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병(雜病): 내상(內傷) | |
◆ | 음식과 약으로 병을 치료한다[食藥療病] |
○ | 몸을 튼튼하게 하는 기본은 음식물에 있고 병을 치료하는 방법은 오직 약에 달려 있다. |
음식을 적당히 먹을 줄 모르는 사람은 생명을 보존할 수 없고 약의 성질에 밝지 못한 사람은 병을 치료할 수 없다. | |
그러므로 음식물은 사기를 없애는 동시에 5장 6부를 편안하게 하고 약은 정신을 안정시키며 오래 살 수 있게 혈기를 자양한다. | |
사람은 이 2가지를 몰라서는 안 된다. | |
때문에 웃어른이나 부모가 병에 걸리면 먼저 식사요법을 적용해야 하며 그래도 낫지 않으면 약으로써 치료해야 한다. | |
그러므로 자식된 사람은 음식물과 약의 성질을 잘 알아야 한다[천금]. | |
◆ | 음식물은 생명을 유지하는데 기본이다[水穀爲養命之本] |
○ | 자연계에서 사람은 5곡이 있어야만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
5곡은 땅의 알맞는 기운을 받고 자라기 때문에 그 맛은 담백하고 달며, 성질은 평순하여 몸을 잘 보하며, | |
배설도 잘 시켜서 오랫동안 먹어도 실증이 나지 않으므로 사람에게 매우 이로운 것이다. | |
그러나 약은 그렇지 않다. | |
비록 인삼이나 황기일지라도 약성이 치우쳐 있는데 하물며 공격하는 약이야 더 말할 나위가 있겠는가[단심]. | |
○ | 민간에서는 고기가 보하는 성질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그러나 고기는 보하는 성질이 없고 다만 양기(陽氣)만을 보한다. | |
지금 양기는 허손되지 않고 음기(陰氣)만 허손되었는데 고기로써 음을 보하려고 하는 것은 | |
마치 나무에 올라가 물고기를 잡으려는 것과 같다[단심]. | |
○ | 속담에 사람에게는 생명의 근본이 따로 없고 음식물이 생명의 근본이 된다고 하였다. |
대개 비위(脾胃)는 토(土)에 속할 뿐 아니라 주로 음식물을 받아들이므로 사람에게는 근본인 것이다[단심]. | |
◆ | 음식물의 정기가 음양으로 변화되어 영과 위로 들어간다[水穀之精化陰陽行榮衛] |
○ | 음식물이 위(胃)에 들어가면 탁기(濁氣)는 심(心)으로 가며 심은 정기를 맥으로 보낸다. |
그리하여 맥기는 경락(經絡)으로 들어가고 경기(經氣)는 폐(肺)에 가야 폐가 모든 맥을 주관하게 되며 | |
정기(精氣)를 피모(皮毛)에 보낼 수 있다. | |
피모와 맥은 정기를 모아 기가 돌아가는 곳으로 보내면 | |
그곳에 있는 신명(神明)이 4개의 장기에 머물러 있으면서 장기의 균형을 보장할 수 있다. | |
이것이 기구맥(氣口脈)과 촌구맥(寸口脈)에 나타남으로써 생사여부를 알 수 있게 한다. | |
○ | 음식물이 위(胃)에 들어가면 그 정기를 비(脾)에 보내고, 비는 그 정기를 폐(肺)로 보내며, |
폐는 그것을 아래로 방광에 보내어 수도(水道)를 통하게 하여야 물의 정기가 사방으로 퍼져서 5장과 경맥으로 들어가게 된다. | |
이것이 4철 음양의 변화와도 맞고 몸의 생리적 작용과도 맞는 것이다[내경]. | |
○ | 황제가 묻기를 영(榮)과 위(衛)는 어떻게 돌아가는가? |
백고(伯高)가 대답하기를 음식물이 처음 위에 들어가면 그 정미(精微)한 것이 먼저 상초와 중초에 퍼진 다음 | |
5장을 영양하고 따로 두 갈래로 갈라져서 영과 위로 들어 간다. | |
그리고 대기(大氣)와 합쳐서 돌아가지 않는 기가 가슴에 쌓이는데 이것을 기해(氣海)라고 한다. | |
기가 폐에서 나와 목구멍으로 나가기 때문에 숨을 내쉬면 나가고 들이쉬면 들어 온다. | |
천지의 정기가 대체로 드나드는 수에서 나가는 수가 셋이라면, 들어오는 수는 하나이기 때문에 | |
반날동안 음식을 먹지 않으면 기가 쇠약해지고 하루종일 먹지 않으면 기가 더 쇠약해진다[영추]. | |
○ | 정상한 사람이 먹는 음식물이 위에 들어가면 혈맥(血脈)이 돌고 수분이 경맥으로 들어가면 혈이 된다. |
수분이 없어지면 영이 흩어지고 음식물이 소화되어 없어지면 위기(衛氣)가 없어진다. | |
영이 흩어지고 위기가 없어지면 정신은 의지할 곳이 없어진다[강목]. | |
○ | 음식물이 위에 들어가면 탁한 것은 찌꺼기가 되어 유문(幽門)으로 내려가 대소장에서 대변이 되어 항문으로 나가고 |
맑은 것은 빨리 변하여 기(氣)가 된다. 이것은 비기에 의하여 폐로 올라간다. | |
그리고 매우 맑고 정미한 것은 폐기에 의해서 온몸을 영양하고 땀과 진액, 건침이 되며 혈맥을 돕고 기력을 도우면서 | |
계속 생겨나게 하는 작용을 하게 된다. 그 맑은 가운데서도 탁한 것은 방광에 내려가 오줌으로 나간다. | |
아직 방광 밖에 있는 것은 탁기(濁氣)대로 있게 되고 이미 방광으로 들어간 것은 변하여 오줌이 된다[정전]. | |
◆ | 내상에는 음식상과 노권상의 2가지 원인이 있다[內傷有飮食傷勞倦傷二因] |
○ | 마신 것은 양기(陽氣)를 돕고 먹은 것은 음기(陰氣)를 보한다. |
음식을 지나치게 먹지 않으면 맛은 입을 통해서 위에 도달되고 냄새는 코를 통해서 가슴과 폐에 들어간다. | |
냄새와 맛이 서로 합쳐서 음과 양이 고르게 되면 신기(神氣)가 저절로 생긴다. | |
대개 정(精)은 5가지의 냄새를 받아서 원활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음식냄새를 맡지 않으면 그 정을 상할 것이고 | |
신기(神氣)는 5미를 받아서 형체를 이루게 된다. | |
만약 음식맛이 서로 조화되지 않으면 그 형체를 상할 수 있다[입문]. | |
○ | 대체로 위(胃)에서는 맑고 순수하며 잘 조화된 기(氣)가 생기므로 사람은 그에 의거하여 생명을 유지하게 된다. |
만일 사색과 염려를 지나치게 하여 신기(神氣)를 피로케 하거나 지나친 과로로 몸을 괴롭게 하였거나 | |
주색에 대한 절도가 없거나 자기의 소원을 이루지 못하거나 음식을 적당히 먹지 않거나 약을 함부로 먹으면 모두 몸을 상하게 된다. | |
몸이 이미 상했으면 빨리 섭생도 잘 하고 또 보해야 한다. | |
이것을 소홀히 여기고 자의대로 하면 앓던 증이 다 낫기도 전에 새로운 증이 또 생기게 된다. | |
이렇게 되면 약으로 치료할 사이가 없게 되고 상한 위기(胃氣)를 완전히 회복시킬 가망이 없게 된다[동원]. | |
○ | 왕안도(王安道)는 노권상(勞倦傷)과 음식상(飮食傷)의 2가지를 혼돈하여 하나로 보아서는 안된다. |
노권상은 바로 허한 증이고 음식상은 부족한 가운데서도 반드시 허한 것으로 구분해야 한다. | |
왜냐하면 대개 배고플 때 음식을 먹지 못하는 것과 음식을 지나치게 먹은 것이 있기 때문이다. | |
이것은 비록 음식을 잘 조절하지 못한 것이라 하더라도 반드시 이 2가지를 구분해 보아야 한다. | |
대체로 배가 고픈데 음식을 먹지 못하는 것은 위기(胃氣)가 공허한 것이므로 이것이 진짜 허증(虛證)이다. | |
음식을 지나치게 먹어 체한 것은 위기가 상한 것이므로 이것은 허한 가운데서 실한 증상을 겸한 것이다 라고 하였다[동원]. | |
○ | 노권상(勞倦傷)에도 2가지가 있다. |
그 하나는 육체적 과로인데 이것은 순전히 기를 상하게 하고 다른 하나는 정신적 과로인데 이것은 혈까지 겸해 상하게 한다. | |
지나친 성생활은 신(腎)을 상하게 하는데 노권상과 비슷하다. | |
따라서 7정으로 기(氣)와 혈맥(血脈)을 동하게 하는 것은 음식상과 같다. | |
○ | 노권상은 손으로 명치 밑을 누르면 아프지 않고 음식상은 손으로 명치밑을 누르면 찌르는 것같이 아프다[입문]. |
◆ | 맥 보는 법[脈法] |
○ | 질양맥(跌陽脈)이 부(浮)하고 삭(數)하다면 부한 것은 위(胃)를 상한 것이고 삭한 것은 비(脾)를 상한 것이다. |
사기(邪氣)만 명치 밑에 있으면 배가 고프고 사기와 열이 같이 있으면 음식이 소화되지 않으며 조열이 나고 갈증이 난다. | |
○ | 촌구맥(寸口脈)이 약하고 지(遲)하다면 약한 것은 위기(衛氣)가 미약한 것이며 지한 것은 영기(榮氣)가 찬 것이다. |
영(榮)은 혈(血)이라 하는데 혈이 차면 열이 난다. | |
위(衛)는 기(氣)라 하는데 기가 미약하면 명치가 쓰리고 그것이 쓰리면 헛배가 불러 먹지 못한다. | |
○ | 촌구맥이 약하고 완(緩)하다면 약한 것은 양기가 부족한 것이며 완한 것은 위기가 실한 것이다. |
증상은 트림하고 생목이 괴며 갑자기 먹은 것이 내리지 않고 기가 가슴에 그득 찬다. | |
주해에는 위에서 소화가 잘되지 않기 때문에 트림하고 생목이 괸다고 씌어 있다. | |
○ | 촌구맥이 긴한 것은 위속에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이 남아있는 것이다. |
○ | 맥이 긴(緊)한 것이 마치 노끈을 꼬는 것처럼 나타나는 것은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이 위에 남아있는 것이다[중경]. |
○ | 양맥이 활(滑)하고 긴하다면 활한 것은 위기가 실한 것이고 긴한 것은 비기가 상한 것이다. |
음식맛이 있어도 소화되지 않는 것은 비가 든든하지 못한 것이다. | |
○ | 맥이 부활하면서 질(疾)한 것은 음식이 소화되지 않았는데 또 비가 작용하지 못하는 것이다[동원]. |
○ | 기구맥이 긴성(緊盛)하면 음식에 상한 것이다. 음식이 소화되지 않으면 맥이 부활하면서 질하다[맥결]. |
○ | 힘든 일에 너무 지쳐서 내상이 되면 맥은 활대하고 힘이 있다. 만일 위기를 상했으면 맥이 잘 짚이지 않는다. |
음식에 상한 것은 맥이 활(滑), 질(疾), 부(浮), 침(沈)하다[맥결]. | |
○ | 오른쪽 기구맥이 급대(急大)하고 삭(數)하며 때로 한번씩 멎으면서 삽한 것은 음식을 잘 조절해 먹지 못했거나 |
힘든 일에 너무 지친 것인데 이것은 지쳐서 나는 맥이다. | |
○ | 위를 상하면 오른쪽 관맥은 위맥(胃脈)인데 이것이 몹시 약하면서 잘 알리지 않는다. |
단지 비맥(脾脈)만이 대(大), 삭(數), 미(微), 완(緩)하면서 때로 한번씩 멎는 것은 차고 더운 음식을 알맞게 잘 조절해 먹지 못한 맥이다. | |
○ | 오른쪽 관맥이 침하면서 활한 것은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이 남아있는 맥이다[정전]. |
○ |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이 남아 있으면 오른쪽 관맥만이 침하면서 활하다. |
『내경』에는 맥이 활(滑)한 것은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이 위장(胃腸)에 남아 있는 것이다 라고 씌어 있다[단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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