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한의학

동의보감 원문해석(잡병)-- 내상(內傷) 1

영지니 2013. 11. 9. 21:03

잡병(雜病): 내상(內傷)
음식과 약으로 병을 치료한다[食藥療病]
몸을 튼튼하게 하는 기본은 음식물에 있고 병을 치료하는 방법은 오직 약에 달려 있다.
음식을 적당히 먹을 줄 모르는 사람은 생명을 보존할 수 없고 약의 성질에 밝지 못한 사람은 병을 치료할 수 없다.
그러므로 음식물은 사기를 없애는 동시에 5장 6부를 편안하게 하고 약은 정신을 안정시키며 오래 살 수 있게 혈기를 자양한다.
사람은 이 2가지를 몰라서는 안 된다.
때문에 웃어른이나 부모가 병에 걸리면 먼저 식사요법을 적용해야 하며 그래도 낫지 않으면 약으로써 치료해야 한다.
그러므로 자식된 사람은 음식물과 약의 성질을 잘 알아야 한다[천금].
음식물은 생명을 유지하는데 기본이다[水穀爲養命之本]
자연계에서 사람은 5곡이 있어야만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5곡은 땅의 알맞는 기운을 받고 자라기 때문에 그 맛은 담백하고 달며, 성질은 평순하여 몸을 잘 보하며,
배설도 잘 시켜서 오랫동안 먹어도 실증이 나지 않으므로 사람에게 매우 이로운 것이다.
그러나 약은 그렇지 않다.
비록 인삼이나 황기일지라도 약성이 치우쳐 있는데 하물며 공격하는 약이야 더 말할 나위가 있겠는가[단심].
민간에서는 고기가 보하는 성질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고기는 보하는 성질이 없고 다만 양기(陽氣)만을 보한다.
지금 양기는 허손되지 않고 음기(陰氣)만 허손되었는데 고기로써 음을 보하려고 하는 것은
마치 나무에 올라가 물고기를 잡으려는 것과 같다[단심].
속담에 사람에게는 생명의 근본이 따로 없고 음식물이 생명의 근본이 된다고 하였다.
대개 비위(脾胃)는 토(土)에 속할 뿐 아니라 주로 음식물을 받아들이므로 사람에게는 근본인 것이다[단심].
음식물의 정기가 음양으로 변화되어 영과 위로 들어간다[水穀之精化陰陽行榮衛]
음식물이 위(胃)에 들어가면 탁기(濁氣)는 심(心)으로 가며 심은 정기를 맥으로 보낸다.
그리하여 맥기는 경락(經絡)으로 들어가고 경기(經氣)는 폐(肺)에 가야 폐가 모든 맥을 주관하게 되며
정기(精氣)를 피모(皮毛)에 보낼 수 있다.
피모와 맥은 정기를 모아 기가 돌아가는 곳으로 보내면
그곳에 있는 신명(神明)이 4개의 장기에 머물러 있으면서 장기의 균형을 보장할 수 있다.
이것이 기구맥(氣口脈)과 촌구맥(寸口脈)에 나타남으로써 생사여부를 알 수 있게 한다.
음식물이 위(胃)에 들어가면 그 정기를 비(脾)에 보내고, 비는 그 정기를 폐(肺)로 보내며,
폐는 그것을 아래로 방광에 보내어 수도(水道)를 통하게 하여야 물의 정기가 사방으로 퍼져서 5장과 경맥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것이 4철 음양의 변화와도 맞고 몸의 생리적 작용과도 맞는 것이다[내경].
황제가 묻기를 영(榮)과 위(衛)는 어떻게 돌아가는가?
백고(伯高)가 대답하기를 음식물이 처음 위에 들어가면 그 정미(精微)한 것이 먼저 상초와 중초에 퍼진 다음
5장을 영양하고 따로 두 갈래로 갈라져서 영과 위로 들어 간다.
그리고 대기(大氣)와 합쳐서 돌아가지 않는 기가 가슴에 쌓이는데 이것을 기해(氣海)라고 한다.
기가 폐에서 나와 목구멍으로 나가기 때문에 숨을 내쉬면 나가고 들이쉬면 들어 온다.
천지의 정기가 대체로 드나드는 수에서 나가는 수가 셋이라면, 들어오는 수는 하나이기 때문에
반날동안 음식을 먹지 않으면 기가 쇠약해지고 하루종일 먹지 않으면 기가 더 쇠약해진다[영추].
정상한 사람이 먹는 음식물이 위에 들어가면 혈맥(血脈)이 돌고 수분이 경맥으로 들어가면 혈이 된다.
수분이 없어지면 영이 흩어지고 음식물이 소화되어 없어지면 위기(衛氣)가 없어진다.
영이 흩어지고 위기가 없어지면 정신은 의지할 곳이 없어진다[강목].
음식물이 위에 들어가면 탁한 것은 찌꺼기가 되어 유문(幽門)으로 내려가 대소장에서 대변이 되어 항문으로 나가고
맑은 것은 빨리 변하여 기(氣)가 된다. 이것은 비기에 의하여 폐로 올라간다.
그리고 매우 맑고 정미한 것은 폐기에 의해서 온몸을 영양하고 땀과 진액, 건침이 되며 혈맥을 돕고 기력을 도우면서
계속 생겨나게 하는 작용을 하게 된다. 그 맑은 가운데서도 탁한 것은 방광에 내려가 오줌으로 나간다.
아직 방광 밖에 있는 것은 탁기(濁氣)대로 있게 되고 이미 방광으로 들어간 것은 변하여 오줌이 된다[정전].
내상에는 음식상과 노권상의 2가지 원인이 있다[內傷有飮食傷勞倦傷二因]
마신 것은 양기(陽氣)를 돕고 먹은 것은 음기(陰氣)를 보한다.
음식을 지나치게 먹지 않으면 맛은 입을 통해서 위에 도달되고 냄새는 코를 통해서 가슴과 폐에 들어간다.
냄새와 맛이 서로 합쳐서 음과 양이 고르게 되면 신기(神氣)가 저절로 생긴다.
대개 정(精)은 5가지의 냄새를 받아서 원활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음식냄새를 맡지 않으면 그 정을 상할 것이고
신기(神氣)는 5미를 받아서 형체를 이루게 된다.
만약 음식맛이 서로 조화되지 않으면 그 형체를 상할 수 있다[입문].
대체로 위(胃)에서는 맑고 순수하며 잘 조화된 기(氣)가 생기므로 사람은 그에 의거하여 생명을 유지하게 된다.
만일 사색과 염려를 지나치게 하여 신기(神氣)를 피로케 하거나 지나친 과로로 몸을 괴롭게 하였거나
주색에 대한 절도가 없거나 자기의 소원을 이루지 못하거나 음식을 적당히 먹지 않거나 약을 함부로 먹으면 모두 몸을 상하게 된다.
몸이 이미 상했으면 빨리 섭생도 잘 하고 또 보해야 한다.
이것을 소홀히 여기고 자의대로 하면 앓던 증이 다 낫기도 전에 새로운 증이 또 생기게 된다.
이렇게 되면 약으로 치료할 사이가 없게 되고 상한 위기(胃氣)를 완전히 회복시킬 가망이 없게 된다[동원].
왕안도(王安道)는 노권상(勞倦傷)과 음식상(飮食傷)의 2가지를 혼돈하여 하나로 보아서는 안된다.
노권상은 바로 허한 증이고 음식상은 부족한 가운데서도 반드시 허한 것으로 구분해야 한다.
왜냐하면 대개 배고플 때 음식을 먹지 못하는 것과 음식을 지나치게 먹은 것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비록 음식을 잘 조절하지 못한 것이라 하더라도 반드시 이 2가지를 구분해 보아야 한다.
대체로 배가 고픈데 음식을 먹지 못하는 것은 위기(胃氣)가 공허한 것이므로 이것이 진짜 허증(虛證)이다.
음식을 지나치게 먹어 체한 것은 위기가 상한 것이므로 이것은 허한 가운데서 실한 증상을 겸한 것이다 라고 하였다[동원].
노권상(勞倦傷)에도 2가지가 있다.
그 하나는 육체적 과로인데 이것은 순전히 기를 상하게 하고 다른 하나는 정신적 과로인데 이것은 혈까지 겸해 상하게 한다.
지나친 성생활은 신(腎)을 상하게 하는데 노권상과 비슷하다.
따라서 7정으로 기(氣)와 혈맥(血脈)을 동하게 하는 것은 음식상과 같다.
노권상은 손으로 명치 밑을 누르면 아프지 않고 음식상은 손으로 명치밑을 누르면 찌르는 것같이 아프다[입문].
맥 보는 법[脈法]
질양맥(跌陽脈)이 부(浮)하고 삭(數)하다면 부한 것은 위(胃)를 상한 것이고 삭한 것은 비(脾)를 상한 것이다.
사기(邪氣)만 명치 밑에 있으면 배가 고프고 사기와 열이 같이 있으면 음식이 소화되지 않으며 조열이 나고 갈증이 난다.
촌구맥(寸口脈)이 약하고 지(遲)하다면 약한 것은 위기(衛氣)가 미약한 것이며 지한 것은 영기(榮氣)가 찬 것이다.
영(榮)은 혈(血)이라 하는데 혈이 차면 열이 난다.
위(衛)는 기(氣)라 하는데 기가 미약하면 명치가 쓰리고 그것이 쓰리면 헛배가 불러 먹지 못한다.
촌구맥이 약하고 완(緩)하다면 약한 것은 양기가 부족한 것이며 완한 것은 위기가 실한 것이다.
증상은 트림하고 생목이 괴며 갑자기 먹은 것이 내리지 않고 기가 가슴에 그득 찬다.
주해에는 위에서 소화가 잘되지 않기 때문에 트림하고 생목이 괸다고 씌어 있다.
촌구맥이 긴한 것은 위속에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이 남아있는 것이다.
맥이 긴(緊)한 것이 마치 노끈을 꼬는 것처럼 나타나는 것은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이 위에 남아있는 것이다[중경].
양맥이 활(滑)하고 긴하다면 활한 것은 위기가 실한 것이고 긴한 것은 비기가 상한 것이다.
음식맛이 있어도 소화되지 않는 것은 비가 든든하지 못한 것이다.
맥이 부활하면서 질(疾)한 것은 음식이 소화되지 않았는데 또 비가 작용하지 못하는 것이다[동원].
기구맥이 긴성(緊盛)하면 음식에 상한 것이다. 음식이 소화되지 않으면 맥이 부활하면서 질하다[맥결].
힘든 일에 너무 지쳐서 내상이 되면 맥은 활대하고 힘이 있다. 만일 위기를 상했으면 맥이 잘 짚이지 않는다.
음식에 상한 것은 맥이 활(滑), 질(疾), 부(浮), 침(沈)하다[맥결].
오른쪽 기구맥이 급대(急大)하고 삭(數)하며 때로 한번씩 멎으면서 삽한 것은 음식을 잘 조절해 먹지 못했거나
힘든 일에 너무 지친 것인데 이것은 지쳐서 나는 맥이다.
위를 상하면 오른쪽 관맥은 위맥(胃脈)인데 이것이 몹시 약하면서 잘 알리지 않는다.
단지 비맥(脾脈)만이 대(大), 삭(數), 미(微), 완(緩)하면서 때로 한번씩 멎는 것은 차고 더운 음식을 알맞게 잘 조절해 먹지 못한 맥이다.
오른쪽 관맥이 침하면서 활한 것은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이 남아있는 맥이다[정전].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이 남아 있으면 오른쪽 관맥만이 침하면서 활하다.
『내경』에는 맥이 활(滑)한 것은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이 위장(胃腸)에 남아 있는 것이다 라고 씌어 있다[단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