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문성(들성지) 생태공원은 여름이면 연꽃이 가득 피어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구미龜尾에 대한 몇 가지 생각들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신화와 함께 성장한 도시 구미.
그러나 여행에 있어서 구미는 미지와 미개발의 영역으로 남아 있었다.
알아 가는 재미가 남달랐던 도시.
그 꼬리와 몸통에 대한 이야기.
그러나 여행에 있어서 구미는 미지와 미개발의 영역으로 남아 있었다.
알아 가는 재미가 남달랐던 도시.
그 꼬리와 몸통에 대한 이야기.
↑금오산 도립공원
♣구미龜尾
조선시대 영남대로가 지나갔을 정도로 교통의 요지였던 구미는 공단이 들어서면서 국가 차원의 수출산업기지로 전략적인 개발이 이루어진 곳이다.
조선시대 영남대로가 지나갔을 정도로 교통의 요지였던 구미는 공단이 들어서면서 국가 차원의 수출산업기지로 전략적인 개발이 이루어진 곳이다.
도립공원인 금오산을 남쪽에 끼고 있으며, 낙동강이 북에서 남으로 시를 관통하고 있다.
인구 2만의 소읍이었던 구미는 1978년 시로 승격됐으며 현재는 42만명의 인구가 2개의 읍, 6개의 면, 19개 동에 살고 있는 젊은 도시다.
↑ 1. 신라 최초의 사찰 도리사 2.구미 나들목을 지나면 보이는 예스구미 타워.
예스YES는 Young(젊음),
Electronic(전자),
Satisfaction(만족하다, 소원성취)의 첫 글자들이다
▶구미 찾아가기
서울역에서 ITX-새마을호를 타면 구미역까지 3시간이 걸린다.
서울역에서 ITX-새마을호를 타면 구미역까지 3시간이 걸린다.
조금 더 느리다. KTX 경부선을 이용하면 김천구미역까지 1시간 30분 만에 도착하지만 구미 시내까지 다시 버스 등의 차편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고속버스로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구미종합터미널까지 3시간이 소요되며, 승용차로는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국내 내륙 최대의 공업도시인 구미시 전경
↑박정희 생가
●영광의 꼬리들에 대하여
구미에 달린 꼬리들
구미를 다녀왔다.
거북이 꼬리를 닮았다고 하여 구미龜尾라고 불리는 땅.
그러나 그 이름의 연원을 정확히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옛날 구미가 선산군에 속한 작은 면에 불과했다면 지금의 구미는 선산군을 자신의 영역으로 흡수해 버린 인구 42만의 시가 됐기 때문이다.
거북이에 어울리지 않는 빠른 성장이다.
그 사이에 구미에 도대체 무슨 일이 생겼던 걸까?
구미에 달린 꼬리표를 하나씩 살펴보자.
가장 최근에 반짝이는 꼬리표는 황치열이라는 이름이다.
중국판 <나는 가수다> 프로그램에 출연해 톱Top 5에 오를 정도로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는 그가 유년을 보냈고, 부모님이 살고 있는 도시가 바로 구미다.
또 다른 방송 <나 혼자 산다>에서 소개된 황치열의 구미 맛집에도 손님들의 발길이 늘었다고 한다.
누군가는 ‘이러다 구미가 요우커들의 성지가 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 찬 전망을 쏟아냈지만 어쨌든 산업도시로만 인식되던 구미가 문화예술의 영역(?)에서 회자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구미가 배출한 인물들의 왕좌가 바뀔 전망은 없다.
구미의 두 번째 꼬리는 박정희 전前 대통령의 고향이라는 것이다.
쓰러질 듯 가난했던 초가집을 새로 지어 복원을 해 놓았고, 그 가난을 보상하듯 수년째 대규모 공원화가 진행 중이다.
구미 최고의 관광지이자 순례지가 되어 외지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그의 고향이기에 가능한 신화적인 이야기와 복잡한 감정들이, 늘어나는 터만큼 더 커지고 있다.
구미에 달려 있는 가장 자랑스러운 꼬리표는 한국의 경제개발을 이끈 공업도시라는 것이다.
1969년 낙동강이 싣고 온 개펄만 쌓여 있던 공유수면(지금의 공단동)에 공단이 들어섰고, 구미의 운명도 크게 굽이치기 시작했다.
소득과 인구가 늘어나자 구미는 1978년에 읍에서 시로 승격됐고, 지금도 국가산업단지의 확장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 최초로 인터넷 연결이 성공한 장소도 1982년 구미의 전자기술연구소KIET였을 정도로 구미는 중요한 첨단지식산업기지로 자리매김했다.
세계 경제 흐름에 따른 수출증감과 대기업의 생산기지 해외 이전 등으로 부침이 크지만 현재 구미 공단은 4단지 확장과 5단지 건설이 진행 중이다.
↑낙동강을 따라 조성된 동락공원에서는 무료로 자전거를 대여할 수 있다
몸통을 알아가는 재미들
꼬리표는 그 가치를 설명해 주기도 하지만 선입견을 만들기도 한다.
구미의 꼬리표는 어쩌면 후자로 작용해 왔던 것 같다.
좋든 나쁘든 말이다. 그래서 ‘구미에 간다’는 것은 겉모습보다는 내면을 향한 여행이었다.
실제로 가 보니 구미는 결코 작다고 할 수 없었다.
면적이 서울보다 10km2가 넓은 615km2다.
구미를 이루는 몸통은 대략 금오산976m을 포함해 냉산692m, 천생산407m, 유학산839m 등 구미를 둘러싸고 있는 산과 그 한복판을 가르는 낙동강, 그 사이에 뿌려진 불교와 유교 문화의 유적들로 이뤄져 있었다.
유적이라고는 했지만 사실 구미의 유적들은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아 온 것 같다.
박정희 생가와 금오산,
일부 사찰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명소’들이 떠오르지 않는다.
오랫동안 변방의 땅이었고, 외부 동력으로 성장을 시작하면서는 친親 기업정책, 시민들의 복지와 녹색도시 조성 등을 위해 더 노력해 온 이유다.
이제야 외부로 눈을 돌려 ‘스토리텔링’이나 ‘문화예술사업’ 등을 통해 느리지만 몸통의 이야기를 시작하려는 구미는 역설적으로 미지의 여행지로 남아 있다.
그래서 구미는 알아 가는 재미가 큰 곳이다.
글 천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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