 바닥에 자갈이 깔린 여울을 좋아한다. 산란기는 5∼7월이며 수온이 30∼27。C범위일 때 자갈 바닥에서 산란한다. 수정란은 지름이 2mm 전후이며 부화 후 전장이 23mm 전후로 성장하면 체측에 검은색 세로줄이 나타나고 등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에 어미와 유사한 무늬가 출현하기 시작한다. 전장이 33mm 전후가 되면 배지느러미와 뒷지느러미에도 검은색 무늬가 나타나며 전장 4∼5cm 크기에서 어미와 유사한 형태로 완성된다.

●식성·성장
쉬리는 부화 후 만 1년이면 5∼6cm, 2년째에 8∼9cm로 성장하며 10cm로 자라는 데 3년이 걸린다. 식성은 잡식성이라 할 수 있으며 물 속에 사는 곤충들, 지렁이류 등 동물성 먹이를 많이 먹는 경향이 있다.

●낚시
'쉬리'라는 영화가 나오기 전에는 이 고기를 아는 이가 그다지 많지 않았다. 강이나 하천에서 가끔 마주쳐도 '피래미' 정도로 보아넘기곤 하던 물고기였는데, 올해 흥행한 영화 한편 덕분에 갑자기 유명해진 어종이다. 특히 그 영화가 올해 헐리우드의 자존심이라 할 수 있는 '타이타닉'을 앞지르고 흥행에 성공함으로써 그 동안 헐리우드 영화에 밀려오던 우리나라 영화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짐과 동시에 민물고기로서 최대의 출세를 기록한 것이다.

이같은 쉬리는 외모가 빼어나 우리 나라 민물고기 중에서 '1급 관상어'로 소개되고 있는데(민물고기 이야기, 1991) 이 종을 잘 아는 이들은 모두 이 종을 관상어로서의 가치가 높음에 입을 모은다. 또 이 종이 우리나라 민물수계의 맑은 중상류에서 만날 수 있는 흔한 종이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한국 특산종이라는 점에서 한번 더 그 가치를 되새기게 한다.

필자는 금강에서 떡밥 미끼로 쉬리를 낚아본 기억이 있는데(물론 쉬리를 노리고자 한 낚시는 아니었지만) 별달리 큰 느낌은 없었고 단지 떡밥 미끼를 빨아먹으면서 바늘을 삼키기에는 입이 무척 작은 종이라 생각했었다.아무튼 당시에는 그 작은 입으로 붕어6호 바늘을 정확히 흡입하였고 그로 인해 그때까지 동물성 식성을 가진 것으로만 생각하고 있던 쉬리가 식물성 먹이에도 상당한 탐식성을 나타낸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영화 제목으로서의 쉬리는 스파이의 신비하고 말못할 비밀을 간직한 듯한 이미지와 일치되고, 임진강의 하천 수계를 상하류로 오르내리며 자유로이 남북을 오가면서, 이산가족도 마음대로 만나지 못하는 현실을 안타까와 하는 우리 민족의 소망을 간접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데 매우 적합하였던 것 같다. 어쨌든 쉬리라는 물고기는 그 한편의 영화로, 심지어 자신의 모습조차 한 번도 보이지 않고도 출세어(出世魚)가 되었음에 틀림없다. 이번 가을 강낚시에서는 쉬리를 한 번 만나보는 것이 어떨까.

<표>쉬리와 감돌고기의 비교
쉬리 표준명 감돌고기
Coreleuciscus splendidus 학 명 Muraenesox cinereus

영 명 black shinner
야가타무기추쿠(ヤガタムギヒツク) 일 명 쿠로무기추쿠(クロムギツク)
쉐리, 가새피리, 참피리, 여울각시 방 언 가새피리, 거먹중고기, 충칭이
10 ~ 15 cm 크 기 7 ~ 12 cm
· 몸은 원통형이며 날씬하다.
· 주둥이가 뾰족한 편이고 입가에 수염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 체측에 검정색, 보라색, 황갈색, 노랑색 등의 세로띠를 갖고 있다.
· 각 지느러미에는 검정색 무늬가 있다.
형 태 · 몸은 돌고기와 유사하여 원통형이다.
· 체측의 등쪽은 흑갈색을 띠며 배쪽은 옅은 황색을 띤다.
· 가슴지느러미를 제외한 각 지느러미에는 2줄의 흑갈색 무늬가 있다.
Ⅲ, 7
등지느러미 줄기수 Ⅲ, 7 ~ 8
Ⅲ, 6
배지느러미 줄기수 Ⅲ, 7 ~ 8
41
옆줄비늘수 38 ~ 40
우리나라 전 하천, 강에 분포. 북한에도 일부 서식하는 우리나라 특산종이다. 분 포 금강, 웅천천, 만경강에만 분포하는 우리나라 특산종이다.
출처 : 일 묵 [一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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