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민물] 누치

영지니 2008. 7. 27. 17:34
누치   
 

누치


한강 팔당 여울의 배 견지낚시에서 잡힌 71cm 누치(90년 11월 3일 정광현).

 
■ 명정구 [한국해양연구소]

●표준명 : 누치
●방언 : 눈치·금잉어·멍짜·적비
●學名 : Hemibarbus labeo 또는 H. labeo labeo
●英名 : Skin carp
●日名 : 니고이(ニゴイ), 고라이 니고이(コライニゴイ)
●中國名 : 중순어(重脣魚, 脣魚)

자라면서 모양이나 색체가 크게 변하는 현상을 ‘변태(變態)’라 하며, 물고기 중에서 변태의 정도는 종마다 가지각색이라 할 수 있다. 어릴 적엔 좌우 대칭이던 것이 서앙함에 따라 눈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한쪽 면이 착색되어 눕는 넙치와 가자미가 있는가 하면, 어릴 때는 부드러운 입술을 가지는 돌돔의 경우는 성장하면서 새 부리 모양의 입으로 변한다.이러한 변태는 담수어보다 해수어에서 일반적으로 심하게 일어난다. 그런데 담수어 중에서 어릴 때는 마치 모래무지나 참마자와 같이 온몸에 작은 검은 점이 흩어져 있다가 자라면서 점이 없어지고, 잉어와 비슷하게 깔끔한 모습을 갖추는 고기가 있다. 바로 강 견지낚시의 대표적인 어종이라 할 수 있는 누치이다.

●이름
누치는 눈치(경기), 금잉어(평북), 중순어 등 지방에 따라서 여러 가지 이름이 있으나, 크기에 따라서도 그 이름이 다양하다. 작은 것은 적비·접비·뱅자갱이, 중치급을 모랭이·부눈치·젯비, 큰놈을 멍짜·눈치 등으로 부른다. <전어지>와 <해동역사>등의 고서에는 눌어(訥魚)로 표기되어 있으며 늣치·눕치·누치등 방언으로 소개되어 있다. 누치의 학명은 Hemibarbus labeo (또는 H. labeo labeo)이며, 일본에 서식하는 H. barbus(또는 H. lab대 barbus;니고이)와 닯아 있으나 몇가지 특징으로 구별되고 있다. 일본명인 니고이(ニゴイ)는 ‘잉어와 비슷한 고기’라는 뜻으로, 누치가 형태나 체색에 있어 잉어와 비슷한 점이 많은 고기임을 나타내고 있다. 속명인 Hemibarbus는 반정도의 barbus 즉, 유럽에 분포하는 잉어과 어류의 일종인 ‘barbus(수염을 가지고 있다는 뜻)와 비슷한 고기’란 뜻으로부터 유래하였다. 학명인 labeo는 입술이 크다는 뜻으로, 누치의 독특한 입술을 상징하고 있다. 이밖에 영명은 skin carp, 일본명은 고라이 니고이(コライニゴイ), 중국명은 중순어(重脣魚, 脣魚)등이다.

●특징
누치는 일본명에서 느낄 수 있듯이 그 외모가 잉어와 닯아있다. 그러나 잉어와는 머리 모양과 등지느러미의 형태에서 뚜렷이 차이가 난다. 즉 머리가 잉어보다 뾰족하고 꼬리도 잉어에 비하여가늘고 측편되어 있으며, 등지느러미기저 길이가 짧다. 입 모양은 바닥의 먹이를 취하기 알맞게 끝이 돌출된 턱의 아래쪽에 붙어 있다. 입가에는 한 쌍의 수염이 있으며, 눈이 비교적 크고 머리의 약간 위쪽에 위치한다.

몸은 배쪽이 은백색에 가까우며 등쪽은 배보다 황갈색의 어두운 색을 나타낸다. 누치는 또한 잉어나 붕어와는 달리 어릴 때의 모습이 어미와 전혀 다르다. 누치 새끼는 채색이 전채적으로 밝으며 체측에는 옆줄 위쪽에 6~7개의 암색 반점이 배열되어 있고, 깨처럼 작은 점들이 온몸과 등, 꼬리지느러미 위에 산재하여 참마자와 매우 유사한데, 이 반점과 점들은 자라면서 소실된다. 50~60cm급도 많으나 보통20~30cm급이 흔하다.

●분포·분류
누치는 우리나라 낙동강 수계로부터 서해와 남해로 흐르는 강에 널리 분포하고 있으며, 지끔까지 영동지방에서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북한・중국・만주에도 널리 분포한다. 일본에는 우리나라 누치와는 품종이 조금 다른(亞種) 니고이(ニゴイ)가 혼슈우・시코쿠・큐우슈우에 널리 분포하고 있다. 분류학상 누치는 잉어목(目), 잉어과(科), 모래무지아과(亞科), 누치속(屬)에 속하며, 누치속은 모래무지아과 중 가장 원시적인 분류군인데, 우리나라의 누치속에는 누치와 참마자(H,longirostris)의 두 종이 있다.

이 두 종은 형태도 비슷하고 서식처도 비슷하여 같은 장소에서 동시에 낚인다. 이같은 누치와 참마자는 누치가 50~60cm급의 대형어인데 비해 참마자는 20cm 이상으로 자라지 않아 구별된다. 그러나 누치의 어린 개체들은 참마자와 같이 체측에 반점들이 있어 형태적으로 유사성을 띤다.그러나 어미 누치와 참마자는 등지느러미 가시의 강약과 지느러미 반점의 유무로도 구별이 가능하다. 즉 누치의 등지느러미 가시는 끝까지 단단한데 비하여 참마자는 끝이 부드럽다(일본의 니고이도 끝이 부드럽다). 또한 누치는 모래무지(모래무지아과)와도 닮았는데, 모래무지는 뒷지느러미 시작기부와 항문이 떨어져 있고(누치는 붙어있음), 입술에 작은 돌기가 빽빽하게 나 있는 점으로 누치와 구별된다.

●생태
누치는 물이 맑고 바닥에 모래와 자갈이 섞여 깔린 곳을 좋아하므로, 대개 ‘강고기’로 알려져 있는 모래무지·마자류·피라미류 등이 서식하는 수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누치의 산란기는 봄(4~7월)으로, 겨울철 깊은 곳에 머물던 누치가 산란기가 가까워지면 떼를 지어 얕은 곳으로 거슬러 올라오는데, 이 시기를 ‘누치가리’라 한다.

산란기가 되면 바닥에 모래・자갈이 깔린 수심이 1m 이하인 얕은 곳으로 암・수컷이 몰려와 한 마리의 암컷에 여러마리의 수컷이 따라다니면서 산란을 한다. 산란된 알은 포도송이 모양을 이루어 자갈에 붙는데, 대략 20~40cm 크기의 누치 한 마리가 가지는 알은 약 2~3만개이다. 수정란은 수온 23℃에서 약 3~4일만에 부화하고, 갓 부화된 새끼는 8mm 전후이며, 부화 5일이면 난황을 모두 흡수하고 먹이를 먹기 시작한다.
그 후 크기가 15~20mm가 되면 입가에 수염이 나타나며 바닥 생활로 전환하고, 몸길이가 70mm 내외가 되면 거의 성어의 형태를 갖추게 된다.

어릴 때에는 자갈이나 돌에 붙은 규조류나 작은 부유생물을 먹으며, 어릴 때 체측에 존재하던 6~9개의 암색 무늬는 20cm 전후 크기로 성장하면 점차 사라지고 성어의 누치 형태를 갖추게 된다. 또 누치는 성장함에 따라 점차 하천이나 강의 수심 깊은 곳으로 옮겨 간다.

●성장·식성
누치는 어릴 때 일시적으로 참마자와 모래무지처럼 반점이나 체형이 비슷하지만 종 특유의 미끈한 몸매를 가진 후에는 다른 두 종류와 달리 50~60cm (60cm 이상 개체도 있음)급까지 자라는 대형종 중의 하나이다. 우리나라 누치의 정확한 성장도에 대해서는 조사된 바가 없으나, 부화한 당년 가을에 5cm 전후로 성장하고 만 1년에 8~10cm, 만 2년에 12cm 로 성장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20~30cm 급은 4~5년 생으로 볼 수 있으나 성어의 크기로 보아서는 더 빠를 수도 있겠다. 알을 낳을 수 있는 성숙한 어미로 성장하기까지에는 암컷이 4년, 수컷이 3년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누치의 식성은 턱의 아래쪽에 붙어있는 두툼한 입을 보고 알 수 있듯이 바닥에 서식하는 수생 곤충류・실지렁이류・갑각류 등을 주로 먹고 살며, 때로는 돌에 붙은 부착 조류(藻類)도 먹는다. 어릴 때에는 규조류나 떠 다니는 작은 생물을 잡아먹고 살다가 바닥 생활을 하게되면서부터 먹이를 취하는 동작과 함께 대상 먹이의 종류나 크기 등이 변하게 된다.

●낚시
누치낚시는 물이 맑은 수계에서 이루어지며 여울이 있는 곳에서의 여울견지, 배견지낚시로부터 릴낚시 또는 끝보기식의 대낚시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법이 있다. 또 곡우 무렵의 산란기가 되어 강을 거슬러 오르는 대형급 누치를 겨냥해 대형 스푼 루어로 강도낚시(훌치기)를 하기도 한다. 견지낚시와 대낚시는 깻묵·지렁이·구더기 등을 미끼로 사용하는데, 누치의 서식처 특성이나 먹이 먹는 습성으로 인해 어떤 종보다 효율적인 밑밥 투여가 중요하다. 미끼를 바늘에 직접 꿰어 낚는 견지나 대낚시의 경우는 누치가 맑은 물에 서식하고 후각이 뛰어난 종류임을 고려하여 냄새가 좋고 확산이 빠른 깻묵가루나 떡밥과 같은 밑밥을 적절한 범위 내에서 사용함으로써 보다 굵은 놈과 많은 마리수를 노릴 수 있다.

겨울 동안 하류의 깊은 곳에서 머물던 누치 성어들은 봄이 되면 산란장을 찾아 얕은 여울로 거슬러 오른다. 이 시기에 대형 누치를 마리수로 잡을 수 있으며 산란기를 전후하여 이루어진다. 임진강・소양겅의 누치낚시는 환경 차이로 인하여 시기적으로 조금 차이가 있으나 산란기 낚시의 대표적인 장소이다. 이 낚시는 일정 장소에서 약 10일간의 짧은 시기에 집중적으로 이루어지는데 이를 ‘누치가리’라 한다. 누치가리는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풍속 중의 하나로, 매년 4월 20일(곡우, 穀雨)을 전후하여 이루어지며, 이 시기에는 50~60cm급 이상의 대형급도 쉽게 만날 수 있다.

산란장에선 한 마리의 암컷과 여러마리의 수컷이 어울려 산란을 하게되는데 수정된 알이 나오면 피라미류와 끄리 등의 강고기들이 누치의 알을 먹어치우기 시작하는데, 이때 어미 누치는 자기들의 알을 잡아먹는 이들을 쫓기에 바빠진다.

누치가리의 포인트로는 바닥에 자갈이 깔리고 비교적 깊은 소가 부근에 있는 어느 정도의 물 흐름이 있는 여울이 좋고, 대낮보다는 새벽이나 저녁시간에 더 좋은 조황을 보인다. 그러나 누치가리는 누치의 산란기에 이루어 지므로 누치의 자원보호, 증강면에서 보면 결코 바람직한 낚시방법이라고 할 수 없다.
산란기나 산란장에 집중된 낚시 방법은 산란을 위해 모인 덩치 큰 어미를 잡는다는 매력은 있겠지만, 한 마리가 낳을 수 있는 수천, 수만 개의 알을 잡아내는 것이므로 풍족한 어족 자원의 유지를 위해서는 지양하는 것이 좋으며, 이를 위해 수산 당국이나 낚시단체 자체에서도 구체적인 구제 방안이 연구 검토되어야 하겠다.

누치의 가식부 100g 당 성분은 수분이 77.8g, 단백직이 17.3g, 지방이 3.0g, 탄수화물 0.8g, 회분 1.1g이며, 무기질(인)이 217mg, 비타민A가 45IU로, 일반 강고기와 성분이 비슷하다. 일부 상인들 가운데는 누치의 생김새가 깨끗한 점을 노려 바닷고기와 섞어서 횟거리로 팔기도 하지만(누치외에도 몇몇 민물고기가 바닷고기와 섞여 팔리기도 함) 누치는 간디스토마의 중간 숙주로 알려져 있으므로 생식은 금하는 것이 좋다.

<표1>누치와 참마자의 비교표
누치 구분 참마자
Hemi barbus labeo 학명 H. longirostris
눈치, 멍짜, 적비 방언 마자, 매자, 마주, 참마재
Korean barbel, skin carp 영명 Longnose barbel
고라이니고이(コライニゴイ) 일명 즈나가니고이(ズナガニゴイ)
40~60cm 크기 15~20cm
  • 체형이나 체색은 잉어와 비슷하며 머리가 뽀족하다. 어릴때는 체측에 6~9개의 암색 반점이 있고 작은 점이 있어 참마자와 유사하다.
  • 등지느러미 줄기는 단단하다.
  • 형태
  • 체형이 누치와 비슷하나 주둥이가 길다. 흰색 바탕에 등쪽이 암갈색이다. 배를 제외한 몸통에 깨알같은 점이 산재한다. 체측의 무늬는 모래무지와 비슷하다.
  • 등지느러미 가시가 연하다
  • 4~6월경. 산란기 5~6월경.
    영동지방을 제외한 서·남해안의 하천이나 강. 서식
    분포
    영동지방을 제외한 서·남해안의 하천이나 강.
    등지느러미(D). Ⅰ~10

    뒷지느러미 (A).9

    40~42

    지느러미
    줄기

    척추골수
    D. Ⅲ-7~(8)

    A. Ⅲ-5~(6)

    35~36
    출처 : 일 묵 [一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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