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바다] 삼세기

영지니 2008. 7. 27. 23:10
삼세기   
 

삼세기


쑤기미

 
■ 명정구 [한국해양연구소]

●표준명 : 삼세기
●학명 : Hemitripterus villosus
●영명 : Sea raven
●일본명 : 케무시카지까(ケムシカジカ)
●방 언 : 삼숙이(강원), 탱수(통영)

바다 물고기들 중 암초지대에 살고 있는 종들은 화려한 체색고 함께, 울퉁불퉁한 얼굴에다 크고 작은 피질돌기로 자신을 위장하고 있다. 감펭류·쑤기미·삼세기 등 어종들은 얼핏 보면 바위로 착각할 정도로 체색·얼굴 모양·피부·지느러미 등에 발달한 다양한 위장술을 갖고 있다.

●이름
삼세기는 지방에 따라 탱수(경남), 삼숙이(강원)로도 불리운다. 학명은 Hemitripterus villosus이며 영어권에서는 삼세기의 못생긴 생김새가 불길한 징조를 나타내는 듯하다 하여 'sea raven (바다 갈가마귀)'라 불리운다. 일본에서는 삼세기의 몸에 피질돌기가 많은 점이 마치 털벌레(케무시, 毛 )처럼 보인다 하여 '케무시가지까(ケムシカジカ)'로 불리운다.

●특징
삼세기는 한 마디로 못 생겼다고 할 수 있다. 머리는 골질 돌기, 요철 및 피질돌기로 울퉁불퉁하며 몸 전체에 나 있는 작은 과립상(顆粒狀) 돌기로 꺼칠꺼칠한 무늬는 지저분하게까지 보이기 때문이다. 겉 모양은 쑤기미와 유사하지만 등지느러미 가시가 강하지 않고 독(毒腺)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몸은 전체적으로 어두운 초록색 또는 갈색을 띠며 5개 전후의 모양이 불규칙한 가로띠를 갖고 있다. 머리의 윗부분은 울퉁불퉁하며 머리 등쪽과 턱 주변에는 피질 돌기들이 발달해 있다. 등지느러미에는 17∼19개의 가시와 11∼13개의 줄기가 있는데 앞쪽 4개의 가시는 분리되어 있다. 등지느러미 앞쪽 3개의 가시는 다른 가시에 비하여 긴 편이며 그 중에서도 첫 번째 가시가 가장 길다. 성어의 크기는 30∼35 cm정도이다.

●분류·분포
삼세기는 횟대목(目,Cottida), 물수배기과(科, Psychrolutidae)에 속하며 우리 나라 연안에는 1속 1종이 보고되어 있다. 분류학상으로는 거리가 있지만 삼세기는 외부 형태상 얼핏보면 맹독으로 악명이 높은 쑤기미와 매우 유사하여 혼돈하는 경우가 있다. 이 두 종은 머리가 조금 종편된 형이고 머리 윗부분에 요철이 많고 머리와 턱에 피질돌기를 갖고 있는 점, 입이 위로 향하여 있는 점이 매우 닮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삼세기의 등지느러미는 쑤기미처럼 강하지 않으며 독도 없고 앞쪽 4개의 가시가 독립되어 있는 점 등의 특징을 갖고 있다. 바꾸어 말하면 쑤기미는 등지느러미에 강한 독을 가지고 있으며 지느러미를 세우면 대부분의 가시와 줄기가 몸통과 같은 색의 피부로 덮혀 있는 데 비해 가시의 끝부분은 투명하고 강한 가시가 노출되는 특징을 보인다(그림 1).

체색은 삼세기의 체색이 암록색·암갈색을 띠는 데 비하여 쑤기미는 적갈색·암갈색·흑갈색·황갈색 등 매우 다양하다. 아무튼 이 두 종은 외관상 닮아 있다고는 하지만 쑤기미가 매우 강한 독을 갖고 있는 데 비하여 삼세기는 그러한 독이 없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표). 삼세기는 우리 나라 전 연안, 일본 홋카이도, 혼슈우 중부 이북, 베링해, 오호츠크해 등에 널리 서식하고 있어 비교적 차가운 물을 좋아하는 종이다.

●생태
삼세기는 늦가을부터 이듬해 3월까지 산란하며 산란장은 얕은 연안으로 알려져 있다. 수컷은 20cm 전후, 암컷은 24∼25cm 크기에서 성숙하며 수조 내에서의 관찰 결과에 의하면 삼세기는 10일 사이에 돌에 4∼5개의 알덩이를 낳는다. 한 마리가 갖는 알수는 크기에 따라 달라지지만 25cm급은 3,000개 전후, 30∼33cm는 5,000∼8,000개의 알을 갖는다. 알은 둥글고 알 표면의 점착 물질로 서로 붙는 침성(沈性) 점착난(粘着卵)이고 지름이 4.5∼5.0mm 범위로 연안에 살고 있는 물고기 알 중에는 큰 편에 속한다.

삼세기의 어린 새끼는 어미와 형태가 크게 달라 체장이 11.6mm 인 자어(仔魚)는 머리에 돌기가 없으며 눈과 입이 크고 배에 난황을 갖고 있는데 부화한다. 삼세기 새끼의 특징은 부화할 때부터 양턱에 이빨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체장이 14.8mm에 달하면 등지느러미는 둘로 나누어지지는 않지만 각 지느러미의 줄기수가 정수에 달하며 치어기에 이르며, 이후 머리에 돌기들도 발달하기 시작한다. 전장이 20 mm가 되면 등지느러미는 두 개로 거의 분리되며 등지느러미 앞쪽 것이 길게 신장된다(그림 2). 삼세기의 새끼들은 떼지어 다니지 않고 수면 가까이 또는 그보다 조금 깊은 수층에 흩어져 지내는데 치어기로의 전환기 즉, 17∼20 mm 크기를 지나면 바닥으로 내려가 생활을 하게 된다.

●식성·성장
물고기나 새우류를 주로 먹는 육식성 어종이다. 대부분의 연안 어종들은 표층 생활을 하는 자,치어기 동안 동물성 플랑크톤을 주로 먹는데 삼세기의 자,치어는 동물성 플랑크톤은 물론 볼락 새끼와 같은 다른 어류의 새끼들을 잡아 먹는 습성을 갖고 있다. 이처럼 부유 생활기 동안 다른 어종의 새끼를 잡아먹는 강한 어식성을 나타내는 것은 특이한 습성이라 할 수 있다.

●낚시
물고기의 식성이나 습성은 대개 그 생김새를 보면 짐작할 수 있는데 삼세기의 경우는 외모로 보아 그다지 식성이 까다롭지 않음을 느낄 수 있다. 필자는 삼세기를 낚아본 경험이 없어서 무엇이라 단정 짓기가 어렵지만 삼세기의 생김새로 미루어 지렁이나 새우와 같은 미끼를 보면 아무런 경계심없이 무조건 물고 늘어질 타입으로 생각된다. 실제 자연 상태에서는 어떤지 모르겠으나 식성이 육식성이면서 어릴 적부터 다른 어류의 새끼들을 잡아 먹을정도로 탐식성이 강한 점을 보면 낚시 미끼에 대한 반응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삼세기는 '삼숙이 매운탕'으로 유명한데 별로 깔끔하지 못한 외모에 비하면 맛은 있는 편으로, 일부 지방에서는 제법 이름있는 요리의 재료가 되고 있다. 또 자연산이라면 고급 양식종보다 훨씬 값어치가 있는 최근의 추세에 힘입어 상당한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으며 장래의 개발 가능한 양식종으로 검토되고 있다.

삼세기와 생김새가 비슷한 쑤기미 또한 희고 독특한 살맛으로 대부분이 일본으로 수출되고 있는데, 이처럼 이 두 종은 우락부락하게 생긴 생김새와는 달리 독특한 살맛을 갖고 있는 종으로 유명하다. '못생겨도 좋다 맛만 있어다오?'

<표>삼세기와 쑤기미의 비교
삼세기 표준명 쑤기미
Hemitripterus 학 명 Inimicus japoicus
sea raven 영 명 devil stinger, lumpfish
케무시카지카(ケムシカジカ) 일 명 오니오코제(オニオコゼ)
삼숙이(강원), 탱수(통영) 방 언 범치(전라), 쏠치(여수), 쐬미
30 ~ 35 cm 크 기 25 cm
· 머리는 조금 종편되었으며 꼬리부분으로 가면서 측편된 형이다.
· 체색은 암녹색, 암갈색으로 옆구리에 5줄 전후의 불규칙한 흑갈색 가로띠가 있다.
· 머리 위쪽은 울툴불퉁하며 골질돌기가 있다.
· 등지느러미가시에 독이 없으며 앞쪽 4개의 가시는 독립된 것처럼 보인다.
형 태 · 체형은 삼세기와 유사하지만 등지느러미가시가 강하고, 강한 독을 가지고 있다.
· 체색은 서식장소에 따라 흑갈색, 황갈색, 적갈색 등 다양하다.
· 입은 위쪽으로 향해 있으며, 머리와 턱, 옆줄 위에 촉수모양의 돌기물이 발달해 있다.
등지느러미(D). 4,13~15 - 11~13
뒷지느러미(A). 12 ~ 15
지느러미
줄기수
16~18 - 6~7
3- 9~10
전 연안, 일본 북해도, 혼슈우 분 포 서·남해, 일본 중부이남, 동중국해, 말레이군도, 인도양, 하와이
출처 : 일 묵 [一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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