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청소방법

간세척으로 ‘묵은 피로’닦아낸다

영지니 2008. 6. 18. 22:28
 
간세척으로 ‘묵은 피로’닦아낸다

 

간해독

 

50대 직장인 장모씨는 최근 한의원에서 ‘간세척’을 했다. 평소 업무 때문에 술을 많이 마시고 항상 피로감을 느꼈던 그는 ‘간을 세척할 수 있다’는 말에 솔깃했다. 간을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다면 예전처럼 활기차게 생활할 수 있을 거라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방법도 간단했다. 주말에 저녁식사를 하지 않고 처방에 따라 탕약을 몇 번 복용하면된다. 이후 화장실에 다녀와 뱃속을 비운 후 다시 탕약을 복용하면 끝이다. 이후 가벼운 점심식사를 시작으로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 이렇게 주말을 보낸 김씨는 피로감이 덜했고 그 후 주변사람에게 간세척을 추천하고 다녔다. 하지만 놀란 것은 그 이후였다. 대학병원에서 종합검진을 했는데 실제로 콜레스테롤 수치와 지방간 수치가 떨어졌던 것이다.

최근 한방과 양방에서 간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프로그램이 인기다. 양방에서는 간해독(디톡스)이라 부르고 한방에서는 간세척이란 용어를 사용한다. 또 인터넷에서는 ‘간 청소’ 음료를 팔기도 한다. 이 음료의 성분은 올리브기름과 변비약 성분인 황산마그네슘 등이 들어있다고 알려져 있다.

■간 어떻게 청소하나

간해독은 홀다 레게 클락박사가 시작한 것으로 미국에서 대체요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를 양방과 한방에서 각자 스타일에 맞게 변형해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간해독 프로그램 시행법은 양방과 한방이 비슷하다. 주말을 이용해 저녁식사와 아침식사를 굶고 각자 병원에서 지어온 약을 복용하는 것이다. 주로 간에서 만들어지는 담즙을 한꺼번에 흘러나오게 함으로써 막힌 담관을 뚫어 답즙 분비를 촉진시킨다. 이에따라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원활히 처리되면서 지방간 수치도 현저하게 줄어든다. 이 때 담관 안에 기생하고 있는 박테리아도 씻겨나오면서 간의 활력을 돕는다. 간의 지방도 녹여 배출시킨다는 게 병원측의 설명이다. 또 약을 마신 후 다음날 화장실에 가면 변기에 녹색이나 기타 다양한 색깔의 담석이나 불순물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임산부나 담석 제거 수술이나 담낭제거 수술을 했거나 간질환 환자 등 질환이 있는 사람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개인병원에서 이렇게 한다

국내에 해독요법을 가장 먼저 들여온 리압구정크리닉에서는 간 뿐만 아니라 장과 신장, 폐, 혈관까지 해독하는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일반적인 간·장 해독프로그램(LBD)은 장해독 4번에 간해독 1번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리압구정크리닉 이왕림 원장은 “장에 불순물이 간을 통해 들어가기 때문에 일단 장해독이 필요하다”며 “집(장) 입구가 깨끗해야 집 안(간)까지 깨끗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원장은 “몸을 해독해야 면역력도 생기고 노화방지도 된다”고 주장했다. 실제 해독프로그램을 시행한 환자는 간수치와 콜레스테롤 수치가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양방에서 사용하는 약물은 올리브유와 과일산, 허브, 지사제, 미네랄(염) 성분이 들어간 것이다. 여기에 영양 해독주사를 처방하고 있다.

주로 한의원에서는 다이어트 프로그램 중 하나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운산한의원 김기범 원장은 “간을 세척하면 해독작용이 활발해지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며 “남자들은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찾아온 부인이 간세척을 한 후 피곤함을 호소하는 남편에게 권하는 형태가 가장 많다”고 말했다. 이 한의원에서는 예전부터 사용하던 간의 지방이나 담석을 녹이는 탕약을 미국 대체요법과 접목시킨 방법을 사용한다.

■대학병원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대학병원에서는 간을 세척한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는 한방병원도 마찬가지다. 경희한방병원에서는 “담석을 녹이는 탕약은 들어본 적이 없다”며 “그런 치료를 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신촌세브란스 소화기내과 안상훈 교수는 “약을 복용하기만 하면 간이 깨끗해진다는 것은 이상적인 치료법”이라며 “간의 지방을 빼는 약이 있긴 하지만 복용을 중단했을 때 간수치가 다시 높아지고 살이 찌는 부작용 때문에 처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교수는 “간이 깨끗해진다는 것은 초음파 상으로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므로 증명만 된다면 가능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