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선.식이요법

궁중음식 ; 진달래화전과 화채

영지니 2016. 7. 31. 11:14

진달래 화전과 화채 눈으로, 코로, 입으로 즐기는 봄

오미자 화채에 진달래를 띄워 만드는 진달래꽃 화채

예로부터 우리 조상은 봄을 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화전놀이’라 하여 산과 들로 나가 찰떡을 지지면서 즉석에서 딴 참꽃을 떡 위에 부쳐 먹었다. 16세기 시인 임제는 “작은 개울가에서 돌을 고여 솥뚜껑을 걸고, 기름을 두르고 쌀가루를 얹어 참꽃을 지지네. 젓가락으로 집어 맛을 보니 향기가 입에 가득, 한 해 봄빛이 뱃속에 전해지네.”라고 시를 남겼다. 궁에서는 왕비가 친히 궁녀들을 거느리고 옥류천 가에 나가 번철을 걸고 진달래꽃을 따다가 찰떡을 지져 먹는 봄맞이 풍류를 즐기기도 했다. 음주가무를 하고 시를 읊으며 하루 종일 자연과 더불어 만끽하는 날이었다. 궁에서부터 민간에까지 오랫동안 지켜 내려오는 아름다운 풍속이다.

진달래는 참꽃, 두견화라고 부른다. 꽃을 익은 찰떡에 붙이면 분홍빛이 연한 보랏빛으로 변한다. 진달래 화전을 먹는 맛은 다른 음식을 먹는 맛과는 다르다. 화전은 맛으로 먹기보다는 멋으로 먹는다 하여야 한다.

화전은 찹쌀가루를 익반죽하여 둥글게 만들고 기름에 지진다. 떡이 말갛게 익으면 떡에 진달래를 얹는다. 꽃 하나씩을 붙이지 않고 아예 떡 반죽을 할 때 꽃을 많이 넣어 하여 전체 반죽이 꽃 색이 나게 한다. 화전은 먹는 꽃만 있다면 어느 때라도 할 수 있다. 화전을 할 수 있는 꽃은 매화꽃, 원추리꽃, 옥잠화꽃, 봉숭아꽃, 색맨드라미잎, 황국 등이 있다. 꽃이 없다면 푸른 잎인 쑥갓과 대추로 꽃 모양을 내기도 한다. 매우 멋을 내는 떡이므로 경사나 제사 때 편을 고이고 맨 위에 장식하는 웃기떡으로 많이 쓰인다. 꽃을 쓸 때는 꽃술을 떼고 써야 한다. 꽃잎이 길면서 분홍빛이 진하고 가운데 검은 점도 뚜렷한 철쭉은 독이 있으므로 분간해서 써야만 한다. 진달래꽃은 꽃잎만을 떼고 꽃술은 뽑아내어 얼른 헹구어 물기를 잘 두드려 없애야 한다.

화전은 맛으로 먹기보다는 멋으로 먹는다 하여야 한다.

진달래꽃은 떡 위에만 붙여서 먹지 않고 붉은빛이 도는 오미자화채에 띄워 화채도 해먹는다. 오미자의 성분을 우려내어 새콤달콤한 국물을 만들고, 진달래꽃은 녹말을 묻혀 끓는 물에 잠깐 데쳐내어 쓴다. 그 향기와 빛깔이 봄의 화사함을 자연 그대로 나타내주니 참으로 곱고 아름다운 우리 음식이다. 몸에도 좋고 보기에도 아름다운 자연음식이니 세계에 자랑할 만한 음료다.

우리 민족에게 꽃을 먹는다는 것은 약용 등 식품학적 가치보다는 꽃의 아름다움, 향기, 계절감을 풍류놀이와 함께 즐기며 쓴다는데 그 의미가 있겠다. 즉, 계절마다 핀 꽃으로 떡, 화채뿐 아니라 나물, 탕, 술로도 만들어 계절의 변화를 몸소 느껴본다는 것이다. 꽃을 먹는다 함은 꽃이 가진 약효성분을 얻어 건강을 얻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꽃을 요리재료로 쓴다는 것은 자연의 아름다움, 향기, 입 속에서의 감촉 등으로 먹는 즐거움이 또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진달래 화전 만들어보기

[재료]
찹쌀가루 2컵, 끓는 물 3~4큰 술, 진달래꽃 20~30개, 식용유 적당량, 설탕(또는 꿀) 약간

[만드는 법]
1. 찹쌀가루에 끓는 물을 넣어 치대면서 말랑하게 익반죽하여 지름 4cm 크기로 둥글납작하게 빚은 후 기름 바른 쟁반에 놓는다.
2. 진달래는 꽃잎만 떼고 꽃술은 뽑아낸 후 얼른 헹구어 물기를 제거한다.
3.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달궈지면 불을 약하게 하여 화전 반죽을 올려 서로 붙지 않게 떼어 놓는다. 아래쪽이 익어 말갛게 되면 뒤집는다.
4. 익은 쪽에 진달래꽃을 붙여 살짝 누르고 뒤집지 않고 그대로 꺼내어 설탕 또는 꿀을 고루 묻힌다.

진달래 화채 만들어보기

[재료]
오미자 ½컵, 물 2컵, 설탕 1컵, 물 4컵, 진달래 30개, 녹말가루 약간, 잣 1큰술

[만드는 법]
1. 오미자는 물에 씻어서 찬물 2컵을 부은 후 하루를 우려내어 고운 체에 밭친다.
2. 설탕 1컵과 물 1컵을 섞어 끓여 차게 식혀서 물 3컵을 붓고 ①의 오미자국에 섞는다.
3. 진달래는 꽃술을 따고 깨끗하게 씻어 녹말가루를 묻혀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찬물에 헹군다.
4. 화채 그릇에 오미자 국을 담고 데친 진달래와 잣을 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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