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민물] 버들치

영지니 2008. 7. 27. 14:47
버들치   
 

버들치


버들개

 
■ 명정구 [한국해양연구소]

●표준명 : 버들치
●학명 : Moroco oxycephalus
●방언 : 버드쟁이, 버드래기, 중태기, 똥고기, 피리등
●英名 : Chinese minnow
●일본명 : 다카하야(タカハヤ)

눈덮인 계곡을 거슬러 오르다보면 얼음사이로 눈녹은 맑은 계곡물이 흐르는 소리가 아름답게 들리고 그 아래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는 손가락만한 물고기들을 볼 수 있다. 차가운 물속이라 손을 담그면 한겨울 추위를 느낄 정도이지만 몸집이 작은 물고기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물살을 거슬러 활발히 헤엄친다.

낚시대상어로서 그다지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일부 동호인들에 의해서는 꾸준히 낚시가 시도되고 있는 버들치·버들개가 바로 이 어종들이다. 버들치와 버들개는 모양이 매우 비슷한 종이지만 서식지가 뚜렷이 분리되어 있는 재미있는 물고기들이며, 항상 맑은 물에서 놀기 때문에 최근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한 우리나라에선 아끼고 지켜야 할 어종이라 할 수 있다.

●이름
버들치·버들개는 그 분포지역이 넓어서 옛부터 사람들과 쉬게 만날 수 있었던 물고기이기 때문에 지방마다 다양한 이름이 붙여져 있다. 버들치는 버드쟁이·보드래기·중타래·버들피리·버드락지·똥고기·피리·종사리·버들이·중태기·중어 등 수십가지의 방언이 붙여져 있으며 버들개 역시 이와 비슷한 이름으로 불리워지고 있다.

이런 이름들을 보면, 절이 많은 깊은 산속 계곡물에 살고있어 ‘중’이란 이름이 붙여졌는가하면 몸이 매끄럽다고 버들잎을 닮은 작은 고기가 버드나무아래 개울에 많이 산다하여 버들치·버들개·버들피리·버들이 등의 이름이 붙여진 것으로 생각된다. 버들개의 학명은 Moroco lagowskii(또는 M. Steindachneri)이며 영명으로는 fat minnow, mud minnow이며 일본명은 몸이 미끔미끈하다하여 ‘아부라하야(アブラハヤ)’로 불린다.

한편 버들치는 학명이 M. Oxycephalus이며 영명은 common fat minnow, 일본명은 버들개에 비하여 꼬리자루가 조금 높다고 하여 ‘다카하야(タカハヤ)’로 부르고 있다(이들의 속명은 Moroco 또는 Phoxinus로 쓰이고 있다).

●특징
버들치속(屬)에 속하는 물고기는 모두 비늘이 작고 뚜렷한 무늬를 가지지 않으며 몸표면이 미끈미끈함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분류학상으로 가까운 황어보다는 몸집이 매우 작은 소형 담수어로 10cm 전후의 체장이 보통이며 15cm가 넘는 것은 대형급에 속한다. 버들치는 몸이 길고 다소 측편한 편이며 입수염은 없고 입은 위쪽으로 향하지만 위턱이 아래턱보다 길다. 옆줄 비늘수는 70∼93개(64∼80개로 기재된 것도 있음)이며 다른 종에 비해서는 눈이 작은 편이다(머리 길이는 눈지름의 6.5배정도).

몸은 황갈색으로 등쪽이 암갈색·황갈색, 배쪽은 등보다 조금 옅은 색이며 체측 등쪽에는 짙은 갈색의 비늘모양 반점이 흩어져 있어 버들치 특유의 모양을 나타내고 있다. 크기는 15cm정도로 버들개보다 조금 소형이다.

버들개는 모양이 버들치와 매우 유사하나 약간 날씬하게 보이며 꼬리자루 높이가 버들치보다 약간 낮다. 입에는 수염이 없고 측선은 완전하다. 체측에는 불규칙한 검은 무늬가 산재하고 체측 중앙에는 검은색 세로띠가 하나 있다. 버들치보다 비늘이 작아 측선비늘수가 90∼110(76∼110)개이다. 옆줄은 거의 직선이고 등지느러미는 버들치에 비해 조금 앞쪽에 위치하고 있다. 크기는 20cm정도까지 자란다.

●분포·분류
버들치와 버들개는 잉어목(目), 잉어과(科), 버들치속(屬)에 속하며 우리나라의 버들치속 어류로는 이들 외에 동버들개·버들가지·금강모치의 5종가 보고되어 있는데 동버들개는 북한에 서식하므로 남한에서 볼 수 있는 것은 4종뿐이다<표1 참조>.

금강모치와 버들가지는 등지느러미 앞부분에 검은 반점이 있어 점이 없는 나머지 3종과 뚜렷이 구별되며, 동버들개는 함경남북도 하천에 서식하고 있어(영명, northern fat minnow) 남한에서는 볼 수 없다. 버들치와 버들개는 등지느러미 앞부분에 검은 점이 없는 점, 체형이 가늘고 조금 측편한 점, 눈이 작은 점등의 특징이 거의 유사하여 얼핏 보기에 구별이 어렵지만 비늘의 크기, 등지느러미의 위치, 꼬리자루의 높이, 체측 세로 무늬의 유무 등에서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비늘은 버들치 버들개보다 상대적으로 큰 편이지만 옆줄 비늘수는 버들개보다 적다.

등지느러미 위치는 육안으로 쉽게 알아볼 수는 없지만 버들치의 경우가 번들개보다 약간 위쪽에 위치한다. 즉, 버들치 등지느러미의 앞 기저 위치는 눈 뒷가장자리에서 꼬리기저까지의 중앙에 위치하며 버들개는 후비공(콧구멍)에서 꼬리지느러미 기저까지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다(정, 1977). 또 버들개의 체측에는 희미하나마 검은색 세로줄이 하나 있고 꼬리자루가 버들치보다 조금 가늘어 날씬하게 보이는 차이점이 있다.

버들치와 버들개는 이처럼 외형적으로 유사하지만 크기에 있어서는 버들개가 20cm정도까지 자라는데 비해 버들치는 15cm정도까지 자람으로써 버들개가 대형급이 많은 편이다. 분포지역은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의하면 뚜렷이 구분할 수 있는데 버들치가 서해·남해로 흐르는 하천의 중·상류역에 서식하는 반면, 버들개는 동해안쪽 하천에 서식한다<그림1 참조>

●생태
버들개는 깊은 산속의 상류나 산소함량이 풍부한 곳에 주로 서식한다. 바닥이 깨끗하고 물이 세차게 흐르는 장소를 피해 낙엽이나 약간의 감탕흙이 깔린 큰 바위 아래, 또는 소(沼)를 이룬 곳에 많은데 크고 작은 개체들이 어울려 살고 있다. 그러나 이 종은 상류에만 사는 것이 아니고 흐름이 완만한 중류 지역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

버들치 역시 산간 계곡의 맑고 찬물 속에서 사는데 큰 바위 아래, 소를 이룬 곳을 좋아하는 것은 버들개와 비슷하다. 이외에 우리나라 특산종으로 알려져 있는 버들가지나 금강모치 역시 산소가 풍부하고 물이 맑고 차가운 강원도 북부 깊은 산간 계곡수에서 서식하고 있어, 버들치속에 속하는 어종들 모두 물의 흐름이 어느정도 있는 산속의 계곡수나 하천 상류역을 좋아하는 무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버들개는 산란기가 4∼7월이며 수심이 10∼50cm로 얕고 바닥에 잔 자갈이나 굵은 모래가 깔려 있는 곳에 암컷과 수컷이 모여 산란한다. 평소 암컷과 수컷은 생식돌기(항문 뒤에 위치)의 형태로 구분할 수 있는데 수컷은 생식돌기의 끝이 뾰족한데 비해 암컷은 끝이 둥글다. 산란기가 되면 수컷의 생식돌기가 더 돌출하므로 뚜렷이 구별할 수 있다.

산란은 암컷과 수컷이 떼지어 모여 산란하거나 또는 한 마리와 여러마리의 수컷이 모여 산란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처럼 산란을 위해 여러마리가 무리를 지를 때에는 어린 개체들도 섞여 있음을 볼 수 있다. 잔자갈 사이에 낳은 알은 약 일주일이면 부화한다. 알에서 태어난 새끼는 배에 어미로부터 받은 영양물질(난황)을 가지고 있으며 이 난황을 모두 흡수하고 나면 물 표면으로 떠올라 떼를 지어 헤엄쳐 다니면서 먹이를 먹기 시작한다.

대개의 어류는 성장하는 과정에 따라 형태가 크게 변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종은 자라면서 체형이 크게 변하지 않는다. 17∼18mm크기에 이르면 각 지느러미가 완성되면서 치어기(稚魚期)에 이른다<그림2 참조>. 어린 새끼들은 표층을 헤엄쳐 다니면서 성장하다가 어는 정도 자라면 점차 중층이나 저층으로 서식 수심층을 옮기게 되고, 유영력이 강해짐에 따라 물의 흐름이 있는 곳으로도 진출하게 된다. 수컷은 1∼2년만에, 암컷은 약 2년만에 성숙하게 되어 성어(成魚)가 된다.

버들치의 산란기 역시 버들개와 마찬가지로 봄에서 초여름까지이며 하천이나 서식 장소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일본에서는 버들치와 버들개가 함께 서식하고 있는 하천이 있는데 이 경우에는 버들치가 버들개보다 조금 늦게 산란을 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식성·성장
플랑크톤이 많은 늪이나 얕은 저수지와는 달리 물이 맑고 차가운 상류역에 사는 버들치·버들개들은 무엇을 먹고 살까? 버들개와 버들치의 식성은 한마디로 잡식성(雜食性)이다. 물속에서 살아가는 조그만 곤충·갑각류·지렁이류, 육상에서 살다가 물위로 덜어지는 육상 곤충, 자갈밭이나 바위에 붙어사는 조류(藻類), 식물의 어린 싹이나 씨 등을 먹는다. 즉, 좁고 얕은 물 속에서 만날 수 있는 모든 먹이는 먹고 소화 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먹이나 종류의 양이 풍부하지 못한 수계에서 살아가야하는 이들에겐 가장 먼저 발달할 수밖에 없는 것이 이러한 다양한 먹이에 대한 식성(食性) 이었을 것이다.

이런 환경조건 속에서 살아가는 이 종들이 20cm가 안되는 작은 몸집을 갖고 있는 것은 대사생리로 볼 때 하나의 적응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성장속도도 느린 편이다. 버들개는 태어난지 1년이 지나면 6∼7cm밖에 자라지 않으며 2년만에 10cm내외, 3년만에 15cm내외로 성장한다. 이종이 20cm내외로 성장하는데는 4년 이상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버들치는 버들개보다 소형종이며 성장속도는 버들개보다 조금 느린 편으로 태어난지 1년만에 5∼6cm, 2년만에 8∼10cm, 3년만에 12∼14cm 정도로 자란다. 산간 계곡에서 만날 수 있는 어종들은 크기에 비해 의외로 나이가 많은 종이라 할 수 있다.

●낚시
우리나라 사람들은 덩치가 큰 생선을 좋아한다. 낚시대상어 중에서도 빙어나 은어처럼 인기가 있는 종이 아니면 작은 물고기는 무조건 ‘피라미’로 통용되면서 가치없고 귀찮기만한 존재로 취급되고 만다. 최근에 와서 겨울철 대형호수에서 빙어, 피라미 낚시를 즐기는 동호인 수가 늘고 있는 정도이며, 그외는 가을 강잡어낚시에서 몇몇 소형어종이 사랑받고 있을 뿐이다.

아직은 이런 분위기 때문에 버들치나 버들개가 주대상어종으로 부상하지 못하고 있으나 맑은 물, 깊은 산 계곡에서 좋은 경치와 어울려 즐길 수 있는 낚시의 특성으로 보아 머지않아 새로운 장르로 인기를 모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버들치나 버들개는 서식지가 깊은 산속의 개울이기 때문에 산천어 낚시를 겸해서 할 수 있겠다. 그러나 먹이에 반응하는 행동이나 입의 크기 등이 워낙 다르기 때문에 버들치나 버들개를 노릴 대에는 채비를 바꾸어야 한다.

버들치·버들개를 낚고자 할 때에는 장소가 산간 계곡일 경우 짧은 낚싯대를 쓰는 것이 편리하며, 원줄도 1호 정도로 사용하고 밑줄은 0.4∼0.8호 정도로 가늘게 쓰는 것이 좋다. 작은 입을 고려하여 바늘도 피라미 낚시와 같이 작은 것을 쓰는 것이 조과에 도움이 된다. 낚시터로는 앞에서 소개한 분포지역에서도 볼 수 있듯이 비교적 수량이 많은 상류 계곡에서 흔히 만날 수 있겠다.

<표1> 버들치속(屬) 어류의 비교
국명 버들개 버들치 버들가지 금강모치
학명 Moroco lagowskii M. oxycephalus M. semotilus M. Kumgangensis
영명 amur minnow chinese minnow black star minnow kumgang minnow
일본명 아부라하야
(アブラハヤ)
타카하야
(タカハヤ)
소보시하야
(ソボシハヤ)
콩고하야
(コンゴハヤ)
방언 버들가지,버들락지, 버들치, 피라미, 중태 버들개, 버들쟁이, 중태기, 똥고기, 피리 버들가지 버들피리, 산피리, 청피리, 모치
형태 · 몸이 가늘고 긴 원통형이며 조금 측편한 형이다.
· 비늘이 작고 황갈색 체색에 암갈색 점이 불규칙하게 산재
· 버들치에 비하여 꼬리지느러미가 다소 깊게 갈라져 있다.
· 등지느러미기점이 뒷코구멍 후연과 꼬리지느러미 기저와의 중앙에 위치
· 몸이 길고 옆으로 납작하며 비늘은 버들개보다 크다.
· 꼬리지느러미가 버들개보다 얕게 갈라져 있다.
· 등지느러미 기점이 눈동자의 후연과 꼬리지느러미 기부 중앙과의 중앙에 위치
· 버들개에 비하여 꼬리자루가 조금 굵은 편이다.
· 생김새는 버들개, 버들치와 비슷하지만 등지느러미 기부에 뜨렷한 검은점이 있다.
· 체색은 짙은 갈색내지 흑갈색이고 체측에 세로띠의 반문이 없다.
· 몸이 짧고 굵은 편이다.
· 체형은 버들개, 버들치, 버들가지와 유사하며 체색이 아름다워 등쪽은 황갈색이고 배쪽은 은백색이며, 몸의 중앙과 배쪽에 2줄의 주황색 세로띠가 있다.
지느러미식 등지느러미(D).Ⅲ, 7
뒷지느러미(A).Ⅲ, 7
D.Ⅲ, 7
A.Ⅲ, 7
D.Ⅲ, 7
A.Ⅲ, 6∼7
D.Ⅲ, 7
A.Ⅲ, 7∼8
옆줄비늘수 76∼110개 68∼80개 67∼73개 59∼66개
크기 10∼20cm 8∼15cm 7∼12cm 7∼10cm
분포 태백산맥의 동쪽, 중국북부, 만주, 연해주 서해와 남해로 흐르는 하천, 중국 북부, 연해주, 흑룡강 북한, 강원도 고성군(우리나라 특산종) 강원도, 충북, 전북, 경북의 계곡, 북한(우리나라 특산종임)
출처 : 일 묵 [一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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