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민물] 메기

영지니 2008. 7. 27. 17:27
메기   
 

메기


챠넬메기(챤넬메기)

 
■ 명정구 [한국해양연구소]

●표준명 : 메기
●학명 : Silurus asotus
●방언 : 미오기·미어기·미유기
●英名 : cat fish
●일본명 : 나마즈(ナマズ)

조용한 저수지나 늪에 밤이 찾아오면 작은 고기들은 수초 속이나 장애물에 몸을 숨기고 잠이 든다. 그러나 나이 많고 잠 없는 붕어·잉어나 낮잠을 실컷 즐긴 야행성 어류는 이 때부터 활동을 시작한다. 밤을 자신들의 무대로 삼고 긴 수염을 이리저리 휘저으며 먹이를 찾아다니는 메기가 바로 이러한 어종이다.

메기는 대표적인 민물 매운탕감으로 인기가 높은 어종으로서 옛부터 고급 어종으로 전해 내려오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여름철 밤낚시의 진객으로 각광을 박는 어종이기도 하다.

●이름
메기는 미오기·미어기·미유기 등의 방언이 있으나 대개 메기로 통용되고 있다. 영어권에서는 고양이처럼 긴 수염이 있는 고기라 ‘catfish’라고 하며, 강의 고래(몸집이 큰 메기를 비유함)라 하여 whale(고래)에서 유래한 ‘wels’란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일본에서는 미끄러운(なめらか) 몸과 큰 머리(ズ(ヅ))를 갖고 있다 하여 ‘나마즈(ナマズ)’라 부른다. 중국에서는 몸이 미끄럽다는 뜻의 ‘점어(鮎魚)’ 또는 ‘염어(櫄魚)’, 머리가 납작하다 하여 ‘제어(燯魚)’란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메기는 물고기 중에서는 수명이 긴 편에 속하고 성질이 사나우며 종류에 따라서는 3m 정도까지도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메기의 주산지인 아마존강이나 메콩강 부근에서는 ‘강의 아귀’란 별명으로 불리고 있으며 ‘악몽의 고기’로 취급되고 있다.

학명은 Silurus asotus이며 속명 Silurus는 그리이스어로 메기를 통칭하는 ‘Siluros’에서 유래한 것이고, asotus는 ‘방탕한 자’의 의미를 갖고 있다. 아무튼 별명이나 학명으로 보면 메기는 성질 사납고 음침한 물고기로 인식되어 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특징
작은 눈, 미끄러운 피부, 납작하고 큰 머리, 입가의 두 쌍의 수염, 작은 등지느러미 등이 메기의 가장 큰 형태적인 특징이다. 몸빛은 전체적으로 암갈색·흑자색·녹황갈색 등 다양하며 배는 약간 누런빛을 띤 흰색이다. 머리는 위아래로 납작하지만 몸통은 둥근 편이고 꼬리는 옆으로 측편된 형이다. 몸에는 불규칙한 무늬가 있지만 없는 개체도 있다.

입가의 수염은 어릴 때에 3쌍이 있지만 자라면서 2쌍만 남는데 긴 한쌍은 앞 콧구멍 옆에 있고 짧은 한 쌍은 아래턱에 있다. 입은 아래턱이 위턱보다 길며 옆으로 찢어진 형이다. 등지느러미는 몸통 앞부분에 있는데, 매우 작으며 5개의 줄기를 갖고 있다. 뒷지느러미는 항문 뒤에서 꼬리 끝까지 이어지며 71∼85개의 줄기를 갖고 있다. 가슴지느러미에는 굵고 짧은 가시가 있는데 바깥쪽에 한 줄의 톱니가 있다. 50∼60cm급도 흔하며 때로는 1m 정도의 대형급도 있다.

●분포·분류
메기는 메기아목(亞目) 메기과(科, Siluridae) 메기속(屬, Silurus)에 속하며, 우리나라 메기과에는 메기·동자개·자가사리를 포함하여 14종이 기재되어 있고(정문기, 1977), 메기속에는 메기와 미유기 2종이 있다(<표> 참조).

세계적으로 양극 지방을 제외한 대부분 담수역에 서식하고 있는 메기류(‘쏠종개’와 같은 일부 종은 바다에 서식한다)는 30여개과(科)에 약 2천여종의 많은 종이 있다. 지금도 메기류의 주산지인 아마존강·메콩강 수계에선 매년 새로운 종이 발견되고 있다.

메기와 같은 속(屬)에 속하는 미유기(S. microdorsalis)는 크기가 30cm 정도인 소형종이고 하천 중상류의 차고 맑은 물에 살고 있다. 반면에 메기의 하천 하류·늪·호수에 많이 서식하고 있어 분포 수역에서 차이를 보인다. 미유기는 학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메기에 비하여 가늘고 긴 편이다. 미유기의 몸은 전체적으로 어두운 곤색, 또는 암·청갈색을 띠며 무늬는 없다.

1972년 미국에서 이식해온 채널메기(일명 붕메기)는 붕메기과(科, Ictaluridae)에 속하며 최근 저수지나 댐에서 낚시에 낚이기도 한다. 이 종은 체형이나 겉모양이 동자개와 유사한데 메기·미유기와는 꼬리지느러미가 상하 양옆으로 갈라져 있는 점, 입수염이 3쌍(메기·미유기는 2쌍)인 점 등으로 구분된다.

메기가 우리나라 전역·중국·북한·대만·일본 등지에 널리 분포하는 반면, 미유기는 우리나라(북한 포함) 특산종이다.

●생태
물이 거의 흐르지 않는 하천이나 늪·저수지에서 살며 수질오염과 같은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좋은 야행성이다. 생후 만 2년이 지나 30cm 이상으로 자라면 성숙하여 어미가 된다. 산란기는 5∼7월이며 자연상태에선 비가 많이 온 후의 따뜻한 밤에 수초 무성한 얕은 곳이나 여울의 자갈 사이에서 산란이 행해진다. 30cm급 암컷 한 마리가 낳는 알 수는 1만∼1만 5천개이며, 크기가 60cm 정도인 대형급이면 10만개 전후의 알을 낳는다.

메기의 알은 지름이 2.1∼2.6mm 범위이고 옅은 노란색이나 옅은 녹색을 띠는데 약한 점착성을 가지고 있어 수초나 자갈에 붙는다. 수정된 알은 수온 20℃에서 72∼82시간만에 부화하게 되며 갓 부화한 새끼는 4.2∼4.6mm 범위이고 입가에 3쌍의 수염 원기가 나타난다. 이 3쌍의 수염 중 1쌍은 체장 6∼11cm 범위에서 퇴화 소실되어버리고 2쌍만 남게 된다. 알에서 부화할 때 배에 갖고 있던 난황은 8일 만에 대부분 흡수하고 그 후에는 먹이를 잡아먹는다. 부화 후 3∼5개월이 지나면 6∼7cm 정도로 자라며 몸은 성어와 거의 유사한 형태를 갖게 된다. 메기는 야행성이 강하여 낮에는 바닥 장애물이나 돌 사이에 숨어 있다가 밤이 되면 나와 어슬렁거리며 작은 동물들을 잡아먹는다.

물고기들은 제각기 나름대로 발달한 감각기관을 갖고 있는데 메기는 촉각기관으로서 뿐만 아니라 미각기관으로서의 수염을 갖고 있다. 메기의 수염의 표피층에는 맛봉오리가 있어 신맛·짠맛·쓴맛·단맛 등을 느낄 수 있다. 이런 맛봉오리가 있는 수염을 가진 어류는 대개 바닥에서 생활하는 종이며, 바닥에 있는 먹이를 찾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예를 들면 쏠종개·대구·잉어·미꾸라지의 수염은 메기의 수염과 마찬가지로 촉각·미각을 느끼는 감각기관 역할을 하고 있다. 메기의 수염이 이같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야행성임에도 불구하고 눈의 크기가 작은 것이 아닐까?

아무튼 물속에서의 메기나 미유기의 움직임을 보면 부지런히 수염을 앞뒤로 휘저으며 더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들은 상당한 부분의 감각을 수염에 의지하고 있는 것 같다. 미유기는 메기에 비하여 물이 맑고 바닥에 자갈이나 바위가 많은 강의 중상류역에 많이 서식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전역에서 볼 수 있으나 생태에 대한 자세한 보고는 없다.

●식성·성장
메기는 큰 입에서 느낄 수 있듯이 매우 강한 육식성(肉食性) 어류이다. 자신이 서식하고 있는 수계에 살고 있는 납지리·참붕어·미꾸라지 등 소형 어류를 비롯하여 새우·패류 등을 잡아먹으며 때로는 개구리까지 포식한다. 수온이 강하하면 먹이 활동이 둔해지며 10℃ 이하로 수온이 떨어지면 거의 먹지 않는다. 메기는 20∼30℃ 수온 범위에서 성장이 좋으며 대개 자연상태에서는 생후 1년만에 10∼15cm, 2년만에 20∼30cm로 자란다. 메기로서 대형급이라 할 수 있는 60cm급은 4년 이상 자란 것으로 추정된다.

산간지방의 계곡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미유기는 아직 전반적인 자세한 조사가 되어 있지 않지만 필자가 강원도 인제군 방태천에서 채집하여 수조 내에서 1년간 사육하며 조사한 결과로는 메기보다 성장 속도가 느린 것으로 보인다.

●낚시
메기낚시는 최근까지 전문적인 정보가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을 정도로 주 대상어종에서 제외되어 왔었다. 그러나 밤낚시, 특히 뱀장어나 메기의 진가를 아는 꾼들 사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메기 밤낚시는 나름대로의 멋과 맛을 선사하고 있다.

더불어 계곡이나 맑은 여울에서 즐길 수 있는 미유기(대개 지방에서는 ‘산메기’로 불린다)낚시 역시 깊어가는 여름밤 산간계곡에서 쏟아내릴 듯한 은하수를 바라보며 즐길 수 있어 그 멋은 어느 낚시에도 뒤지지 않는다. 특히 낚시터가 여러 가지 요인으로 오염이 심해지고 있는 요즘, 한적한 계곡에서 밤의 자연미를 만끽하며 낚시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은 멋진 추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도 지난해 우연한 기회에 미유기낚시를 해본 적이 있는데 입질이 오면 곧 물고 늘어지는 바람에 긴장하는 맛은 없지만 계곡의 물소리, 희미하게 윤곽만 보이는 깎아지른 절벽, 새소리 등 분위기는 일품이었다고 생각된다.

메기낚시에서는 메기의 강한 식성 때문에 미끼나 채비가 까다롭지 않아도 된다. 강원도 평창 지방에서는 메기 밤낚시에 거머리가 최고의 미끼로 꼽힌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경험으로 미루어보아 지렁이·미꾸라지·생선살 등을 두루 사용할 수 있다. 특히 미꾸라지 미끼에는 대형급 메기 외에 자라·가물치 등도 잘 낚인다.

어느 낚시든 낚아내는 맛이 큰 기쁨이지만 메기낚시는 그 기쁨 외에 먹는 맛을 빼놓을 수 없다. 메기는 동의보감과 같은 옛 문헌에서도 자주 언급되고 있듯이 단백질이 풍부하고 지방이 적어 소화, 흡수가 잘되는 고급식품이다. 특히 지방 성분에는 리놀렌산과 같은 오메가-3(W3)의 불포화 지방산이 많기 때문에 심장질환에도 좋고 머리를 말게 해주는 작용도 한다고 알려져 있다. 또 메기 매운탕은 민물 매운탕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에서 손꼽는 고급 요리이므로 한번쯤 즐겨봄직하다.

<표> 메기와 미유기의 비교
메기 국명 미유기
Silurus asotus 학명 Silurus microdorsalis
Cat Fish 영명 Korean Cat Fish
나마즈(ナマズ) 일본명 야나기 나마즈(ヤナギナマズ)
鮎魚 중국명 -
메기, 미오기, 메사구 방언 미유기, 노랑메기, 메사구
1m 크기 30∼35cm
- 몸은 긴편이고 머리는 종편되어 있다. 입이 크고 입가에 수염은 2쌍이다(어릴때에는 3쌍이 있다).
- 체측에 불규칙한 구름무늬가 있으며 없는 경우도 있고 전체적으로는 암갈색, 황갈색을 띤다.
형태 - 메기에 비하여 몸이 가늘고 긴 편이다.
- 메기에 비하여 등지느러미가 매우 작다.
- 주둥이 끝은 등쪽에서 보면 직선형이고 아래턱이 돌출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 몸색은 어두운 곤색을 띠며 무늬는 없다.
- 수염은 2쌍이다.
D. 5 등지느러미줄기수 D. 3
A. 71∼85 뒷지느러미 A. 67∼76
P. Ⅰ-12 가슴지느러미 P. Ⅱ-12∼13
60∼63 척추공수 54∼56
우리나라 각 하천 수계, 중국, 만주, 대만, 일본 분포 우리나라 특산어이고, 압록강 수계 이남과 원산만의 안변천 이남 하천에 분포, 메기보다는 상류에 서식

출처 : 일 묵 [一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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