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민물] 배스(Bass)

영지니 2008. 7. 27. 14:54
배스(Bass)   
 

배스


라지마우스 배스

 
■ 명정구 [한국해양연구소]

●표준명 : 배스(Bass)
●학명 : Micropterus salmodides
●일본명 : 오오구찌 바스(オオクチバス)
●영명 : Largemouth bass

우리나라의 강과 하천에서 옛부터 즐겨왔던 낚시대상어로는 잉어·붕어·매기·뱀장어·쏘가리·꺽지·피라미 등으로, 그 이름만 들어도 어떻게 생긴 물고기인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오래전부터 친숙해져 있던 종들이다.

그러나 최근들어서 챠넬매기·블루길·배스 등 생소한 이름의 물고기를 대상으로 한 새로운 낚시가 자주 소개되고 있고, 이중에는 이미 상당수의 동호인을 확보한 종도 있다. 이들은 모두 외국에서 이식되어온 종으로서 이식 경로에 관계없이 이미 우리나라의 자연계에 나름대로의 뿌리를 내리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기존 담수 생태계에서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는 이식이었지만, 낚시인들 사이에서는 새로운 낚시 장르의 개척이란 점에서 낚시계에 주는 신선감 때문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기도 하다. 이들 이식 어종중 배스에 대한 자료를 정리, 소개한다.

이식 경위

배스가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것은 지금으로부터 22년 전인 1973년 6월 15일로, 수산청 산하 청평내수면연구소에서 치어(稚魚) 5백마리를 미국 루이지애나주로부터 들여온 것이 처음 이었다(정, 1977). 그리고 그로부터 2년 후, 성장한 배스 어미로부터 치어를 생산할 수 있었으며 그들로부터 현재 우리나라에 서식지를 넓혀가고 있는 배스 계통이 시작되었다.

이름

1973년 미국으로부터 우리나라에 이식된 배스는 1977년 출간된 정문기 박사의 「한국어도보」에 <큰입우럭>으로 기재되어 있다. 당시 정리된 분류 체계에 의하면 현재 ‘블루길’‘월남붕어’로 통용되고 있는 Lepomis macrochirus(1969년 이식)는 <파랑볼우럭>으로, 배스는 <큰입우럭>과 <작은입우럭> 2종으로 모두 검정우럭과(科, Centrarchidae)에 포함되어 있다.(※여기서는 편의상 낚시계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배스로 칭하기로 한다.)

배스는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았기 때문에 별다른 별명이나 방언이 없지만, 원산지인 미국에서는 지방에 따라, 품종에 따라 여러 가지의 이름을 갖고 있다. 예를 들면 다른 종에 비하면 큰입을 가진 Large Mouth(Micropterus salmoides)는 Big Mouth Bass, Mossback, Straw Bass, Green Trout, Mud Bass, Jumper, Cow Bass, Lake Bass 등의 이름을 갖고 있으며, Small Mouth(M. dolomieui)는 Black Bass, Redeye, Jumper, Gold Bass, Green Bass, 등, 그리고 Spotted Bass(M. punctualatus)는 Kentucky Bass, Linesides, Diamond Bass 등의 이름을 갖고 있다.(미국에서 Striped Bass, White Bass라 불리우는 종은 배스가 아닌 ‘담수산 농어’류에 속하는 다른 종이다).

일본에서는 1925년 미국으로부터 들어온 Micropterus salmoides(일반명 : Large Mouth Bass)를 ‘큰 입을 가진 배스’란 뜻으로 ‘오오구찌 바스(オオクチバス)’ 또는 그냥 ‘바스(バス)’로 부르고 있다. 속명인 Micropterus는 그리이스어로 ‘작은’, ‘지느러미’의 합성어인데, 이는 최초 이름을 붙인 Lacepede박사가 관찰한 이 종 표본의 등지느러미 일부가 손상되어 매우 작아 보였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Largemouth bass의 종명인 salmoides는 이 종의 생김새가 연어와 비슷하다는 데서 유래하였으며 지금도 미국에선 ‘녹색의 연어(송어, Green Trout)’로 부르기도 한다. Spotted Bass의 종명인 punctualatus는 ‘점이 있다(dotted)’ 또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것이다.

특징

배스의 특징은 입이 크고 몸이 전체적으로 녹색을 띠고 있다는 데에 있다. 체형은 같은 과(科)에 속하는 불루길보다는 다소 긴 편이며, 등쪽이 짙은 녹색이고 배는 흰색을 띠며 아가미 뚜껑 뒤에서 꼬리자루에 이르는 흑색띠가 있다. 등지느러미는 하나이며(농어는 두 개) 앞부분에는 가시(극)가 있고 뒷부분에는 줄기(연조)가 있는데, 가시부와 줄기부는 凹모양의 경계로 이어진다. 뒷지느러미는 앞에 3개의 짧은 가시가 발달해 있다.

크기는 대개 30∼60cm급이며, 작년 6월 경기도 샘골지에서 58.6cm가 낚여 국내 최대어로 기록되어 있다('94 낚시춘추 최대어상 심사 결과).

분포·분류

배스는 분류학상 농어목(目), 검정우럭과(科, Centrarchidae), 검정우럭속(屬, Micropterus)에 속하며(정, 1977), 검정우럭과(배스, 블루길류)에는 전세계적으로 9속 30종이 알려져 있다. 이들 무리는 대부분 생김새나 생태가 유사하며, 이런 이유로 종간 잡종도 많이 출현하고 있다. 원산지는 북미(北美) 대륙이지만 이식에 의하여 서식지가 계속 확대되어 지금은 유럽·남아프리카·호주에도 서식하고 있다. 일본에는 1925년 이후, 우리나라에는 1973년 이후 이식되어 자연계에서의 분포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배스류에는 Large Mouth Bass와 Small Mouth Bass를 포함하여 총 6종이 보고되어 있으며, 그 외에도 많은 아종(亞種)들이 보고되어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 확산되어 있는 종은 미국에서 Large Mouth Bass라 불리우는 종으로 알려져 있으나 「한국어도보」(정, 1977)에는 Spotted Bass(또는 spot)라 불리우는 M. punctualatus로 기재되어 있어 현물 표본에 의한 검토가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라지마우스 배스와 스몰마우스 배스는 입 크기의 차이로 쉽게 구분되는데, 라지마우스 배스의 윗턱 끝은 눈뒤에까지 달하지만 스몰마우스의 윗턱 끝은 눈동자 아래까지 이른다.

한편 스포티드 배스는 발견된 이후 오랫동안 스몰마우스와 라지마우스 배스의 잡종으로 알려져 오다가 1819년 프랑스의 자연과학자 Rafinesque씨에 의해 새로운 종으로 명명된 이후 점차 다른종으로 인식, 인정되어 왔다. 이 종의 외부 형태는 라지마우스 배스와 매우 유사하여 가끔 혼돈되기도 하는데, 배가 희고 측선 아래에 검은 점이 세로로 줄지어 있는 점, 라지마우스 배스보다 작은 입, 측선 위 비늘수가 7∼9개(라지마우스 배스 7개, 스몰마우스 배스 11개), 등지느러미 줄기부 기부에 비늘이 있는 점(라지마우스 배스에는 없다)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그림 1>, <표 1> 참조). 몸 크기는 라지마우스 배스가 가장 크며(70cm), 스몰마우스 배스는 40∼50cm급으로 소형이다. 몸 크기는 이들 종의 서식지나 서식 밀도 등에 따라 같은 종이라도 상당한 차이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배스 분포 지역은 정확히 조사되어 있지 않지만 낚시가 이루어지고 있는 수역으로 미루어 보아 한강 수계, 낙동강 수계를 비롯한 전남의 일부 대형댐까지 그 서식지를 넓혀가고 있는 것 같다.

생태

배스는 다른 물고기들과 마찬가지로 계절에 따라 조금씩 그 행동양식을 달리 한다. 수온이 높은 여름에 활발하고 겨울에는 그 행동이 둔해진다. 물이 가만히 머물고 있는 곳을 좋아하여 호소 지역에 많고 하천이나 강에선 물의 흐름이 느려지는 하류 부근에 많다. 또 바닥에 뻘이 있거나 수초가 있는 곳에 많다.

서식 수층은 종에 따라 다른데 라지마우스 배스는 주로 얕은 표층에 머물며 스몰마우스 배스는 15m보다 얕은 수층에 많은 반면 스포티드 배스는 앞의 두 종보다 깊은 수심에 잘 적응한 종으로 30m 수심에서 발견되기도 한다(미국자료).

배스는 환경 적응력이 좋고 소금기에 대한 저항력도 강하여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기수역이나 만(灣)내에서도 잡힌 적이 있어 우리나라에서도 큰강의 하구 부근까지 서식지가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된다. 봄부터 가을까지 수초가 많은 곳이나 나뭇가지 등 장애물이 많은 곳에 머물면서 먹이를 찾아 활발히 움직이다가 수온이 10℃ 이하로 내려가는 가을 이후엔 조금 깊은 곳으로 이동한다. 수온이 낮아 활동하기 싫은 겨울에는 물속 장애물 사이에 무리를 이루어서 머물며 월동을 한다.

산란은 수온 16∼22℃ 범위에서 이루어지는데 일본이나 우리나라에서는 5∼7월로, 주로 6월에 왕성한 산란을 보인다. 산란기가 되면 우선 수컷이 바닥을 청소하고 직경 50cm, 깊이 15cm 정도 크기의 산란상을 만든다. 바닥은 모래나 작은 자갈이 섞인 곳이며 만약 서식지가 대부분 뻘인 경우에는 나무토막이나 수초의 줄기 등이 산란장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산란상과 산란상은 보통 6m 이상 떨어져 있지만 장애물이 많은 곳에서는 그보다 더 가까이 위치하기도 한다(블루길의 산란상은 수십cm 이내에 근접하기도 한다) .

산란상을 만든 수컷은 성숙한 암컷을 유인하여 알을 낳으며, 암컷은 몇차례에 걸쳐서 총 2천∼3천개의 알을 낳는다. 암컷은 산란후에 산란상을 떠나지만 수컷은 남아서 알을 지킨다. 수컷은 이들 알이 부화하여 부화한 새끼들이 어느정도 자랄 때까지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그곳을 떠나지 않으며 다른 종이 접근하면 쫓아버린다.

수정란은 보통 7∼10일만에 부화하며 부화한 자어(仔魚)는 영양물질인 난황을 흡수할 때까지 보통 일주일 정도 산란상에서 머문다. 그후에는 무리를 지어서 주변 연안 수초대에서 플랑크톤을 잡아먹으면서 성장하며 이때까지는 어미(수컷)의 보호를 받는다. 몸 길이가 2∼3cm 정도로 성장하면 무리에서 이탈하여 독립생할을 시작하며 이때부터 서서히 식성도 바뀌기 시작한다. 독립생활을 하던 새끼들은 저수온기에는 다시 무리를 이루기도 한다. 어릴 때에는 아가미 뒤에서 꼬리자루까지 이어진 검은 띠가 유난히 뚜렷하지만 성장하면서 점차 전체적으로 녹색이 강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식성·성장

부화후 난황을 흡수하고 나면 작은 플랑크톤을 먹지만 크기가 3∼5cm 정도가 되면 물고기 새끼·새우 등을 포식하기 시작한다. 대개 5cm 이상 크기에선 완전히 육식성을 띤다고 알려져 있다. 이들의 강한 육식성은 초식성 어류가 대부분이었던 우리나라 담수 생태계에 큰 변천을 가져올 수도 있으며, 특히 폐쇄된 호수나 댐에서는 많은 소형, 초식성 어류의 멸종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일본의 예를 보면 1925년 처음 이식된 후 거의 전국적으로 퍼져있는데, 조사에 의하면 새우류·빙어·참붕어 등이 자취를 감춘 곳이 많다고 한다. 또 일본 최대의 담수호인 비파호(琵琶湖)에서 배스가 발견된 것은 1974년경부터였는데 그동안 많은 양이 서식하고 있었던 납지리류의 몇종과 참붕어(붕어가 아님) 등이 완전히 모습을 감추었고, 마자·망둥어의 일종 등 작은 몇몇 어류가 크게 감소되었음이 밝혀졌다. 그러나 배스와 함께 블루길(일명 월남붕어)은 그 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댐이나 호수에서도 이와 비슷한 현상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정확한 실태 파악이나 종 다양성 보존을 위한 대책 수립이 시급한 실정이다. 성장속도는 알려진 자료가 거의 없으나 라지마우스 배스의 최대 크기는 미국의 경우 10kg급의 기록도 있을 정도로 대형으로 자란다고 알려져 있다. 스몰마우스 배스는 5kg급까지 기록이 있다. 배스의 성장은 서식지에 따라 다른데 하천에서는 대개 1.5kg급이 흔하고 저수지에서는 이보다 훨씬 크게 자란다고 알려져 있다.

낚시

배스는 강한 육식성으로 하천·호소의 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되지만 낚시에서는 일단 화이팅 넘치는 어종이라는 점에서 인기 상승 중에 있다. 국내에서는 1980년경 한강 수계인 팔당호 양수리에서 처음 낚시에 확인되기 시작하면서 점차 그 서식 범위가 넓어져 지금은 강화도를 포함한 경기도의 저수지뿐만 아니라 충주 부근 한강 수계와 남으로 낙동강에 이르기까지 넓은 지역에서 낚시에 확인되고 있다.

배스낚시는 그들은 식성이 육식성이기 때문에 생미끼를 사용한 대낚시도 가능하지만 루어낚시를 중심으로 발달하기 시작하여 현재는 상당수의 동호인을 확보하고 있고, 그 기법도 다양화되고 있다. 생미끼로는 새우류와 지렁이가 사용되며, 루어낚시에서는 스푼루어·스피너·웜 등이 사용되고 있다. 자세한 배스낚시 기법은 본지에 연재되고 있는 ‘한국적 배스낚시를 위한 그 이론적 접근과 실제’를 참조하기 바란다.

참고로 배스는 앞서 언급했듯 블루길과 함께 한국의 호소·하천 생태 파괴의 주역으로 일부 낚시동호인을 제외하면 곱지 않은 눈길을 받고 있는 어종이다. 필자도 지난해 ‘생물 다양성 보존을 위한 연구 모임’에 참석하여 우리나라에 이식되지 말았어야 할 어종으로 배스와 블루길을 꼽았었다.

그러나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더 이상의 배스의 확산을 막는 길 뿐, 일단 서식이 확인된 수계에서 이들을 제거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므로 현재의 배스 분포 수역을 정확히 파악하고 더 이상 서식지가 확산되지 않도록 하는 것만이 생물 종 다양성 보존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며, 몇 안되는 우리나라 특산 어종을 보호하는 데도 효과적일 것이라 생각된다.

<표> 대표적인 배스 3종의 비교
국명 Micropterus salmodides M. dolomieui M. punctualatus**
영명 largemouth bass smallmouth bass spotted bass
국명 배스(큰입우럭) 작은입 우럭 배스(큰입우럭?)
일본명 오오구찌바스(オオクチバス) - -
크기 40∼70cm 40∼50cm 40∼50cm
형태 - 세종 중에 입이 가장 커서 위턱끝이 눈 뒤에까지 이른다.
- 등지느러미 기부에서 옆줄까지의 비늘수가 7개
- 등지느러미 줄기부의 기저부분에 비늘이 없다.
- 체측의 세로무늬는 어릴 때 뚜렷하지만 성장에 따라 흐려지는 경향이 있다.
- 입이 작아서 위턱끝이 눈뒤에까지 이르지 않는다.
- 등지느러미 기부에서 옆줄까지의 비늘수가 11개
- 등지느러미 줄기부의 기저부분에 비늘이 있다.
- 체측의 세로무늬가 없거나 희미하다
- 입크기는 small mouth와 비슷하지만 외부형태는 large mouth와 유사하여 종종 혼돈되는 종이다.
- 등지느러미기부에서 옆줄까지의 비늘수는 7∼9개
- 등지느러미 줄기부의 기저부분에 비늘이 있다.
- 체측의 세로무늬가 뚜렷하며 하얀 배위에 흑색점이 여러줄 꼬리로 향해 있다.
분포 북미대륙 동부가 원산지이나 지금은 전대륙 멕시코까지에 퍼져있다. 일본, 아프리카, 호주 등지에 이식되어 있다. 북미대륙(미국 동북부에 많고) 멕시코나 캐나다에서는 거의 볼 수 없다. 북미대륙(남부, 서부지역)


아종이 있다. 우리나라 일본에 이식된 종으로 알려져 있다.
**large mouth와 small mouth의 중간형질을 많이 갖고 있고, ‘한국어도보’(정, 1977)에는 한국에 이식된 종에 이 학명을 쓰고 있다.
 
 
출처 : 일 묵 [一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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