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돌팍망둑/가시망둑

영지니 2008. 7. 27. 23:35
돌팍망둑/가시망둑   
 

가시망둑


돌팍망둑

 
■ 명정구 [한국해양연구소]

●표준명 : 돌팍망둑·가시망둑
●학명 : Pseudoblennius percoides(돌팍망둑),
P. cottoides(가시망둑)
●방언 : X쟁이·횟대·꺽정이
●英名 : sculpin
●일본명 : 아나하제(アナハゼ)

해초 무성한 바위가 잘 발달한 연안이나 항포구의 방파제에서 살고 있는 정착성 어류 중에는 생김새가 마치 노래미나 망둑어를 닮은 무리가 있는데, 얼룩덜룩한 무늬로 위장한 매끄러운 몸으로 바위 위나 해초 줄기 위에 가만히 앉아 작은 고기를 노리는 이 종들은 가시망둑·베로치·돌팍망둑 등 둑중개과에 속하는 것들이다.

●이름
‘X쟁이’‘횟대’‘꺽정이’ 등의 방언을 갖고 있는 이 종들은 연안이나 하천에 사는 잡어로 취급되고 있으며, 특히 이 무리들의 독특한 형태의 생식기가 동불 수컷의 생식기관를 닮아있다하여 어촌에 사는 분들이나 이 종을 자주 만나는 낚시꾼들 사이에서는 ‘X쟁이’란 이름이 붙여져 있다. 표준명인 가시망둑·돌팍망둑·돌망둑이 등의 이름은 이름 자체에서 느낄 수 있듯이 망둑어와 유사한 형태를 갖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학명은 돌팍망둑이 Pseudoblennius percoides, 가시망둑이 P. cottoides로 속명인 Pseudoblennius는 ‘가짜’와 ‘베도라치’의 합성어로 이들이 연안에 같이 서식하고 있는 베도라치와도 모습이 유사한 점에서 기인한 이름으로 생각된다. 한편 둑중개 속명인 Cottus는 그리이스어로 ‘유럽 둑중개’를 일컷는 ‘kottos’에서 유래한 것이다.

영명은 이들 종들의 머리가 크고 눈 위에 피질돌기를 갖고 있는 점이 수컷 소의 머리를 닮았다하여 ‘sculpin’으로 불리우고 있다. 그외 bullhead, sea scorpion으로도 쓰이며, 넓은 이마를 가진 고기, 돌 아래 사는 고기(러시아), 머리가 큰 고기(프랑스) 등의 뜻을 가진 이름을 갖고 있다. 일본명 ‘카지까(カジカ)’는 산간 지방 계곡수에 살고 있으면서 밤이면 소리 높여 우는 `카지까 개구리(일본 개구리의 일종)’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으로 꺽정이나 둑중개가 개구리처럼 울지는 않지만 이들을 혼돈한데서 생겨난 이름이라 전해진다. 또 둑중개과에 속하는 꺽정이의 일본 이름인 ‘야마노까미(ヤマノカミ)’는 후꾸오까의 아리아까해(有名海) 부근 지방에서 옛부터 이 종을 신성시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산의 신(山神)’이란 뜻인데, 이종의 머리가 크고 각이 진 데다가 표정이 매우 엄숙(?)한 데서 기인한 이름이다. 중국에서 ‘두부어(杜父魚)’는 망둥어의 일종을 일컷는 이름으로 중국에서도 옛부터 둑중개과 어류의 망둥어를 혼돈하여 사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징
횟대류에 속하는 어류들은 돌팍망둑·가시망둑 등의 우리나라 이름이나 중국의 두부어(杜父魚)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망둑어와 혼돈할 정도로 비슷하게 생겼다. 특히 머리와 큰 원통 모양의 체형, 2개의 분리된 등지느러미, 큰 가슴지느러미, 가장자리 윤곽이 오목하지 않은 꼬리지느러미 등 전체적인 모습은 망둑어류와 매우 유사한 특징을 갖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망둑어과에 속하는 어류들의 배지느러미가 흡반(吸盤)형으로 되어 있는데 비하여 이 종은 두 개로 분리된 일반형의 배지느러미를 갖고 있는 점이 다른 점이다. 수컷은 길고 뾰족한 생식기를 갖고 있다는 것이 다른 어류 그룹과 차이나는 큰 특징 중의 하나이다.

이 종들은 비늘을 갖고 있지 않으며 점액으로 미끈거리고 대부분 머리가 크고 피질돌기를 갖고 있는 종이 많다. 꺽정이와 같은 몇몇 종은 얼굴에 많은 굴곡을 갖고 있다. 각 지느러미의 줄기는 부드러우며, 등지느러미는 제1, 제2 등지느러미로 분리되어 있다(<그림>). 주로 바닥 생활을 하는 둑중개류는 부레를 갖지 않는데 중층을 떠서 헤엄칠 필요가 없기 때문에 퇴화된 것으로 보인다.

●분포·분류
횟대목(目) 둑중개과(科, Cottidae)에 속하며 전 세계적으로는 약 70屬 300여種이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수계엔 하천과 바다를 포함하여 둑중개·꺽정이류·대구횟대·가시횟대·알롱횟대·밑횟대·돌팍망둑·돌망둑이·베로치·창치·가시꺽정이·꼬마횟대 등 -꺽정이, -횟대, -망둑 등의 이름을 갖고 있는 무리로 둑중개과에 34종(둑중개亞科 24종, 옆줄횟대亞科 8종, 날개횟대亞科 2종)이 알려져 있다. 이들 종들은 수산자원으로서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잡어라 할 수 있으며 한국·일본을 포함한 북반구 및 호주·뉴질랜드·아르헨티나 근해까지 널리 분포하고 있다.

수심이 70∼90m(Hemitriperus americanus는 500m 수심에 서식)의 깊은 바다에 살고 있는 놈도 있으나 많은 종이 연안에 살고 있으며 일부는 물이 흐르는 계류나 작은 돌이 많이 깔린 호수 바닥에 살고 있기도 한다. 이 그룹에 속하는 종들은 원래 바다가 고향이다. 따라서 이들 중 담수에 살고 있는 꺽정이는 산란기가 되면 바다로 내려가기도 한다.

우리나라 연안에 살고 있는 어종 중 모습이 가장 유사한 가시망둑과 돌팍망둑은 전체적인 체형과 얼룩진 것처럼 생긴 무늬도 유사하며 서식지도 비슷하여 두 종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단지 돌팍망둑은 가시망둑에 비하여 녹색을 많이 띠며 특히 배 부분은 청록색을 띠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가시망둑은 아래턱 아래에 선명한 검정색 점들이 있으며 측선 위에 2∼3개의 피질돌기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그림>A, B 참조).

동해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구횟대는 식용되고 있는 종으로 돌팍망둑·가시망둑과는 눈위에 돌기가 없는 점으로 구분되며, 가슴지느러미가 크고 그 위에 4∼5개의 두꺼운 흑갈색 띠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생태
둑중개과 어류에 대한 생태 연구는 그다지 많지 않지만 몇몇 담수종이나 심해에 사는 종을 제외하면 연안의 조수 웅덩이나 암초 사이에서 서식하고 있는 놈이 많다. 연안(부산 경남지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돌팍망둑은 가시망둑과 마찬가지로 해초가 많은 암초가 잘 발달한 연안이나 항포구의 방파제 부근에 많이 서식하고 있으며, 바위 위나 해초에 앉아서 눈을 굴리며 먹이가 되는 떠다니는 작은 물고기를 노리며 살아간다.

돌팍망둑의 특징으로 잘 알려진 생식기는 이들에게 별로 좋지 않은 별명을 갖게 하였지만 산란기가 되면 종족번식을 위하여 매우 유용하게 쓰인다. 수컷은 사람의 생식기와 비슷한 생김새의 생식기를 갖고 있는데 그 길이가 몸길이의 1/6에 이를 정도로 길다. 겨울철 산란기가 되면 암컷은 바위 사이나 해초, 조개껍질 등에 알을 날아 붙인다. 이어 수컷은 몸밖으로 길게 나온 생식기를 사용하여 수정을 시킨다.

돌팍망둑은 일부다처제로서 산란기에 이른 수컷은 돌을 치우거나 해초를 모으거나하여 간단한 산란장을 만들고선 암컷을 기다린다. 만약 그렇게 기다려도 암컷이 나타나지 않으면 직접 암컷을 찾아 나서 데리고 오기도 한다. 산란상을 꾸미고 신부를 찾아 나서는 등 어렵게(?) 얻은 암컷과 성공적으로 알을 낳고 나면 이번에는 또다른 신부를 찾아가 유혹하여 데리고 와선 다시 알을 낳게 한다. 이러한 산란을 6∼7회 정도까지 반복하는데 이렇게 낳아진 산란상을 보면 알에 따라 알이 조금씩 다르고, 수정된 시간이 달라 발생단계가 다른 알은 색이 다르기 때문에 육안으로도 몇 마리의 암컷과 산란을 하였는지를 알 수 있다. 아무튼 이 종의 수컷은 잘 발달된 생식기를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여러 마리의 암컷을 만나 알을 낳게 함으로써 종족번식을 위하여 최선을 다한다.

하천에서 살지만 바다로 내려오기도 하는 꺽정이는 평소 잔 자갈이 깔린 하천 수계에서 생을 보내지만 태어난 지 만 2년이 지나면 산란을 하기 시작하는데 산란기가 되면 하천을 내려와 수심 2∼3m정도의 연안에서 빈 조개껍질 속에 산란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성장·식성
어릴 때에는 대부분 동물성 플랑크톤을 잡아먹고 살지만 성장함에 따라 새우·게 등의 갑각류와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는 전형적인 육식성으로 전환된다. 성장은 자세히 알려져 있지 않다. 가시망둑이나 돌팍망둑은 연안에서 잡히는 개체 크기로 미루어 보아 1년에 10cm 이상의 성장은 어려운 것 같다.

●낚시
갯바위에서 낚시를 하다보면 생김새는 노래미와 비슷하지만 몸에 비늘이 없고 미끈거리는 녀석을 가끔 만나게 된다. 또 이 녀석들은 기분 나쁘게 미끈거릴 뿐만 아니라 살이 푸른색을 띠는 놈도 있어 오랫동안 낚시를 하신 분들조차 먹기를 꺼려하는 종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종종 바위에 버려진 채 말라죽은 놈들을 만나기도 한다.

앞서 설명한 먹이를 먹는 습성상 낚시에서는 예신도 없이 갑자기 물고 늘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비슷하게 생긴 망둥어나 노래미와는 달리 독특한 형태의 생식기를 갖고 있어 낚시로 잡아 손에 쥐면 항문쪽에서 긴 생식기가 돌출되어 나온다. 이 때문에 ‘x쟁이’란 별명이 붙여졌다.

둑중개류는 자원량이 많지 않을 뿐만아니라 고급 수산어종이 아니기 때문에 낚시계에서나 수산계에서 ‘잡어’취급을 받을 수밖에 없지만 동해안의 대구횟대와 같은 일부 종은 그 지방에서 오래전부터 식용되어 왔다. 또 북유럽 그린랜드, 일본 센다이 지방의 몇몇 종과 같이 오래전부터 식용되면서 그 지방의 명물로 전해져 내려온 종도 있다.

필자가 1년전 노르웨이의 북극지방 도시인 트롬소에서 연수를 하고 있는 동안에 머물던 도시의 연안 방파제에서도 둑중개의 일종을 만나 적이 있다. 낚시에 낚여 올라온 손바닥 크기의 고기는 우락부락하고 무섭게 생긴 얼굴과 그 전체적인 생김새가 우리나라의 꺽정이와 유사하였으며, 그 살맛은 수온 10℃ 이하의 찬물에 사는 까닭에 매우 질겼던 기억이 있다. 쉽게 잡을 만큼 흔하지는 않았지만 특유의 탐식성으로 인하여 바늘을 돌 틈에 담그고 오르락내리락하면 싱거울 정도로 쉽게 물고 올라왔기 때문에 잡는 막은 그다지 없었다.

<표> 둑중개류의 비교
돌팍망둑 가시망둑 대구횟대 꺽정이
학명 Pseudoblennius percoides Pseudoblennius percoides Gymnocanthus herzensteini Trachidermus fasciatus
영명 perch sculpin sunrise sculpin black edged sculpin roughskin sculpin
일본명 アナハゼ
(아나하제)
アサヒアナハゼ
(아사히아나하제)
ツマグロカジカ
(쓰마구로카지까)
ヤマノカミ
(야마노까미)
크기 17cm 15cm 35cm 10cm
형태 · 체형은 망둥어류와 유사하나, 배는 흡반형이 아니다.
· 붉은갈색과 푸른색이 섞인 빛이며 배쪽은 청록색이다.
· 갈색 반문이 얼룩처럼 퍼져 있다.
· 비늘이 없다.
· 돌팍망둑과 체형은 유사하지만 몸이 회갈색을 띤다.
· 옆줄은 물결모양이다.
· 꼬리 아래부분에는 흰 반점들이 있다.
· 머리가 크고 꼬리쪽으로 갈수록 가늘고 긴 체형이다.
· 암갈색을 띠며 배는 흰색(또는 노랑색)이다.
· 가슴지느러미에 4줄, 꼬리지느러미에 3줄의 흑갈색 띠가 있다. 등지느러미에도 3∼4줄이 있다.
· 머리가 종편된 형이며 눈 아래 융기선이 있다.
· 아래턱은 위턱 안으로 들어간다.
· 약간 누런빛을 띤 적갈색이며 배는 희다.
· 옆구리에 4∼5줄의 폭넓은 가로 회색띠가 있다.
지느러미 줄기 제1등지느러미
(D₁).Ⅹ
제2등지느러미
(D₂).18∼2
뒷지느러미
(A).17∼18
배지느러미
(V).Ⅰ-2
D₁.Ⅸ∼Ⅹ

D₂.16∼20

A.16∼19

V.Ⅰ-2
D₁.Ⅹ∼?

D₂.17

A.18

V.Ⅰ-3
D.Ⅶ∼Ⅸ-18-19

A.15∼18

V.Ⅰ-4

-
분포 우리나라 남해안, 일본 동북이남 연안 우리나라 동남부 연안, 제주도, 일본 우리나라 동해, 일본 혹카이도, 러시아 동부 우리나라서해로 흘러드는 하천, 일본, 아리아케해(有明海)로 흐르는 하천, 큐우슈우,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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